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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법원의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무기징역 선고를 중계하는 CCTV 뉴스 갈무리.
 중국 법원의 저우융캉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무기징역 선고를 중계하는 CCTV 뉴스 갈무리.
ⓒ 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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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최고지도부는 처벌받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중국 인민 법원은 지난 11일 저우융캉의 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정치 권리 박탈, 재산 몰수 등의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저우융캉이 부인과 아들, 측근 등을 통해 받은 뇌물이 1억 2977만 2113위안(약 232억 원)이며, 그의 측근들도 21억 3600만여 위안의 불법 이득을 취득해 국가 경제에 14억8천600만 위안의 손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또한 6건의 국가 기밀 문서를 측근에게 넘긴 것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저우융캉이 받은 뇌물 액수가 매우 크고 직권 남용, 기밀 누설 등의 죄목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발표했다.

저우융캉은 "나의 잘못이 국가와 당에 손해를 입히고 악영향을 끼쳤다"며 "모든 죄를 인정하고 후회한다"고 인정하며 판결에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저우융캉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후 상무위원으로는 처음으로 기소돼 무기징역까지 선고받았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힘없는 모습으로 법정에서 판결을 받은 저우융캉은 한때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리던 최고의 권력자였다. 중국 베이징 석유학원 출신인 저우융캉은 석유공업부 부부장, 석유천연가스공사 사장, 국토자원부 부장 등을 역임하며 수십 년간 석유 산업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했다.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의 도움을 받아 정계에 입문한 저우융캉은 쓰촨성 당서기,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을 역임했고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 시절인 2007년 마침내 '권력의 핵심'이라 불리는 상무위원까지 올랐다.

시진핑의 반부패 개혁에 몰락한 '석유왕' 저우융캉

무소불위의 권력을 손에 넣은 저우융캉은 중국 석유 산업 이권에 깊숙이 개입했다. 그의 일가와 측근들이 끌어모은 부정 재산이 무려 900억 위안(약 16조 2천억 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새롭게 취임한 시진핑 국가 주석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권력 사정에 들어갔고, 저우융캉의 비리가 모두 드러나며 가족과 측근까지도 함께 몰락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누구도 헌법을 초월하는 특권을 가질 수 없다"며 "저우융캉에 대한 판결은 비리와 부패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 서기를 비리 혐의로 숙청하면서, 그의 후원자로 알려진 저우융캉도 함께 처리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애당초 법원이 저우융캉에게 사형 선고를 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시진핑 주석이 장쩌민 전 주석, 후진타오 전 주석 등 원로 그룹의 요구를 반영해 무기징역으로 절충했다는 분석도 있다.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강력한 반부패 개혁은 최고위층 권력을 누리던 저우융캉마저 끌어내렸고, 이로써 시진핑 정권의 힘도 더욱 막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그:#저우융캉, #중국, #반부패, #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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