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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국경도로에 버려진 냉동 트럭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오스트리아 국경도로에 버려진 냉동 트럭에서 시리아 난민들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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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국경 고속도로에서 발견된 냉동 트럭에서 난민 수십 명이 숨진 채로 발견됐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오스트리아 경찰은 고속도로에 버려진 냉동 트럭에서 71구의 시신을 발견하고, 이들이 시리아에서 온 난민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날 경찰은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를 잇는 국경 고속도로 갓길에 닭고기 회사의 냉동 트럭이 버려져 있는 것을 발견해 조사한 결과 71구의 시신을 수습하고, 시리아 여행 서류를 찾아냈다.

사망한 난민은 1∼2세 여아 1명, 8∼10세 남아 3명 등 아동 4명이 포함됐으며 성인 남성 59명, 여성 8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검문을 피하기 위해 냉동 트럭을 타고 헝가리에서 오스트리아로 국경을 넘으려다가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오스트리아 경찰과 공조 수사에 나선 헝가리 경찰도 트럭을 버리고 도주한 '망명 브로커' 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용의자 가운데 3명은 불가리아 국적이고, 나머지 1명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으로 확인됐다.

바다에 이어 고속도로까지 '난민의 무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슬로바키아 닭고기 회사 '하이자' 소속의 냉동 트럭을 이용해 지난 26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서 난민들을 태우고 불법으로 오스트리아 국경을 넘다가 난민들이 질식해 사망하자 트럭을 갓길에 버리고 도주했다.

최근 수년간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내전과 가난을 피해 사상 최대 규모의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드는 가운데 배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다가 수천 명이 침몰한 데 이어, 고속도로에서도 희생자가 발견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악성 브로커는 금품을 챙긴 뒤 난민들을 바다나 고속도로에 버리고 도주하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 유엔 난민기구 조사에 따르면 난민 브로커 시장은 연간 10억 유로(약 1조3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29개 회원국이 인구, 경제력, 실업률 등을 고려해 난민을 배분해 수용하자는 '난민 쿼터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일부 국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난민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베르너 파이만 오스트리아 총리는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불법 브로커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라며 "이 같은 비극은 유럽 국가들이 난민 수용을 위해 힘을 모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라고 호소했다.

유럽의 '난민 쿼터제'를 주도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번 사건은 유럽 국가들이 서둘러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는 것을 경고하는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오스트리아, #헝가리, #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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