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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태국 방콕의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사건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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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경찰이 방콕 도심의 폭탄 테러를 위구르족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조사에 나섰다.

AP, BBC 등 주요 외신은 19일 태국 언론을 인용해 이번 테러가 최근 태국 정부로부터 중국으로 강제 송환된 위구르인들의 보복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방콕의 유명 관광지 에라완 사원 앞에서 폭탄이 터져 현재까지 20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부상을 당했다. 말레이시아인 4명, 중국인 3명, 홍콩인 2명, 싱가포르인 1명 등 외국인 관광객의 피해가 컸으며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태국 경찰은 폭발 현장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통해 배낭을 메고 있는 한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노란색 셔츠와 안경을 쓰고 있는 이 남성은 폭탄으로 추정되는 배낭을 사원 벤치 아래에 두고 떠났다.

프라윳 타본시리 태국 경찰 대변인은 "이 용의자가 범인이라고 강력하게 확신한다"라며 "그는 단순한 용의자가 아니라 폭탄 테러범"이라고 용의자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려 제보를 요청했다.

프라윳 찬-오차 총리도 "무고한 생명을 노린 이번 테러는 태국 역사상 최악의 공격"으로 규정하고 "태국의 정정·경제적 타격을 넘어 더 큰 목적을 위한 테러로 보인다"라고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다.

전날 방콕에서는 한 남성이 차오프라야강 다리에서 소형 폭탄을 투척하는 사건도 벌어져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다행히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경찰은 사원 테러에 사용된 폭탄과 동일한 종류의 사제 파이프 폭탄이라며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태국-중국-위구르족의 불편한 '삼각관계'

중국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원하고 있는 위구르족은 종교와 언어적으로 가까운 터키로 망명하기 위해 태국을 경유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강한 항의를 받은 태국은 지난달 불법 입국한 위구르인 109명을 중국으로 강제 송환한 바 있다.

터키에서 터키인들과 위구르인들은 태국 정부의 위구르인 강제 송환에 반발하며 터키 이스탄불 주재 태국영사관에 난입해 시위를 벌이는 등 외교적 갈등으로 확산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태국은 이번 사건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이 태국 군부에 타격을 주려 벌인 일이라고 추정했으나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에라완 사원을 겨냥한 것을 볼 때 위구르인의 소행일 것이라 보고 방향을 틀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의 분리 독립 요청을 거부하며 강압적인 통합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중국인을 노린 위구르인의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남부 이슬람 반군의 소행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테러의 방식이나 폭탄 종류로 볼 때 가능성이 낮고, 태국 이슬람 공동체도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한편 폭발이 일어났던 에라완 사원은 피해 현장을 수습하고 이날 다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태국 관광산업은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그:#방콕 테러, #위구르족, #에라완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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