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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른쪽 위 가수 우마 구릉, 사진 오른쪽 기자 머히라즈 구릉, 사진 아래는 순다르 야답과 아사 동골 화가다.
▲ 카다를 걸어주는 지인들에 축하를 받다. 사진 오른쪽 위 가수 우마 구릉, 사진 오른쪽 기자 머히라즈 구릉, 사진 아래는 순다르 야답과 아사 동골 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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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이 입장하고 작가인 나와 함께 촛불에 불을 밝히며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다.
▲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이 입장하고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다.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이 입장하고 작가인 나와 함께 촛불에 불을 밝히며 출판기념회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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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금요일 오후 4시 30분(한국시간 오후 7시 45분), 네팔에서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라는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다. 네팔어로 번역된 나의 다섯 번째 시집이다. 장소는 나와 아내가 결혼한 구릉족 복지회관이다. 결혼한 장소에서 출판기념회를 갖는 것도 이색적이지만 책이 나오는 과정도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야하는 일이었다.

나는 어제도 그 전날도 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지진피해자들에게 전달할까? 그 고민으로 현재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 처음 네팔에 오기로 한 그날부터 나의 고민은 빵을 만들어서 어떻게 전하느냐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난 2012년 결혼한 아내와 한국으로 여행을 다니러 간다고 했을 때, 나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2년 9개월간 이어질 줄 몰랐다. 일시귀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하고 2개월 보름을 아내와 팔도강산 나의 지인들과 만나고 주요 유적을 답사한 후 아내는 한국에서 더 체류하면서 경제적으로 보충을 하기를 원했다. 사실 보충이란 말도 의미가 없는 최소한의 자립기반을 마련하자는 의미였다. 나는 아내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어서 격일근무를 하며 일을 시작했고 2년 정도 일했다. 그리고 지진 이후 나름의 인류애를 실천한다고 지인들에 도움을 받아 빵을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곳을 찾아 전달하고 있다.

내가 한국에 가기 전, 당시 내가 쓴 네 권의 시집에서 작품을 선정하고 네팔에 다년간 오가면서 써온 시 10여 편을 네팔이주노동자 출신 모한 까르기(네팔·한국문화센타 부대표, 47세)씨와 공동번역을 마친 상태였다. 그리고 그해 책이 출판된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3년 기간이 지나고 네팔인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노래한 시 한 편이 추가되어 총 52편의 시가 수록된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라는 시집을 3년이 지난 이틀 전 토요일 출간하게 되었다. 행사장에는 그동안 인연이 되어준 네팔의 주요 시인들과 화가 그리고 언론인들이 참석했다. 아내의 친구들, 기자였던 아내의 지인들도 함께 했다.

네팔한국문화센타 대표인 아내가 초청해서 행사장에 오셔서 말씀을 주신 마덥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있다. 네팔의 전통이라고 한다. 사진 아래는 행사가 끝난 후 디네스 아디까리 시인과 표지그림을 준 너겐드라 씨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고 사진 위 오른쪽은 나와 아내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에 요청에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 네팔한국문화센타 대표인 아내가 마덥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있다. 네팔한국문화센타 대표인 아내가 초청해서 행사장에 오셔서 말씀을 주신 마덥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에게 감사장을 전하고 있다. 네팔의 전통이라고 한다. 사진 아래는 행사가 끝난 후 디네스 아디까리 시인과 표지그림을 준 너겐드라 씨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고 사진 위 오른쪽은 나와 아내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에 요청에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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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한국문화센타 식구들과 한국인 학생 최성락 씨가 기념촬영 중이고 사진 아래는 행사장 모습이고 사진 아래 오른쪽은 내가 만든 작은 붓그림을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에게 선물로 전하고 있다.
▲ 네팔한국문화센타 식구들과 한국인 학생 최성락 씨 네팔한국문화센타 식구들과 한국인 학생 최성락 씨가 기념촬영 중이고 사진 아래는 행사장 모습이고 사진 아래 오른쪽은 내가 만든 작은 붓그림을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에게 선물로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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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한국문화센타가 출범하고 첫 행사를 주최한 아내와 멤버들도 모두 함께 했다. 특별히 이날 참석한 주요인사로는 네팔의 국가시인이라는 칭호를 얻은 96세의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 두루가 랄 쉬레스타, 전 주한네팔대사 꺼멀 쁘라싸다 고이랄라, 가수 쁘라딥 범전, 평론가이자 트리뷰반 국립대학교 교수인 머헤스 빠우델, 발문을 쓰신 람 바부 수베디, 네팔어 창시자 바누벅타의 나라얀을 노래로 들려준 시인 쁘러바 버터라이, 디네스 아디까리, 표지 그림을 선물한 너렌드라, 시인 크리스나 쁘라싸이, 여성 가수 우마 구릉씨 등이 함께 했고 한국에서 온 대학생 최성락씨는 마야가 부른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이라는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나는 네팔에 많은 출판기념회나 문화행사에 초대받아 참석한 바 있다. 그때마다 길고 긴 인사에 지치고 힘들었다. 그래서 나의 인사를 <아리랑>이라는 우리 민요를 한 곡 느리게도 부르고 빠르게도 부른 후 네팔과 인연이 있는 시를 네팔어와 한국어로 낭송하고 인사를 마쳤다. 평론가 머헤스 빠우델씨는 "네팔시에서 볼 수 없는 새로운 시적 양태를 보여주었고 그가 품은 인간애를 느낄 수 있는 시편들 그리고 길에 대한 이미지가 갖는 독특한 사유는 사람이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는 듯하다"고 평해주었다.

국가 시인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은 과거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나의 시를 그에게 들려주었던 날을 기억하며 "한 마리 아름다운 나비가 사가르마타(에베레스트) 봉우리에 올랐다가 날아가고 다시 날아오는 사유는 매우 아름다운 시적상상력이라며 그가 이제 시작한 네팔과 한국의 문학적 교감을 만들어 내기를 기원하고, 네팔의 작가와 한국의 작가들을 잇는 교량이 되어주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쁘람딥 범전은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 그리고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선생이 쓴 시를 자신이 불렀던 노래를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과 나를 축하한다며 불러주었다. 이날 행사에는 80여 명이 참석했다. 또한 행사장 안내를 위해 한국어 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들 7명이 함께 해주었다. 나는 단 한 번 그들에게 한국어 강의를 해주었다. 주로 한국인의 문화적 특성, 예의와 관습적인 것들을 소개했는데 많은 공감을 해주었던 학생들이다. 그들은 모두 모한 까르기씨가 강의하고 있는 학원에 학생들이다.

모든 시작은 불안하고 아쉬움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한 걸음 뗐다는 것은 다시 한 걸음 내딛을 준비라 생각하기로 한다. 출판기념회가 끝나고 다음날은 네팔의 휴무일이다. 하지만 나는 출판기념회로 하루를 소진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한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양로원을 찾아 빵 60개를 전달했다. 지진 이전에는 30여 명이 머물렀다고 하는데 지금은 반으로 그 숫자가 줄어들었다 한다. 그리고 당일에도 병원을 찾은 환자분들도 있고 해서 몇 사람에게만 직접 전달하고 나머지는 양로원 관리자에게 전달했다.

이번 주말에는 카트만두에서 지프차로 12시간 이상이 걸리는 아내의 고향과 그 인근 마을에 지진 피해지역을 찾기로 했다. 빵 1000여 개를 만들어 사전에 조사된 지역을 찾아 오가는 길에 전하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 중이다. 가능한 일을 멈추지 않고 행하는 일이 사람의 일이라 믿는다. 오늘도 모두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토요일 오후에는 한 양로원을 찾아 빵을 전했다. 아내와 람 바하두르 타다가 함께 했다.
▲ 한 양로원을 찾아 빵을 전하는 아내 토요일 오후에는 한 양로원을 찾아 빵을 전했다. 아내와 람 바하두르 타다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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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하늘 위에 있는 바다의 노래, #마덥 쁘라싸다 기미래 네팔 시인, #두르가 랄 쉬레스타, #시인 김형효, #네팔 한국문화센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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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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