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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구조 시스템 아래서 인간의 행동 반경은 그 구조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시민의 삶은 이기심이란 인간 본성의 지배를 받으며, 공산주의 체제에서 시민은 정부의 지배에 의해서 이기심이란 인간 본성의 지배를 억압 당하며 살아간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가 세계에서 가장 행복 지수가 높다는 덴마크 사회를 들여다 보고 쓴 책이다. 길 가는 사람 아무에게나 "요즘 고민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으면 무엇이 고민일까 생각하며 대답을 망설일 정도로 자유와 행복이 넘치는 덴마크... 그에 반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길가는 사람 아무에게 "요즘 고민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다수는 질문이 떨어지게 무섭게 답변할 것이다.

취업, 건강, 돈, 학업, 자녀 교육에서부터 우리나라 정치, 경제 등의 사회 문제까지... 그리고 질문을 바꿔 "요즘 행복하십니까"라고 물으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과연 어떤 대답을 할까? 지금 나에게 스스로 물어본다.

"명호야! 요즘 행복하니?"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지만 도저히 긍정적인 답변을 내 놓을 수 없다. 행복을 위해 어느 정도 노력하면 행복해져야 하는 세상이 좋은 세상이라고 배웠다. 행복은 머리가 아니라 마음 속으로 느끼는 것인데 지금은 머리는 행복하나 뜨거운 가슴에는 분노와 지침이 하나 둘 쌓여간다. 몇 년간 한 눈 팔지 않고 가족과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달려왔으나 아직 행복은 저 멀리 있는 것 같다. 비록 딸 아이의 재롱과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고는 있으나 그 시간 이외의 일상은 또 다시 행복을 위해 달려야 하는 시간이다. 행복은 '순간'이 아니라 '삶 자체'인 것이다.

자기 수입의 50% 이상을 세금으로 내는 나라, 그래서 초·중등 교육은 물론 대학 교육까지 무상인 나라, 평생 주치의가 있으며 의료비가 전액 세금으로 지원되는 나라, 실직하면 2년간 전 직장 급여의 90%를 실업 급여로 받는 나라, 협동조합이 활성화돼 돈에 의해 움직이는 사회가 아닌 사람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 덴마크다.

수입의 25% 정도를 세금으로 내는 나라, 어린이집부터 친구들과 경쟁하는 나라, 아파트 평수와 부모의 직업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는 나라, 대학에 입학하자 마자 등록금 때문에 빚쟁이로 전락하는 나라, 건강보험이 있지만 수많은 보험회사가 실비니 종신 보험이니 하면서 국민을 협박하는 나라, 실직하면 곧 인생 실패자가 되어버리는 나라, 재벌 대기업이 골목까지 싹쓸이 하면서 모든 사회가 돈에 의해 움직이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수입의 25%를 세금으로 내면 최소한 반값 등록금은 해 줘야 하며 조금만 노력하면 집 한채는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실직하면 최소한 1년은 생계 유지는 걱정 없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내가 낸 세금은 과연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덴마크에서는 주일이 되어도 교회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전 국민의 80%가 기독교 신자다. 수입의 일정 부분을 헌금으로 자동 납부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주일이 되면 교회에 사람이 바글바글하며 교회 인근 도로는 마비가 돼 버린다. 목사는 온갖 입에 발린 소리로 헌금을 강요한다. 신은 교회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내가 있는 곳에 신이 있다. 행복은 일부러 찾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행복이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일요일이 되면 교회에 그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현실의 삶이 행복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같은 지구에 있으면서 덴마크와 대한민국은 이렇게 다르다. 덴마크나 대한민국이나 같은 민주 국가이다. 덴마크에도 헌법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헌법은 있다. 어쩌면 민주 헌법보다 더 중요한 것은 깨어 있는 시민 의식이다. 그것이 곧 "연대"임을 이 책은 알려주고 있다. 대한민국은 혁명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으로 기존 헌법을 준수하면서 일어나야 한다. 혁명이 필요한 대한민국, 그 출발점은 연대 의식이다.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

오연호 지음, 오마이북(2014)


태그:#오연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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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에 행복과 미소가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대구에 사는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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