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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순천도조조형연구회와 합조각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15순천도조조형연구회와 합조각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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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금) 오후 3시, 순천문화건강센터 전시실에서는 순천도조조형연구회와 타 시·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合(합)조각회 회원들의 입체조형 전시회가 열렸다. 이 전시회는 7월 마지막 날인 31일까지 열린다.

2007년에 창립된 순천도조회는 지금까지 7회의 전시회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입체미술의 다양성을 알려온 순천지역의 대표적 조형 활동가들의 모임이다. 순수조각가들의 모임으로 1989년에 창립한 합조각회는 8회의 전시회를 열었다. 이 두 모임의 회원들이 연합해 입체미술활동이 빈약한 순천지역민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싶어 전시회를 열었다.

'도조조형연구회'는 평면미술이 아닌 도예와 조형을 결합한 미술이다.  순천지역에도 평면이 아닌 조형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출범한 작가들 대부분은 현직 미술교사들이다. 이들의 작품은 대부분 추상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쉽다.

엄길수씨의 작품 옆에선 작가들. 왼쪽부터 이행균, 강관욱, 엄길수. 여수에서 태어난 엄길수씨는 여수를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인 '남정중 화정려'를 바탕으로 해 작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엄길수씨의 작품 옆에선 작가들. 왼쪽부터 이행균, 강관욱, 엄길수. 여수에서 태어난 엄길수씨는 여수를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인 '남정중 화정려'를 바탕으로 해 작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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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30여 점의 작품 속에는 교복입고 깔깔대던 여고 시절 모습, 멀리 떨어진 시골 장에 나가 찬거리를 팔고 어둑어둑해질 무렵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고양이를 안고 있는 소녀, 달팽이가 그림을 그리며 기어가는 모습을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보는 아이, 독재자들의 음모로 죽어간 사람들을 그리며 희망을 노래하는 모습과 어렸을 적 봄직한 솟대 작품도 보인다.

조형작품은 바라보는 방향이나 조명에 따라 작품의 분위기가 달라진다. 때문에 조형미술은 평면미술이 가질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작품의 재질에는 석조, 브론즈, 도자기, 브론즈, 도자기, 테라코타, FRP 등 다양하다. 이들의 작품은 평면적 시각미술에만 익숙해있던 시민들에게 다양성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회장인 민형기 교사에게 "전시회의 제목이 왜 하필이면 '사람살이의 실체'입니까?"라고 묻자 그가 대답한 말이다.

"사람사는 게 별 게 있겠습니까? 뿔뿔이 흩어져 살아가는 사람들의 같은 생각 다른 표현을 함께 모은 것입니다"

국전 연3회 특선 초대작가이자 조각가로서는 한국 최초로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한 강관욱씨는 이들의 추대회원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교수직을 버리고 작품 활동을 위해 훌쩍 교단을 떠나 진도에서 전업 작가로 지냈던 그의 작품은 국립 현대미술관 등 전국 20개 지역에 소장되고 있다.

강관욱씨는 현재 전라북도 진안에서 블루베리를 재배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의 예술철학은 "수지가 맞으면 예술이 아니다"라며 40년 동안 석재와 정을 가지고 작품 활동에 전념하며 예술가들의 가난을 일종의 천형으로 여긴다. 강씨의 작품관이다. 

강관욱씨의 '생과 사' 작품 옆에선 엄길수(왼쪽)씨. 강관욱 작가는 전직 교수로 대학시절 엄길수씨 은사였다고 한다.
 강관욱씨의 '생과 사' 작품 옆에선 엄길수(왼쪽)씨. 강관욱 작가는 전직 교수로 대학시절 엄길수씨 은사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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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의 매력은 재료의 강한 저항을 이겨내고 견고한 덩어리 속에서 부드러운 형상이 하나의 생명체처럼 피어오르는 것을 감지하는 데 있습니다. 원석 속에 숨어 있는 형상을 끌어내기 위해 쪼아내던 작업은 제작실도 없이 아파트 베란다로, 버려진 공터로, 허허벌판으로 이어지면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 땅에 자생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겠다는 의지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 영혼의 상흔을 어루만지며 아직 상처를 모르는 영혼들에게 작은 상처를 안겨줄 그런 작품을 남기고 싶습니다."

"미술은 보이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단정한 회원들이 전시회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지금 우리 사회 모든 곳에서 문화운동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문화와 직접 부딪혔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듯, 서로 다른 형식의 토대에서 예술적 삶을 살아온 작가들이지만 '사람살이의 실체'를 찾고 현재를 보려고 합니다."

회원들은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이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며 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참여를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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