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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저명한 시인 럭스미 쁘라싸다 데보코타(Laxmi prasad devkota), 시인 레크낫 파우델(Lekhnath paudel), 네팔의 극작가 발 크리스나 삼(Balkrishna sam) 등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수여하는 행사도 겸하고 있었다.
▲ 바누벅타 어챠르야를 기리며 20권의 출판 기념회, 다른 문학상도 시상하는 행사 네팔의 저명한 시인 럭스미 쁘라싸다 데보코타(Laxmi prasad devkota), 시인 레크낫 파우델(Lekhnath paudel), 네팔의 극작가 발 크리스나 삼(Balkrishna sam) 등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수여하는 행사도 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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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어 창시자를 위한 네팔 작가들의 헌신

네팔 카트만두에서 열린 한 문학행사장에 초청을 받아 참석했다. 모든 일을 멈추고 초대받은 행사에는 많은 네팔 문학인들이 참석했다. 행사장에 참석한 후 이 행사는 네팔어 창시자인 바누벅타 어챠르야 관련 8권의 책을 포함 20권의 책을 동시에 출판하는 출판기념회와 부문별 올해의 작가상을 시상하는 행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와 아내는 바누벅타 어챠르야 200주년 한국추모위원 자격으로 초대받은 자리였다.

지인인 네팔국정교과서 출판위원장 돌린드라 사르마(Dolindra pd sarma)씨와 올해의 네팔 여성작가상 수상자 그리고 또 다른 상을 수상한 라즈니 다칼(Rajani Dhakal)씨 그리고 캐피탈 FM 사장을 반갑게 만났다.
▲ 지인들과 만나다. 지인인 네팔국정교과서 출판위원장 돌린드라 사르마(Dolindra pd sarma)씨와 올해의 네팔 여성작가상 수상자 그리고 또 다른 상을 수상한 라즈니 다칼(Rajani Dhakal)씨 그리고 캐피탈 FM 사장을 반갑게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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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권의 책을 단번에 출판기념회. 지난 8월 27일 그런 일이 네팔 카트만두에서 있었다. 덕분에 장장 네 시간 동안 출판기념식장에서 연설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간단한 식사 후 하루가 다 갔다. 집에 와서 풀어놓은 책 보따리 참으로 푸짐한 느낌이다. 이는 모두 네팔 작가들이 한결같이 네팔어 창시자인 바누벅타 어챠르야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낸 증표 같은 것이었다. 여러 명의 작가가 서로 다른 바누벅타 어챠르야의 일생과 그의 작품 그리고 그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들을 책으로 출판한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있었던 200주년 탄신 추모위원회의 성과도 함께 담았고 아내의 글과 나의 이름, 한국에 몇 명의 시인의 이름도 소개되었다. 또한 네팔의 저명한 시인 럭스미 쁘라싸다 데보코타(Laxmi prasad devkota), 시인 레크낫 파우델(Lekhnath paudel), 네팔의 극작가 발 크리스나 삼(Balkrishna sam) 등의 이름으로 문학상을 수여하는 행사도 겸하고 있었다. 그렇게 모처럼 휴식 같던 하루가 갔다.

이날 공식적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던 책들이다. 대단하다.
▲ 이날 출판된 책들 이날 공식적으로 출판기념회를 가졌던 책들이다.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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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인 8월 28일 오전, 출판기념회가 열렸던 27일 내린 비로 벅터푸르에 지진피해자들이 머무는 텐트촌이 온통 물속에 잠겼다는 소식이다. 나는 현장에 다녀온 후 다음과 같은 장문에 탄식의 글을 남겼다.

벅터푸르 지진피해자 텐트촌에 홍수

삽시간에 물에 잠긴 테트촌에서 군경에 빠른 대처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재민들의 충격은 너무나 크다.
▲ 벅터푸르 텐트촌에 몰아닥친 홍수 삽시간에 물에 잠긴 테트촌에서 군경에 빠른 대처로 인명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이재민들의 충격은 너무나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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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있다구요. 그걸 믿으라구요. 사기 치지 마시오. 신이 더 이상 직무유기 하게 우리 인간이 신을 용서해서는 안됩니다.

어제였습니다. 지진으로 참담한 텐트 생활 중인 벅터푸르의 텐트촌을 찾았습니다. 어제는 한 장애아동 시설에 빵을 배달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배달할 량보다 많은 량의 빵을 만들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 배달할 곳을 염두한 일이었지요. 네팔번다 이른바 총파업 때문에 원거리에 배달이 어렵지만 혹시라도 네팔번다가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으로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빵을 만드는 중에 아내가 페이스북에 친구이자 아내가 기자로 활동할 당시 함께 취재활동을 했던 사진기자가 올린 기사를 보고 "엄머머~!"라고 장탄식을 합니다.

잠시 일을 멈추고 무슨 일인가 물었더니 벅터푸르 지진 피해자 텐트촌에 전날 내린 비로 물바다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함께 페이스북 사진을 확인하고는 어서 장소를 알아보라고 가게에 준비된 모든 빵을 다 가지고 가자고 말하고는 일을 하면서 아내를 채근하면서 바빴습니다. 그 사이 사전에 배달하려던 곳에도 하루, 이틀 일정을 미루자고 먼저 연락을 취하고 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전날 준비된 빵과 새로 만든 빵을 합치고 했더니 500여 개가 준비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장소를 정확히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기자와 벅터푸르의 지인 등을 수소문해도 정확하게 장소를 몰랐습니다. 기자는 연락이 바로 안되었던 것이고요. 하는 수 없이 아내는 신문을 사서 보면서 장소를 알아냈습니다. 신문에서는 800여 명의 이재민이 머물던 곳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준비한 빵은 턱없이 모자랍니다. 하지만 가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만이라도 주자는 것이 우리 부부의 생각이었습니다. 부모들이 협조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요.

그리고 네팔 한국문화센터 모한까르기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긴급하게 가야할 곳이 있으니 도와 달라...' 아내의 스쿠터로는 고속도로를 달리기에 무리가 있고 위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모한까르기씨의 오토바이를 타고 가려던 것이었습니다.

오후 2시가 지나 모한까르기씨가 도착했고 준비된 빵을 커다란 포대에 담고 저는 그 포대를 안고 오토바이 뒤에 올라탔습니다. 그렇게 1시간 20분만에 도착한 현장은 텅 비어 있었습니다. 일부 텐트는 이미 철거를 해서 안전지대로 옮겼고, 일부 텐트는 남아서 현장을 지키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모두가 떠나고 자신은 텐트를 지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우리가 만든 빵을 어찌해야할지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곧 인근 국립학교를 찾아갔습니다. 네팔은 수많은 학교가 있고 사립학교 보다 국립학교가 어려운 처지에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국립학교를 찾아 빵을 전하고 돌아왔습니다. 전과 후는 너무나 처참했습니다. 저는 물에 잠긴 텐트촌을 사진으로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도착했던 곳이 사진과 같은 장소라는 것을 사진 속에 드러난 텐트를 보고 알 수 있었습니다. 신이 있다면 무심하게 저 피해자들에게 저런 시련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냥 저는 그렇게 혼자 생각으로 안타까움을 대신하고 하였습니다."

신을 믿는 사람들에게 불경스런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간에게 닥치는 시련이 반복되는 현장에서 어쩔 수 없이 인간은 다시 신을 원망할 수밖에 없음을 보게 되는 것이다.

홍수가 난 텐트촌을 급하게 찾았으나 이재민들은 없었다. 인근에 국립학교를 찾아 빵을 대신 전했다.
▲ 홍수가 난 텐트촌을 찾아 홍수가 난 텐트촌을 급하게 찾았으나 이재민들은 없었다. 인근에 국립학교를 찾아 빵을 대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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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네팔에서 20권의 책 동시 출판기념회 열려, #바누벅타 어챠르야, #네팔어 창시자, #지진피해자 텐트촌에 닥친 홍수, #벅터푸르를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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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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