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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던 서울 공립고 감사관실 내부 일부 직원들 사이에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은 성추행 사건이 있었던 서울 공립고 감사관실 내부 일부 직원들 사이에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 서울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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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관에게 작은 흠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를 빌미로 해서 가해자들의 천인공노할 잘못을 덮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도 공범이 되는 것입니다."

20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난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새정치연합, 성북2)은 서울 공립고 성추행 사태 와중에서 불거진 감사관 문제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교사 5명이 다수의 여교사와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것이 드러나 여론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 공립고 성추행 사태는 교육청과 경찰의 조사로 진실규명을 하던 중 갑자기 터져나온 감사관의 '음주감사' 등 문제로 가로막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문제를 감사원에 조사 의뢰했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지난 19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서 임시회를 열고 서울교육청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회의를 주재했던 김문수 위원장은 주저 없이 서울시교육청 감사실 공무원들의 제 식구 감싸기를 감사관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했다. 즉, 성추행 의혹을 받는 교사 및 교장과 친분이 있던 감사실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감사를 일삼고, 이를 질책하는 감사관에 대해 항명한 것이란 얘기다.

"평일 조사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피해자들의 요청에 따라 감사관이 일요일도 쉬지 않고 조사를 한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 조사 전 친구들과 점심식사 중 막걸리 2~3잔을 마신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당연히 크게 잘못된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조사를 잘했는지의 여부인데도, 그 조사 내용에는 관심이 없고 술 2~3잔을 마셨으니 감사관이 죽을 죄를 지은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진실을 은폐하려는 물타기이고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피해자들이 감사관이 조사할 땐 만족스러웠는데, 다른 직원들이 할 때는 불만족스러워 했던 것으로 전해 들은 바 있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불만족스럽다는 것은 감사를 제대로 안 했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결국 감사관실 내부 일부 직원들 사이에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아이들의 인격 형성과 배움의 터전이 되어야 할 학교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함을 느낀다"며 "앞으로 교원간의 온정주의 때문에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막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가운데)이 동료의원들과 함께 8.15 70주년을 맞아 추천한 영화 <암살> 포스터 앞에서 역시 추천도서인 <친일인명사전>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문수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가운데)이 동료의원들과 함께 8.15 70주년을 맞아 추천한 영화 <암살> 포스터 앞에서 역시 추천도서인 <친일인명사전>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서울시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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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 보급, 임기중 가장 잘 한 일"

김문수 위원장은 자신의 의정활동 중 가장 잘한 일로 중고등학교 친일인명사전 보급 예산을 책정한 일을 꼽는다.

"작년 10월인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친일인명사전 학교보내기운동' 단체 소속이라며 서명운동 하고 있는 분을 봤는데, 2년간 겨우 30여 권 보급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어렵게 만든 책을 말입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내가 시의회 교육위원장인데 이거 하나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니나 다를까 서울시내 중고등학교를 전수 조사 해봤더니 친일인명사전이 보급된 곳은 10%에 지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예산 심의과정에서 친일청산교육활동 지원을 위한 예산으로 1억7천만원을 책정, 올해 서울시 관내 전 중고교에 575권을 배포할 예정이다. 그는 "보수세력으로부터 공격이 있을까봐 우려했는데 의외로 조용하더라"며 "하긴, 친일파가 아니고서야 누가 반대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악질 친일파를 응징하는 내용의 영화 <암살>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3번이나 봤다는 김 위원장은 지난 8.15 70주년을 맞아 교육위 의원들과 함께 <암살>과 <친일인명사전>을 각각 추천영화와 추천도서로 선정하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조희연이 유죄라면 후보 검증을 포기하란 말이냐"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건물 앞에는 현재 "공약은 대통령이 하고 돈은 왜 서울교육청이 내야 하느냐"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김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누리과정 예산 관련 시위다. 그와 새정치연합 시의원들은 매주 목요일 돌아가며 청와대 앞 시위도 벌이고 있다.

그는 "작년에 이같은 운동을 처음 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며 "그래도 신청한 5천억 원 중 579억 원밖에 못 받아냈는데, 올해는 교육부가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았더라"고 혀를 찼다.

고승덕 후보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에 대해서는 "그게 유죄라면, 선거에서 상대편 후보에 대한 검증을 포기하란 말과 같다"며 항소심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했다.

그는 누군가의 트위터 글을 리트윗했다가 조 교육감과 똑같이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당해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자신의 사례를 들어 판결의 부당함을 주장한 글을 <오마이뉴스>에 기고하기도 했다.(조희연이 유죄면, 검증의 자유는 죽는다)

6년여간의 보험설계사 경력을 갖고 있는 김 위원장은 "보험이 미래에 필요한 비용과 실제 버는 돈의 차이를 채워주는 기능을 한다면, 국가도 개인이 미처 대비하지 못한 것을 채워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소유자 일가의 상속분 쟁에 휘말렸던 정신지체 특수학교 '명수학교'(성북2동)가 학교부지 매매계약이 완료돼 '공립 다원학교'로 전환된다며, 이 학교가 시련을 딛고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김문수서울시의원, #교육위원회, #친일인명사전, #공립고성추행,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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