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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3월 6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항에 정박중인 대조영함을 방문, 해군 청해부대 17진과 18진 장병들을 격려한 뒤 한 여군 부사관과 포옹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5년 3월 6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자이드항에 정박중인 대조영함을 방문, 해군 청해부대 17진과 18진 장병들을 격려한 뒤 한 여군 부사관과 포옹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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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추석을 맞아 부사관 이하 국군장병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격려카드와 특별간식 관련 예산을 청와대가 아닌 국방부에서 대는 것으로 확인됐다(관련기사: 박 대통령, 전 장병에 1박2일 추석 '특별휴가증' 수여).

앞서 청와대는 20일 "북한의 DMZ 지뢰 및 포격 도발 사건에 단호히 대응한 것 등 군사대비태세 완비에 전념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애국심과 충성심을 치하하는 뜻"이라며 이 격려카드와 특별간식을 "대통령이 하사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같은 맥락에서 전 장병들에게 1박 2일간의 특별휴가증도 수여했다.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특식'과 '특별휴가'는 즉각 입길에 올랐다. 김스낵·멸치스낵·전통약과 3종류로 구성된 특식은 오는 23일부터 각 부대에 배송돼 지급된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또 전 장병들에게 휴가증을 수여한 사례는 건군 이래 처음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모두 박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 '뉴스'들이었다.

그러나 22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 카드·특식 관련 예산은 모두 12억 원으로 대부분이 군 소음 피해배상금으로 책정돼 있는 예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확인한 결과, 국방부는 "명절마다 국방부가 지급해온 특식과는 별도로 올해 국방부 불용예산(사용하지 않은 예산) 12억 원을 전용해 대통령 특식과 격려카드를 지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예산집행일이 회계연도가 끝나는 12월 31일까지인 점을 감안하면, 군 소음 피해배상금을 '불용예산'으로 규정한 것은 사실상 편법이다. 국방부가 아직 본래 용처대로 집행할 수 있는 예산을 앞당겨 불용 처리하고 대통령 특식 예산으로 밀어준 꼴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았고 군 소음 피해배상금은 연례적으로 불용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올해도 수백억 원이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역시 국방부에서 충분히 해명했다는 입장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그것은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나오고 대응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러나 '돈'은 국방부가 대고 '생색'은 대통령이 냈다는 빈축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하사한다"라고 밝힌 청와대의 표현도 "시대착오적"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강희용 새정치연합 부대변인은 지난 21일 논평을 통해 "'하사(下賜)'는 왕이 신하에게 혹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금품을 내리는 것을 뜻한다"라면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의 격은 대통령이 스스로 낮추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수록 더욱 높아지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태그:#박근혜, #특식, #하사품, #군 장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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