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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 정치인 노다 세이코 의원의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일본 여성 정치인 노다 세이코 의원의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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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의 한 여성 의원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장기 집권에 도전장을 던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6일 노다 세이코(55) 중의원 의원이 다음 달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아베 총리의 무투표 당선이 유력했지만 노다 의원은 "무투표는 상식에 어긋난다"라며 과감히 출사표를 던졌다.

9월 30일 자민당 총재 임기가 끝나는 아베 총리는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히며 재선을 노리고 있다. 내각 책임제인 일본은 집권당 총재가 총리 대신을 맡게 된다. 아베 총리가 재선에 성공하면 오는 2018년까지 장기 집권이 보장된다.

자민당은 당내 주요 파벌들이 모두 아베 총리 지지를 선언했고, 잠재적 대항마로 여겨지던 이시바 시게루 지방창생담당상과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등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아베 총리의 단독 출마와 무투표 당선이 기정사실화됐다.

그러나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아 지지 기반이 부실하고, 보수적인 일본 정계에서 여성인 노다 의원이 최고 권력자인 아베 총리의 독주를 막겠다며 대항마를 자처해 크게 주목을 받고 있다.

새 안보법안에 이견, 작년 세월호 분향소 찾기도

8선 경력의 노다 의원은 일본 여성 정치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일본 도쿄의 유명 데이코쿠 호텔에서 호텔리어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노다 의원은 1987년 26세의 나이로 기후현 현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1993년 중의원으로 당선되며 중앙 정계로 진출한 노다 의원은 1998년 오부치 정권에서 우정상, 2008년 아소 정권에서 소비자담당상, 2012년 아베 정권에서 자민당 총무회장을 맡는 등 출세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노다 의원이 자민당의 거수기 역할만 한 것은 아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국회를 해산하면서까지 강력하게 추진하던 우정국 민영화에 반기를 들면서 한때 자민당을 떠나기도 했다.

여성 의원으로서 저출산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온 노다 의원은 임신과 유산을 거듭한 자신을 경험을 책으로 냈고, 결국 2011년 체외 수정이 성공해 50세 나이로 자녀를 낳아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감으로 떠오른 노다 의원은 각료 시절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며 우익 성향을 드러냈다. 하지만 자민당에서 아베 정권의 새 안보법안에 이견을 제시하는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하다.

노다 의원은 "일본은 평화헌법 덕분에 전후 70년간 누구의 목숨도 빼앗지 않을 수 있었다"라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기도 했다.

자민당 불출마 압박에도 출마 의사 강조

노다 의원은 "당 총재를 무투표로 결정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기만"이라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무투표 당선을 준비해온 자민당으로서는 노다 의원이 눈에 가기 같은 존재다.

노다 의원이 총재 선거에 출마하려면 최소 20명 의원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데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노다 의원이 최소 추천 인원을 채우지 못한다면 아베 총리의 단독 출마가 확정된다.

새 안보법안 통과를 위해 집중해야 할 당내 여론이 자칫 선거전으로 분산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민당 산토파를 이끄는 산토 아키코 의원은 "당내에서 싸움(선거전)이 벌어지는 것이 시기적으로 좋지 않다"라며 노골적으로 노다 의원을 압박했다.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 정무조사회장도 "누구나 총재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무투표가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라며 "하지만 노다 의원은 단지 선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일 뿐, 무엇을 쟁점으로 내세워 선거에 나설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노다 의원은 "투표를 통해 총재를 선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민당의 정치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그동안 꾸준히 협력해준 동료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라고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태그:#노다 세이코, #아베 신조,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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