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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청주에서 4살짜리 아이가 자신을 내려준 통학차량에 치여 숨졌다. 이 사건을 계기로 ▲ 어린이 통학차량 신고 ▲ 출발 전 안전띠 착용 ▲ 도착 확인 후 출발 ▲ 보호자 차량 동승 ▲ 차량 운전자와 운영자 안전교육 이수 등을 의무화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지난 1월 통과돼 6개월이 계도 기간을 거쳐 7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안타깝게 숨진 아이 이름을 따서 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세림이법'이라고 부른다.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5년 어린이 통학차량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7만7123대의 어린이 통학차량 가운데 5만4444대(70.6%)는 신고돼 있지만, 2만2679대(29.4%)는 신고되지 않았다. 어린이 통학차량 10대 가운데 3대가 세림이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시설별 신고율을 보면 어린이집이 99.4%로 가장 높았고, 학교(92%)와 유치원(88.8%)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학원과 체육시설은 각각 27.7%와 22%의 저조한 신고율을 보였다. 또한 시설운영자의 17%(9633명), 운전자의 8.1%(5755명)가 안전교육을 수료하지 않았다.

인재근 의원은 "세림이법 시행 이후 차량신고가 의무화됐지만 아직도 신고되지 않은 차량이 운행되고 있고 사고소식도 끊이질 않고 있다"라며 "정부는 세림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은 물론이고 철저한 법 집행을 통해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야 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5년간 통학차량 사고로 '40명 사망'  

또한 인재근 의원과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어린이 통학버스 교통사고 현황'에 따르면, 통학차량 교통사고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283건이었던 어린이 통학차량 교통사고는 2012년과 2013년 각각 247건과 220건으로 줄었다가 2014년 248건으로 다시 늘어났다. 지난 5년간 어린이 통학차량 교통사고(총 1281건)로 사망하고 부상당한 어린이는 각각 40명과 2013명에 이른다.

김재원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어린이집 사상자 현황'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사상자는 2013년 4196명, 2014년 5814명이었다. 전년 대비 38.5%나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통학차량 교통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2013년 52명에서 2014년 100명으로 늘어나 전년 대비 92% 증가율을 보였다.

김 의원은 "통학차량의 상당수가 어린이집에서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차주와 계약하고서 차주에게 이용료를 지불하는 지입차인데 지입차는 세림이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문제다"라며 "정부는 지입차도 세림이법 적용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특히 어린이 통학차량 보호장구 착용 규정이 법마다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경찰청 소관인 도로교통법은 어린이나 영유아가 어린이 통학차량을 탈 때 좌석 안전띠를 매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카시트 등 영유아 보호장구 착용은 의무화하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소관인 영육아보육법은 36개월 미만 영아를 탑승시킬 때 보호자가 동반하거나 보호장구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36개월 이상은 보호장구가 없이도 통학차량에 탑승하거나 운행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영국, 독일, 덴마크 등 외국에서는 대부분 만 12세 미만에게는 유아보호용 장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라며 "어린이 및 영유아의 신체 발달에 개인적인 편차가 있는 점을 감안하여 연령 기준과 더불어 신체기준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부처별로 달리 적용하고 있는 보호장구 규정을 조속히 정비하고, 연령기준에 더해 신체기준을 적용해 유아보호용 장구 착용을 의무화해야 한다"라며 "통학버스 운전자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운전자와 인솔교사, 시설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안전교육 등 강화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태그:#인재근, #김재원, #세림이법, #어린이 통학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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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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