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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망대의 모습. 나무데크가 파손되어 있다
▲ 호태산 전망대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망대의 모습. 나무데크가 파손되어 있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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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산뜻한 마음으로 등산에 나섰다. 호태산 푯대봉이 위치한 정상을 지나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다다랐을 때 평소와 다른 풍경이 눈에 띄었다. 전망대를 설치한 나무 데크 곳곳이 파손되어 있었다.

데크 위에는 '보수대기'라는 글자만 작게 새겨져 있을 뿐 어떠한 안전시설도 없었다. 자칫하면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

이미 온라인 민원창구에도 관련 민원이 제기되었다. 이에 담당부서인 안전산업국 산림과에서는 "전망대의 바닥파손 부분은 다시 보수 또는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에 따라 작업에 임하고 있다. 시공자 선정 후 자료구입 납품이 지연되는 관계로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확정일자 없이 작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아파트 단지 근처에 위치한 호태산은 1~2시간의 등산코스로 매일 찾는 등산객들이 많다. 평일에도 하루 100여명이 다녀가는 곳이다. 전망이 좋아 매일 이곳을 찾고 있다는 A씨는 "전망대의 마루 바닥이 파손되어 전망대를 통해 금강을 내려다 보기 어렵다. 고생해서 올라온 보람이 없는 기분"이라며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는 이곳에 대해 확실한 정비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손된 나무데크의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 위험천만한 나무데크 파손된 나무데크의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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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행정의 표본" 과거에도 규탄 받아

공주시는 2009년 금강변 인도에도 이 나무 데크와 같은 종류의 나무데크길을 설치했다. 정안천교에서 공주대교까지의 1812m의 구간에 10억여원에 달하는 돈을 들였다. 그러나 비와 시민들의 통행으로 인해 바닥 곳곳이 파손되었고 결국 5년만인 2014년 철거되었다.

당시 파손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시민 통행이 많은 곳이다보니 중간중간 많은 예산을 들여 보수했으나 결국 철거라는 처방을 내리게 된 것이다. 철거 당시 전시행정의 표본이라며 시민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내구성이 좋지 않은 벽돌을 사용하여 깨지고 뒤틀린 도로의 모습
▲ 훼손된 벽돌 도로 내구성이 좋지 않은 벽돌을 사용하여 깨지고 뒤틀린 도로의 모습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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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예는 또 있다. 벽돌로 설치된 충남역사박물관 앞 차도 문제이다. 금강변 나무데크를 설치했던 것과 같은 해인 2009년, '국고개 걷고싶은 문화거리 조성 사업'으로 3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완성한 길이다. 벽돌식무덤인 무령왕릉을 형상화했다는 이 도로는 눈으로 보기에도 내구성이 좋지 않은(일반벽돌에 가까운) 벽돌을 사용해 도로가 깨지고 패이면서 통행자들의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시청에 전화를 걸어 도로 보수 요청을 했고 "현재 보수를 위한 설계 중에 있고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5월에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라는 답변을 받았지만 6월 중순이 된 지금까지 달라진 점은 없다.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도로학회 조윤호 위원장은 "박물관 앞 벽돌식 도로는 획기적인 시도이지만 차도형 벽돌로 쓰이려면 일정 강도 이하로 충분한 내구성을 갖춰야 한다. 일반벽돌보다는 두께가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색 있는 공주만의 길을 만드는 것은 좋은 시도이다. 하지만 욕심대로 사업만 벌이고 차후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시의 대응방안이 적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공사에 착공하기 전에 미래를 생각하고, 시의 주인인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며 충분한 사전조사 후에 실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탑저널TV(www.topjournal.co.kr)에도 게재 예정입니다.



태그:#공주시, #호태산, #전망대, #나무데크,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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