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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와 스티브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와 스티브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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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들어본 적 없어요. 사람들이 진짜 쓰는 단어예요?"
"그냥 지금 막 만든 말 같은데…. 이게 정말 의미가 있다고요?"

외국인들은 당황했다. 페이스북 화제 영상 '콩글리시에 대한 서양인의 반응(링크)'에서다. 외국인에게 한국에서 잘못 쓰이는 영어를 알려주고, 무슨 뜻일지 묻는 이 영상에서 한 여성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S&M(사디즘·마조히즘)과 관계된 거냐"라고 되물었다. 'AS(애프터 서비스: 품질보증)'란 단어를 듣고는 "성매매를 연상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영상은 올린 지 2주 만에 조회수 37만, 페이스북에서 4600여 회 공유됐다. 


영상을 만든 건 인기 유튜브 채널 <아시안 보스(Asian Boss)>. '보스같이, 멋있게 행동한다'는 뜻의 'Like a boss'에서 따온 이름이다. 호주 한인 교포인 스티븐 박(34)과 일본인 아버지·독일인 어머니를 둔 케이 이바라키(35)가 주로 호주 시드니에서 촬영해 올린다. '동양 청년들이 꿈을 잃는 이유', '외국인들이 본 한국', '매너손에 대한 외국인들의 생각' 등 이들이 만든 60여 개 영상은 1년 새에만 총 836만여 명이 봤다.

사전 답사차 최근 한국을 찾은 두 남자를 만났다. 10일 오전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만난 이들은 이름만큼이나 자신만만했다. 현재 7만 6천여 명인 구독자를 1년 내 100만 명으로 늘릴 거라며, 곧 아시아계 유튜버(youtuber: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미디어 기업을 세울 계획이라고 했다.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이미 그렇게 되고 있다, 사업 면으로도 추진 중"이라며 호기롭게 대답했다.

"아시안 보스의 목적은 아시아 사람들의 창의적 재능을 콘텐츠로 만들어 전 세계에 알리는 겁니다. 우리는 한국·중국·일본이 힘을 합치면 '할리우드 2.0'의 문화센터가 될 수 있다고 봐요. 미국 청소년들이 한국 드라마를 보며 자라는 시대가 10년 안에 온다고 예상하고 준비하는 거죠. 별 재능 없는 우리가 했으니,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동양에서 당연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 동서양 문화 차이를 보여주는 이들 영상에는 대개 "그런 줄 몰랐다", "재밌다"는 댓글이 대다수지만, 일부 누리꾼은 "동양인 무시 아니냐", "한국 비하 같다"고 반응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 스티븐은 "저희 목적은 외국인들 생각을 알려 시야를 넓혀주는 것"이라며 "그런 의도(한국 비하)는 아니다, 어느 문화가 옳고 그르다는 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한국에 온 이유도 한국 내 1인 유튜버들과 만나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도록 돕거나, 앞으로 협업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도전 할 수 있다"는 말에 한국은 최근 '헬조선(한국 사회가 지옥처럼 살기 어렵다는 뜻)'이란 말이 나올 만큼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박하자, 스티븐은 "이해는 하지만 불평만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인터뷰 말미, 한국 청년들에게 건네고 싶은 한 마디를 묻자 신기하게도 똑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일단 그냥 해보세요(just do it)".

다음은 이들과 나눈 인터뷰를 1문 1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둘의 답변은 하나로 합쳤다.  

"이제는 영상 위주 시대... 한국 청년들, 가능성 믿고 도전했으면"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와 스티브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와 스티브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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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안 보스를 모르는 독자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면.

"일단 우리 둘 다 아시안이다. 이름은 '라이크 어 보스(like a boss)', 뭘 해도 멋있게, 카리스마 있게 한다는 뜻의 숙어에서 따 왔다. 사실 지금까진 서양 문화가 동양에 전파된 게 대부분이지 않나. 흐름을 바꿔서, 미래에는 동양 문화가 서양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다. 1년 사이 60여 개 정도 영상을 만들었는데 굉장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영상 조회수는 총 836만 회, 채널 정기구독자도 7만 6900명 정도다.

젊은 사람들 재능을 살리는 걸 돕고 싶고, 우리가 먼저 글로벌 플랫폼(유튜브)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 독창적인 콘텐츠만 있다면 누구나 스타가 되는 시대다. 실제로 한 캐나다 사진작가는 촬영 에피소드들을 재밌게 찍어 유튜브에 올리면서 금세 유튜브 스타가 되기도 했다. 자신만의 열정이 담긴 뭔가를 꾸준히 올려, 팬들과의 신뢰 관계를 만들고 개인 인지도를 쌓는 게 중요하다."

- 콩글리시 관련 영상이 인기였다. 외국인들이 어떻게 답할지 예상했던 거 아닌가.
"어떤 답변이 나올지 100% 예상했다(웃음). 그런 단어만 골랐다. '콩글리시'라는, 정보를 얻게 하는 게 목적이지만 재미도 분명 있어야 하잖나. 어찌 보면 이런 게 우리 장점인 것 같다. 둘 다 이민 1.5세대라 동서양 문화 양쪽을 모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별다른 재능은 없지만, 문화 차이랄지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부분을 찾아 영상을 만든다. 저(스티븐)만 해도 한국에서 열네 살까지 살다가 호주에 이민을 갔다."

- 영상과 관련한 최근 추세는 어떤가.  
"우리 채널 구독자가 1년 새 정말 가파르게 올라갔다. 그동안 영상을 만들면서 스토리·편집하는 요령이 생겼는데, 영상에서는 독창적인 콘텐츠와 아이디어만 있으면 돈과 사람은 따라온다. 최근 한국에서 페이스북이 유행이던데, 이제 곧 유튜브로 옮겨갈 거다. 모든 게 영상으로 가고 있다. 요새는 구글 검색을 해도 영상이 먼저 노출된다. 

우리가 분석해보니 한국 트렌드가 흥미롭다. 다른 나라는 보통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유튜브 순으로 받아들이는데, 한국은 트위터→카카오스토리→페이스북→인스타그램 순서로 들어가더라. 아무튼 유튜브 경쟁력은 현재 구글 다음, 무려 세계 2위 검색 엔진이다. 향후 5년 이내에 구글 검색에서 영상이 중요해진다. 최근엔 아프리카TV 사용자들도 유튜브로 옮겨오는 추세다."

- 지금 한국에서도 촬영 중이라고 들었다. 
"9일부터 홍대 근처에서 20, 30대 청년들 상대로 촬영 중이다.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이미지가 어떤지, 어느 나라 전망이 더 밝다고 보는지 등을 물었다. 그런데 외국과는 사람들 반응이 다르다. 외국인들은 잘 몰라도 스스럼없이 자기 의견을 말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일단 피하거나 꺼리곤 한다. '제가 잘 몰라서', '말을 잘 못 해서'라면서, 완벽한 답변이 아니면 시도조차 안 하려고 하더라.

한편으론 교육의 문제인 듯도 싶다. 우리가 다녔던 호주 학교들만 해도 수업시간에 뭐든 그냥 얘기했고, 쓸모없는 질문을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아시아는 다르다. 학생들이 자기 의견을 말하길 두려워한다. 선생님이 '왕'이고, 학생들은 복종하는 법을 배우는 것 같다."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스티브.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스티브.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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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의 경우 변호사를 하다가 그만두고 전업 유튜버가 된 것으로 안다.
"5년 정도 세계적인 로펌에서 금융 전문 변호사로 일했다. 기업 인수 합병(M&A) 건으로 미국 월 가에 갈 기회도 있었다. 근데 일하는 동안 약간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사회가, 부모님이 변호사 되면 좋다고 해서 됐는데 막상 해보니 별것 없었거든. 주말도 없이 매일 새벽 1~2시까지 일했다. 야근 탓에 살찌고 건강도 나빠지면서 '내가 돈을 몇십억 번다고 해도 이렇게 살면 뭐하나?' 싶었다.

그때쯤 '강남 스타일'이 터졌다(가수 싸이 6집 대표곡, 2012년 7월 뮤직비디오가 전 세계적 화제가 됐다-기자 주). 회사 동료들, 50대 서양 아저씨들이 다 '말춤' 추고 다니는 걸 보면서 문화란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뮤직비디오 하나가 한 나라의 이미지도 바꿀 수 있구나, 하고. 다 포기하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은 새벽 3시까지 일해도 정말 즐겁다. 제가 하고 싶은 걸 드디어 찾은 느낌이다."

- 한국은 '헬조선'이란 말이 나올 만큼 상황이 어렵다. 그저 '도전하라'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이해한다. 그러나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행동하면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저만 해도 변호사 그만두고 카페 서빙을, 케이도 옷 가게에서 양복을 팔면서 돈을 모았다. 뭔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모른다. 자꾸 시도하고 행동해야 한다. 특히나 대학생처럼 젊은이들은 시간이 많지 않나. 그저 취업 준비만 할 게 아니라 여러 다양한 일들을 해보면 좋겠다."

"한국인들, '왜'라는 질문 적어"... '대통령도 질문 안 받는다'는 말엔 "wow"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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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까부터 유독 '질문'을 강조하는 것 같다.
"우리 둘 다 가장 좋아하는 질문이 '왜'다. 사람들이 '왜'라는 질문을 하면서 얻게 되는 이득을 모르는 것 같다. 스스로 왜 공부해야 하고, 자신이 왜 이걸 해야 하는지를 자꾸 자문하다 보면 내가 정말 뭘 원하는지, 자신의 비전은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 알다시피 한국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대통령조차 질문을 받지 않는다.
"박 대통령에 대해 자주 들었다. 사람들이 박 대통령을 특히 오바마와 비교하더라. 오바마는 늘 언론과 상대하고, 비교적 '센 질문'에도 스스럼없이 답하는데 한국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고 들었다. 그런데 질문을 받지 않은 게 이번 한 번인가, 아니면 계속 그랬나. (과거에도 몇 번 그랬다고 답하자) 와우... 정부는 원래 복잡하거나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을 싫어하긴 하지만..."

- 현재 전업 유튜버로 수익을 벌고 있나.
"구글 파트너로, 조회수에 따라 들어온다. 계약 사항이라 자세히는 공개할 수 없지만, 초기 한두 달 20~50달러 벌었다면 지금은 훨씬 높다. 조회수나 구독자 성장 곡선이 매우 가파른 편이다."

- 아시안 보스의 향후 목표는.
"일단 약 6개월 안에 다시 한국·일본에 돌아와 정식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어쨌든 아시안 보스의 목적은 아시아인들의 재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다. 우리는 한·중·일이 힘을 합치면 할리우드 2.0의 문화 센터가 될 거라 본다. 돈이나 이익보다도, 문화적 가치 전달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해봤으면 한다. 어떤 영상이든 섹시하게 만들고 싶다. 

지금은 사전 답사 형태로, 약 4주간 한국에서 가능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분위기를 파악 중이다. 먼저 유튜브와 관련해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 또 대학생들과 소규모로 소규모 강의를 통해 만날 예정이다. 남는 시간엔 교육·모바일앱·게임 등 다양한 스타트업과 투자자분들을 뵈려 한다. 우리가 보기엔 특히 미디어 가능성이 매우 큰데, 미디어 스타트업 분들도 페이스북(링크)으로 연락 달라. 만나 뵙고 싶다."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
 유튜브 채널 <Asian Boss>로 동영상을 연재 중인 케이.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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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한국 청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제가 볼 때는 기회 투성이다. 미디어 쪽은 더 그렇다. 누구나 미래에 대해 불안하고 저도 일 그만 둘 때 그랬는데, 다 내려놨다. 그리고 가장 원하는 걸 했더니, 하루하루 갈 수록 믿음의 긍정적인 힘 때문인지 잘 되고 있다. 리는 5년 안으로 1조 가치를 내는 회사가 될 거다. 확실한 자기 확신을 깔고 일단 해보는 것, 'Just do it'이 필요하다." (스티븐)

"스티븐이 말했듯 뭘 하든 '믿음'이 중요하다. 믿고 시작하면 사람들은 도와줄 거다. 그러나 우리가 단지 잘 되길 바라면서 기다리기만 했던 건 아니다. 본인의 명확한 목적지를 가지고, 그걸 위해 행동했다. 한국은 인터넷 스피드만 해도 세계 1위지 않나. 시야와 관점을 넓히고, 자기 확신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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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기자.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자세히 보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A political reporter. I'm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