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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가 다케시 일본 오키나와 현 지사의 헤코노 연안 매립 승인 취소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오나가 다케시 일본 오키나와 현 지사의 헤코노 연안 매립 승인 취소 발표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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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오키나와 주일 미군기지 이전이 난관에 부딪혔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오나가 다케시 오키나와 현 지사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지사가 승인한 현내 미군기지 이전 부지의 매립 승인에 하자가 있다며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나가 지사는 "지난 한 달간 미군기지 이전을 놓고 정부와 협의했지만 대립이 해소되지 않았다"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군기지 현내 이전 반대 시위에 나선 한 오키나와 주민은 NHK 인터뷰에서 "힘든 여정이 남아있지만 주민들의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라며 "오키나와 현의 반대 운동이 큰 파도가 되어 일본 전역으로 퍼졌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키나와 미군 기지의 현내 이전을 강력히 추진하려는 아베 정권과 이에 반대하는 오키나와 지방정부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오나가 지사의 매립 승인 취소를 무효화하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일본과 미국은 지난 1996년 오키나와 현 남부의 주택가 인근에 있는 후텐마 미군기지가 군용기 사고와 소음, 미군의 성폭행 범죄 등으로 논란이 커지자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은 다른 지역으로 미군기지를 이전하려고 했지만 미국 정부는 지정학적 전략 요충지인 오키나와 현을 벗어날 수 없다며 현내 이전을 강하게 요구했고, 아베 정권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오키나와 현의 헤노코 연안을 새 부지로 확정했다.

일본 정부 "기지 이전 강행할 것" 강경 대응

일본 정부는 즉각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매립 공사를 시작했으나, 이에 반발한 오키나와 현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미군기지의 현내 이전을 반대를 공약으로 내건 오나가 후보를 당선시켰다.

일본 정부는 지난 8월부터 한 달간 매립 공사를 중단하고, 미군기지의 주민 피해 최소화와 지역 발전 지원책 등을 놓고 오키나와 현과 '집중 협의기간'을 가졌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오나가 지사가 매립 승인 취소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현내 이전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참의원(상원) 특별위원회에서 "하루 빨리 새 기지를 만들어 후텐마 부지를 환수하겠다"라며 "법령에 따라 주민 생활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며 기지 이전을 진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성명을 통해 "매립 승인 절차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라며 "관련 절차를 관장하는 국토교통성에 매립 승인 취소의 무효를 요구하는 법적 조치에 들어가고, 다시 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맞섰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정례회견에서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을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무시한 오나가 지사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일본은 법치국가이며, 법에 따라 대응하겠다"라고 강조했다.

○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오키나와, #후텐마 미군기지, #오나가 다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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