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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사고 사업장을 가다" 순회 5일차 9월 22일 1010캠페인, 노란 방제단이 찾은 곳은 화성에 위치한 삼성전자와 군산에 위치한 OCI 사업장이다.

캠페인 물품을 바리바리 싸들고 출발한 방제단 차는 10시 40분 즈음 기흥에서 빠져나와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주는 곳으로 열심히 달렸지만 삼성전자 정문, 후문, 중문 등 표지판이 난무한 가운데 방향을 잃고 말았다. 캠페인 시작 시간 11시를 30분이나 지나서야 우여곡절 끝에 사고사업장 정문을 찾아 점심을 먹기 위해 현장을 빠져나오는 노동자들을 만났다.

내비게이션도 헤매고, 사람도 헤매고, 오늘은 반올림과 함께하는 캠페인이기에 삼성의 무슨 음모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무엇에 홀린 것처럼... 나중에 보니 같은 구역을 50분 가량을 뱅뱅 돌고 있었다.

방제단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일과건강 미디어 팀장은 찍은 영상이 제대로 저장되지 않았다며 카메라마저 이상했다고 한다. 어찌 되었건, 그날의 사건을 기억해보자.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사고>
사고개요 : 2013년 1월 27일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생산 11라인에서 불산 배관교체 작업 중 불산가스가 두 차례 누출되는 사고
인명피해 : 사망1명, 부상4명
사고원인 : 저장탱크(500ℓ) 밸브관 가스캣 노후화로 불산 누출
문제점 : 사고를 은폐하다 15시간 넘어서 관계기관 확인 요청이 들어오자 확인해 줌.
불산의 독성학적 특성에 맞는 노출된 작업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못함.
사고 초기 비닐로 불산 누출을 덮는 등 안전조치에 관한 무능함을 들어냄.

당시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일과건강'은 성명을 통해 살릴 수도 있었던 노동자를 글로벌 기업이라는 삼성의 '불산 전문지식 부재, 사고 초기대응 부실, 화학물질관리 안전조치 무능'이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외부로의 누출은 절대 없었다던 삼성의 발표는 경찰 CCTV 공개로 거짓임이 드러났다. 이러한 은폐는 주민의 분노로 이어져 대책위가 꾸려지고 이후 전국최초 도 차원의 화학물질 조례제정까지 이어졌다. 이 사건 이후 삼성은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담당 부서를 신설하고 수백 명의 관련 직원을 뽑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을 하면서 삼성에 대한 물음표가 여전히 남았다. 삼성전자 화성공장 측에 화학물질관리와 관련된 질의협조공문을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 사고대비물질에 대한 위해관리계획서 작성과 지역사회 고지 의무에 대한 삼성의 답변이 나오길 바란다.

삼성전자 화성공장 앞에 진행된 노란 방제단원들의 상징퍼포먼스 모습
 삼성전자 화성공장 앞에 진행된 노란 방제단원들의 상징퍼포먼스 모습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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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차 안에서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쉼 없이 달리고 달려 도착한 2번째 방문지, 군산 OCI공장 앞에서 노란 방제단을 맞이한 것은 경찰 방송차와 다수의 정보과 형사들이었다. 물론 인천 SK석유화학 앞에선 경찰 호송차도 배치되어 있었지만 그곳은 주민대책위 농성이 이어지고 있어 이해가 됐지만...

그날을 잊지 않기 위한 군산OCI 앞 캠페인을 시작한다.

<군산OCI 가스 누출사고>

사고개요 :2015년 6월 22일 군산OCI 폴리실리콘제조공장 내 실레인가스 저장탱크 노즐 부위의 균열 관련 보완작업 중 압력에 밀려서 사염화규소가 누출되는 사고
인명피해 : 부상 1명, 진료 118명
문제점 : 사고 후 5시간이 지나고서야 지역주민이 사고 사실을 알게 됨. 인근 공장의 대피문자 이외엔 군산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함. 사업장 주민대피매뉴얼의 존재 유무와 실제 가동 유무가 도마 위에 오름. 화학사고 시 주민통보방법과 대피메뉴얼 마련 등 지자체의 역할이 제기됨.

당시 OCI가스 누출사고는 우리나라 기업과 지자체의 화학사고 시 대응이 얼마나 초보적인지 여실히 보여주었다. 지역주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우리나라 정부기관보다 주한미군에 먼저 통보를 했다는 이야기부터, 방독면 300개를 들고 흰 가스의 확산방향을 눈으로 확인하며 군산 시내에 차를 대고 여차하면 주변 주민들에게 방독면을 배포하기 위해 뛰어다닌 회사 직원들의 이야기까지, 실제적인 화학사고 행동 매뉴얼이 없는 가운데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고는 현재 재난관리법상 행동매뉴얼로는 화학사고를 제대로 대응할 수 없음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OCI와 군산시의 대피매뉴얼 마련을 요구하는 이은희 군산아이쿱 이사장
 OCI와 군산시의 대피매뉴얼 마련을 요구하는 이은희 군산아이쿱 이사장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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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진행된 군산OCI 앞 1010캠페인은 발암물질없는군산만들기시민행동이 공동주관하고 군산아이쿱, 한 살림, 군산시민연대, 평통사, 민주노총 전북본부 군산시지부, 플랜트노조, 금속노조, 화섬노조 간부님들이 함께 해주셨다. 참가자들은 이후 군산시를 포함한 전라북도 차원의 지역사회알권리조례 제정운동을 통해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을 다짐했다.

정부와 환경부의 조사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김연태 평통사 대표
 정부와 환경부의 조사결과 공개를 촉구하는 김연태 평통사 대표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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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OCI공장 유해화학물질사고 발생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환경부는 사고조사결과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 환경부는 조속히 조사결과를 군산시민들에게 고지하고, 화학물질사고에 따른 처분을 실시해야 한다.

NO 화학사고! YES 지역사회알권리법을 외치는 군산지역 노란 방제단
 NO 화학사고! YES 지역사회알권리법을 외치는 군산지역 노란 방제단
ⓒ 일과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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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지역 노란 방제단은 공장 앞 퍼포먼스를 마친 후 공단 초입 삼거리에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에게 '지역사회알권리법'을 알리는 선전전을 진행했다.


<군산OCI사고 이후 현재 상황를 설명하는 최재춘 민주노총 군산시 지부장>

덧붙이는 글 | 구미불산누출사고 3주년을 맞아 전국 화학사고 사업장 순회 캠페인 9월 15일부터 24일까지 진행한다. 10월 정기국회에 맞춰 전국 동시다발 공동행동이 추진된다. 일과건강과 민중의소리에 실렸습니다.



태그:#화학사고, #전국캠페인, #삼성 불산, #일과건강, #군산O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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