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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지나가자 구조물에 붙어서 자라던 큰빗이끼벌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지나가자 구조물에 붙어서 자라던 큰빗이끼벌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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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아래 수공)가 큰빗이끼벌레 수거에 나섰다. 수공은 공주보에서 시작해 상류 3km 지점까지 보트를 이용, 튀김용 뜰채로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했다. 최근까지 115kg가량 수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는 수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며 금강에 들여놓은 마이크로 버블기(대당 1425만 원)에도 큰빗이끼벌레가 덕지덕지 붙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수공 구조물 장악한 큰빗이끼벌레... "망신").

수공은 30일 공주보에서 큰빗이끼벌레 제거활동에 나섰다. 수공은 자신들의 관리구역 바깥인 충남 공주시 백제큰다리 밑까지 보트를 이용해 큰빗이끼벌레 수거에 나섰다. 이들은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높이면서 유속을 만들어 큰빗이끼벌레를 제거하기도 했다.

수공 보트가 지나간 곳에서는 죽은 나뭇가지나 바위 등에서 떨어져 나온 큰빗이끼벌레들이 부유물 사이를 둥둥 떠다녔다. 제거 활동이 벌어지는 곳 주변에는 죽은 물고기에 파리가 잔뜩 달라붙어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쌍신공원과 수상공연장 인근에서도 육상에서 수거한 것으로 보이는 큰빗이끼벌레가 뒹굴고 있었다.

"큰빗이끼벌레 문제 제기될 때마다 수거... 눈 가리고 아웅"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지나가자 구조물에 붙어서 자라던 큰빗이끼벌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지나가자 구조물에 붙어서 자라던 큰빗이끼벌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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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걸 공주대 교수는 "큰빗이끼벌레를 관찰한 결과, 작은 공간에서는 자신이 분비한 물질에 의해 스스로 목숨이 끊어지기도 했다"라면서 "정부는 큰빗이끼벌레 분포 및 다른 항목의 조사를 진행하면서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한다, 이렇게 되면 실태조사 상 큰빗이끼벌레 분포 범위나 분포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강에 큰빗이끼벌레가 매년 창궐하는 건 비정상적이다, 물을 흐르게 하면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면서 "실태조사를 운운하면서 국민 세금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산란기 낚시꾼들이 강변에 몰리면서 수공은 '관리구역 외에 제재할 권한이 없다'며 회피해왔다, 그러면서 이제 와서는 관리구역 바깥까지 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 어불성설"이라면서 "환경부에서 조사가 이뤄지는 만큼 조사를 통해 제거가 이뤄져야 함에도 독단으로 수거하는 것은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관이 공동으로 큰빗이끼벌레 관련 조사를 벌여 수거하는 게 옳은지, 아니면 자연적으로 서식하도록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판단이 우선시돼야 한다"라면서 "언론에 의해 큰빗이끼벌레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제거한다면 향후 어떻게 관리할지 모르겠다, 당장의 눈가림만을 위한 행위로 변명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했다.

환경부 "수공, 해석 잘못한 듯... 과잉대응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보에서 2km 떨어진 충남 공주시 쌍신공원 부근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공주보 보트가 보에서 2km 떨어진 충남 공주시 쌍신공원 부근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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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 담당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주 환경부 회의 결과에 따라 관리구역(백제보, 공주보, 세종보) 안쪽과 지역주민들이 많이 찾으면서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곳에서 큰빗이끼벌레를 수거하고 있다"라면서 "지금까지 115kg 정도의 이끼벌레를 수거했다, 폐기물 처리 기준에 준해 처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수공이 관리구역을 벗어난 곳에서 수거 작업을 벌인 것에 대해서는 "관리구역 외에는 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큰빗이끼벌레 수거 작업이) 환경부 조사에 방해가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담당자는 "조사 용역을 맡은 사실을 아는 만큼 확인을 거쳐 용역에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라면서 "수거에 대해서도 환경부와 다시 상의해 결정에 따르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 금강유역환경청 담당자는 큰빗이끼벌레 수거와 관련해 "회의가 있긴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취수구 같은 곳에 큰빗이끼벌레가 걸려 문제가 되면 수거하라고 했지만, 일반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태에서 수거하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독성이 없고 악영향이 없다고 판정했는데, 수거한다면 오해를 살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공원이나 유원지 등에서 민원이 제기되면 수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보라고 했다"라면서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은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곳이 아니다, 전달이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태그:#수자원공사, #큰빗이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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