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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성향으로 청렴을 강조해온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교육청의 청렴도를 가장 떨어트리는 업무로 지적된 학교운동부 운영의 청렴도를 높이는 데는 별로 관심이 없어 보인다.

국민권익위는 2014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발표하면서 '전국 시ㆍ도교육청 업무 중 운동부 운영의 청렴도가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에 다른 시ㆍ도교육청은 올해 들어 학교운동부 투명화와 비리 방지, 청렴도 향상을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인천시교육청은 나근형 전 교육감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이청연 교육감은 지난해 12월 인천지역 한 고등학교 운동부 학부모들과 면담하며 '운동부 청렴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지난 6월 2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지난 6월 2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 장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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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천>은 최근 인천지역 고등학교 야구부 2곳의 학부모회가 불법찬조금에 해당하는 회비를 걷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경우 감독과 코치에게 성적 상여금 수백만 원을 지급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고 잇달아 보도했다.

학교체육진흥법과 인천시교육청의 지침을 보면, 학교운동부 운영 경비 등은 학교회계와 학교발전기금회계에 편입하고 경비 지출 시 법인카드를 사용하게 돼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운동부 학부모들은 연회비와 월 회비를 낸 것도 모자라 대회 참가 경비도 '엔(n)분의 1'로 나눠 내는 등, 연간 1300만 원에 달하는 회비를 내지만, 영수증이나 통장 입출금 내역 한 번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문제의식을 느껴 문제제기라도 하면 아이가 경기에 나가지 못하고 벤치에 앉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어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운동부 학부모들의 이야기다.

이런 문제는 학교운동부의 고질적 관행이다. 이에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초 '2015학년도 학교체육 기본방향' 중점 운영 과제 중 하나로 '꿈을 위한 도전 학교운동부 선진화'를 정했다.

하지만 이 기본방향에는 후원금 학교회계 편입과 경비 지출 시 법인카드 사용, 대회 참가비용과 전지훈련 비용 공개 의무화, 금품 수수와 향응 등 청렴 관련 연수 실시, 학교운동부 지도자 자격기준 강화와 객관적 평가시스템 도입 정도 등만이 담겨 있다. 이는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용이다.

이에 비해 서울시교육청은 설문조사로 얻은 데이터로 학교운동부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 올해 초 '2015년 학교운동부 운영 청렴도 향상 방안'을 내놓았다.

이 방안을 보면, 운동부 관련 후원금을 전액 학교회계(발전기금)에 편입ㆍ집행하게 하고, 운동부 운영 경비 전액의 상세한 집행내역을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후원회, 학교 홈페이지 뿐 아니라 서울시교육청 정보공개 전용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했다.

상급 학교 진학 체육특기자 배정 제한, 훈련비 지원 제한 등 행ㆍ재정적 제한 조치 등, 운동부를 부적정하게 운영한 학교에 대한 제재도 강화했다. 또한 매해 12월에 운동부 지도자를 학부모들이 평가하고, 그 평가 자료를 재계약 시 적극 활용하게 했다.

충청남도교육청도 올해 낸 '2015 학교체육 주요업무' 자료의 '선진형 학교운동부 운영방안'에 운동부 지도자 평가 시 체육부장ㆍ운동부 담당교사ㆍ학부모 등의 의견을 수렴해 객관적으로 평가하라는 것과 학부모 부담 경비의 학교회계 편입ㆍ집행의 필요성과 방침의 상세한 설명을 넣었다.

아울러 학교 자체 징계를 포함해 징계를 받거나 학부모 민원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지도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거나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게 하는 등, 제재를 강화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인천 A고교 운동부 학부모 두 명은 이 교육감과 진행한 면담에서 감독의 전횡과 운영 경비의 불투명성을 제기하며 개선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교육감은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운동부 청렴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별반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관계자는 "2014년 초, 학교운동부 후원회 규약을 마련하고 모든 학교운동부가 후원회를 두고 회비는 전액 학교발전기금 통장에 입금하게 하는 등,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게 했다"며 "부적정 운영 학교나 지도자에 대한 제재와 학부모들의 지도자 평가 등은 내년부터 반영할 수 있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http://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학교 운동부, #야구부,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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