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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무서웠습니다. 지나고 보니 별것 아닌데 그때는 간담이 서늘해지고, 오싹해진 등골 사이로 진땀이 주르르하고 흐를 만큼 무서웠던 때도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학교를 다닌다는 게 참 싫었습니다.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도 싫었지만 학교엘 오가려면 꼭 지나야 하는 공동묘지가 있는 오리골재를 넘어 다녀야 한다는 건 정말 싫었습니다.

주번이 돼 늦은 시간에 오리골재를 넘어 오려면 저만치 보이는 공동묘지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돈을 내고 일부러 공포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그때는 학교를 오가는 그길 자체가 두려움을 극복해야만 하는 공포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세월이 지나고, 어른이 되고, 공동묘지 또한 돌아가신 할아버지나 할머니 같은 분들을 모신 곳이라고 생각하니 별로 달라진 게 없는 공동묘지가 그렇게 무섭지 않습니다.

쵸감 트롱파가 남긴 행복 열쇠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지은이 쵸감 트롱파 / 편집 캐롤린 로즈 기미언 / 옮긴이 신유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21일 / 값 14,000원>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지은이 쵸감 트롱파 / 편집 캐롤린 로즈 기미언 / 옮긴이 신유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21일 / 값 14,000원>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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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지은이 쵸감 트롱파, 편집 캐롤린 로즈 기미언, 옮긴이 신유나,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서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불교지도자 중 한 사람인 쵸감 트롱파 린포체가, 이런저런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불분명한 불안의 실체를 알고 극복함으로 여유있게 씽긋 웃을 수 있는 마음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혜의 열쇠 같은 책입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게 참 만만치 않습니다. 진로에 대한 불안, 실직에 대한 두려움, 건강에 대한 걱정, 준비하지 못한 노후는 실체가 불분명한 공포로 중년의 삶을 잠식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살며 맞닥뜨려야 하는 정치·경제·사회…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습니다.

책에서는 두려움을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아 불편이 계속되는 마음, 매일 매일 삶에서 다가오지만 우리가 쉬 다룰 수 없다고 여겨지는 느낌 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을 익히는 것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세밀하고 정확하게 관찰하는 태도입니다.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태도attitude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림awareness, 즉 마음챙김mindfulness입니다. 마음의 알아차림이란 근본적인 알아차림을 의미하며 그것은 자신의 마음이 자신에 대해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당신이 알아차리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37쪽

저자는 두려움을 극복하거나 이기기 위해 전사가 되라고 합니다. 전사라고 하면 전쟁에 나가싸우는 군인을 연상하기 쉽지만, 저자가 말하는 전사는 두려움의 실체를 정확하게 알기위해 도전하는 '용감한 사람'입니다.

전사는 진리(dharma)라고 부르는 붓다의 가르침에 귀 기울이고, 자신을 찾고자 하는 사람, 명상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근본적인 면에서 전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전사가 된다는 것은 두려움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마음을 챙기고, 진리에 귀 기울이는 삶을 산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음을 챙기게 되면 불안이 오는 이유와 원인을 알게 될 것입니다. 불안을 가져오는 이유와 원인을 알게 되면 그 이유와 원인을 없애거나 치울 수 있는 용기와 지혜도 생길 수 있습니다.

부뚜막 위 소금 같은 지혜 열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전사가 되기 위해서는 계戒를 지키고, 알아차리고, 지혜로워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두려움이 없는 마음은 신뢰의 저수지 같고, 즐거움을 연상시키는 음악 같다고 합니다. 두려움 없는 첫 단계는 기쁨과 휴식, 행복으로 찾아옵니다.

맞습니다. 모르면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희미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두 눈 똑바로 뜨고 보면 보입니다. 순간적으로 휙 지나가 그 실체가 불분명한 것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바라보면 실체가 보입니다.  

똑바로 뜨는 두 눈, 똑바로 차리는 정신을 책에서는 아셰(Ashe), '타고난 생명력'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셰는 날카로운 칼에 비유할 만큼 힘 있고 단호한 참본성입니다.   

저자는 전사가 되라고 합니다. 아마추어 전사가 되지 말고 진정한 전사가 되라고 합니다. 마음을 제대로 챙겨보지 않은 불확실에서 오는 게 불안이라면 그런 불안은 마음챙김으로 극복할 수도 있고 바꿀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지만 '부뚜막 위 소금도 집어넣어야 짜다'고 했습니다.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에 마음을 챙길 수 있는 지혜의 열쇠가 꾸러미로 들어있다 해도 직접 읽어보지 않으면 챙길 수 없게 될 거라 생각됩니다.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에서 읽을 수 있는 쵸감 트롱파 린포체의 가르침은  이런 불안과 저런 무서움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이 독서로 챙길 수 있는 소금이자 지혜의 열쇠가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지은이 쵸감 트롱파 / 편집 캐롤린 로즈 기미언 / 옮긴이 신유나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5년 9월 21일 / 값 14,000원>



두려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 타고난 내면의 용기와 믿음으로 삶의 두려움을 넘어서는 법

초걈 트룽파 지음, 캐롤린 로즈 기미언 엮음, 신유나 옮김, 불광출판사(2015)


태그:#무서움을 넘어 미소 짓기까지, #쵸감 트롱파, #신유나,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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