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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과 교육단체 대표 30여 명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선어학회한말글수호기념탑 앞에서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글과 교육단체 대표 30여 명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선어학회한말글수호기념탑 앞에서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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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영어몰입교육, 박근혜는 한자병기교육."
"한글이 일제도 이겼다, 박근혜 정부는 각오하라."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있는 조선어학회한말글수호기념탑 앞. 한글운동과 교육운동을 해온 43개 단체 대표들이 박근혜 정부를 성토하기 시작했다.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운동이 대정부 투쟁으로 번질 조짐이다.

한자병기 반대운동, 대정부 투쟁으로 번질 조짐

이들 단체들은 '한자병기 교과서 반대 국민운동본부'를 이른 시간 안에 발족시키고, 1000만 서명운동도 벌이기로 결정했다.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조선어학회선열유족회, 전교조 소속 대표 30여 명은 이날 기자회견의 밝힘글에서 "지금 한자검정능력시험을 보게 해서 엄청난 돈 벌이를 하고 있는 세력에 의해 교육부가 놀아나고 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1970년부터 박정희 대통령이 잘 해온 한글 살리기 정책을 뒤엎으면 한글을 짓밟은 연산군 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참가단체들은 ▲ 사교육비를 늘리는 친일반민족 행위인 한자병기 정책 중단 ▲ 일본식 한자교육용어 토박이말로 변경 ▲ 한자병기 추진 교육부 관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이대로 국어문화운동실천협의회 회장은 "한자검정시험 단체를 돕기 위해 한글을 더럽히려는 터무니없는 정책을 막아야 한다"면서 "교육부가 한글을 망치는 정책을 감행한다면 우리는 이 정부에 대한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종택 한글학회 회장도 "한자를 병기하는 기형적인 (언어정책을 가진)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한자병기라는 잠꼬대 같은 정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건범 한글문화연대 대표는 "한자병기 교과서는 한자급수시험 패거리들 장사를 돕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옥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도 "이명박은 영어몰입교육으로 박근혜는 한자병기교육으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자병기 좋아하는 한자파 일본으로 가라", "메르스보다 더 못된 한자병기 쓸어버리자"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 사회를 본 박용규 한글학회 연구위원은 "다음 주 중에 교과서 한자병기 반대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할 것"이라면서 "10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한자병기를 막기 위한 강력한 행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자병기' 교육부, 필수학습한자 왜 만드나?

한편, 교육부는 최근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한자교육연구팀에 의뢰해 500여 자 규모의 초등학생 필수학습한자(적정한자)를 뽑아내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교과서 집필자들이 이 연구 결과를 갖고 교과서 '한자병기'에 참고하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인다.

또한 교육부는 최근 교과서 한자병기 정책연구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교육과정 총론 연구팀'에게 맡겼다. 이 연구팀은 오는 30일쯤 찬반 단체들을 불러 한자병기에 대한 내부 의견수렴회의를 거친 뒤 오는 8월쯤 공개토론회 또는 공청회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자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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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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