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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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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체 : 5일 오후 7시 5분]

"일각에서는 사스 대응하고 비교도 하지만... (메르스 사태의) 양상이 사스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03년 참여정부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응 때와 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사회 일각에서 참여정부의 사스 대응 체계를 두고 정부의 메르스 대응 체계를 비판하는 것에 반박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의 '메르스 대응 현장' 방문은 지난달 20일 메르스 확진 환자 발생 이후 17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애초 예정됐던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집중토론회'를 연기하고 이 현장을 찾았다. 보건 당국의 초기 방역 실패와 이후 이어진 정부의 부실 대응으로 불붙은 비판 여론을 불식하기 위한 행보인 셈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4일 전국 19살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정부 메르스 관리 대책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8.3%로 집계됐다. 즉 국민 10명 중 7명이 정부의 메르스 대책에 대해 불신을 표하는 상황인 셈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메르스 사태 대응책에 고심하고 있다"며 "메르스는 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정책 과제로 정책 우선 순위 중 가장 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자체나 관련 단체, 독자적 해결 나서면 혼란 초래해"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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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실 대응으로 화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을 적극 해명하는 데 집중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20일 최초로 환자가 발생한 후에 정부가 초기에 어떤 국제 기준, 그리고 메뉴얼에 따라서 대응했지만, 결과적으로 초동 대응에 허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현재는 정부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확산 방지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믿음을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 정부는 접촉자 추적 조사 이 부분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제 메르스 관련 정보의 신속하고도 투명한 공개를 지시했기 때문에 의료 기관 간의 확진 환자 정보 공유, 또 대다수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명 공개, 이런 조치가 지금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뒤늦게 메르스 사태의 진원지로 꼽히는 평택성모병원을 공개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참여정부의 사스 대응 때와 비교해선 안 된다는 논리도 폈다. 당시 참여정부는 국내 확진 환자 발생 전 총리실 산하에 종합 상황실을 설치하고 적극 대응했다. 그 결과, 전 세계에서 8400여 명이 사스에 감염되고 810여 명이 사망하는 상황에서도 감염 환자가 3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두고 한국을 '사스 예방 모범국'이라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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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박 대통령은 "사스의 경우엔 중국이나 동남아에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그런 질병 유입을 막아내는 것이었다"며 현 사태와 방역 대처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이번 메르스의 경우는 내국인에 의해 그 어떤 질병이 유입된 후에 의료 기관 내의 여러 접촉을 거쳐 가지고 감염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양상이 사스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즉, 국내 유입만 막아내면 됐던 2003년 사스 상황과 달리 이미 국내로 유입돼 전파가 시작된 메르스 상황을 비교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의사가 서울 시민 1500여 명과 접촉했다'고 발표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지적도 나왔다. 현재 서울시와 복지부는 이 사안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는 중이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의 경우, 우리가 이전에 경험을 한 번도 못해봤던 감염병이기 때문에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서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각 지자체나 관련 단체가 메르스 대응과 관련해 어떤 특이 사항이 있다든지 제보할 것이 있다면 일단은 중앙방역대책본부로 통보해서 창구를 일원화해가지고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만약에 지자체나 관련 기관이 독자적으로 이것을 해결하려고 할 경우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 중앙부처와 지자체 간의 긴밀한 소통, 그리고 협업이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날 오전 '박 시장의 발표로 불안감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것과 같은 취지다.

"헌신적으로 환자 치료 중인 의료진에게 힘과 용기 줘야"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오후 메르스 환자 격리와 치료를 위한 국가지정 격리병상 중 하나인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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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 대통령은 메르스 대응에 나선 의료진들을 격려하며 "마지막까지 확산 방지, 완전 종식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전국의 격리 병상에서 우리 의료진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돌보는데 매진하고 있다"며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이렇게 헌신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우리 의료진에게 우리가 힘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격리 병원에 있는 환자 세 분이 퇴원을 준비 중이라 들어서 아주 반갑게 생각한다"며 "이걸 봐도 메르스는 이제 불치의 병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와 의료 기관이 힘을 합해서 노력하면 모든 환자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그:#박근혜, #메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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