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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뉴욕의 레지오넬라균 감염 확산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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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레지오넬라균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뉴욕 사우스 브롱크스 지역에서 레지오넬라병이 집단 발병하면서 4일(현지시각) 현재까지 81명의 감염이 확진됐고, 이 가운데 7명이 사망했다.

감염자 64명은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28명은 치료 후 퇴원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폐 질환을 앓았거나 고령자 등 고위험군 환자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 보건 당국이 브롱크스의 17개 건물 냉각탑을 조사한 결과 5곳에서 레지오넬라균 양성 반응이 나타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들 건물 가운데 호텔이나 병원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빌 드 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분들께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대앙해야 할 뚜렷한 흐름(집단 발병)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테리아의 일종인 레지오넬라균은 대형 건물의 냉각탑, 수도꼭지, 냉장고, 분수대 등에서 서식하다가 공기를 타고 전파된다. 2~12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목이 붓거나 고열, 오한, 구토 등 독감 증세를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한 해 8천~1만2천 명 정도가 레지오넬라균에 감염된다. 사람 간 전파는 없고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치료되지만, 노인이나 만성 질병을 앓아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의 사망률이 높다.

2001년 스페인에서 400명 이상 감염된 것이 가장 큰 집단 발병 사례이며, 미국에서는 1976년 필라델피아의 재향군인 모임에서 감염 환자가 200여 명 발생해 34명이 사망한 바 있어 레지오넬라(Legionnaires' disease·재향군인병)라는 이름을 붙였다.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늘면서 레지오넬라균 감염 위험도 커지며, 예방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사람 간 전파가 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를 격리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