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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갸 거겨
고교 구규
그기 가

라랴 러려
로료 루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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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하운, <시초> 중 개구리, 1949

금처럼 귀한 금개구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개구리 울음 소리는 개굴개굴. 그러나 개구리 소리는 모두 다르다. 청개구리, 참개구리, 금개구리 등 종류에 따라 내는 소리가 다르다. 특히 한국 고유종인 금개구리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개구리의 사촌 뻘로 몸집이 작고, 울음주머니가 없어 소리가 짧고 가냘프다. 개굴개굴 하는 큰 소리 대신 입맞춤 하는 듯한 소리는 가만히 멈춰 귀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다.
장남들판의 금개구리의 모습. 두 줄의 금색줄을 가져 이름 붙어졌다.
▲ 금개구리와 개구리밥 장남들판의 금개구리의 모습. 두 줄의 금색줄을 가져 이름 붙어졌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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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개구리는 눈 뒤에서 등쪽으로 두 줄의 금색줄이 있어 이름 붙여진 이름이다. 현재는 전국적으로 서식지가 10여 곳에 불과해 금처럼 귀한 개구리가 되었다. 이름 참 잘 지었다. 물을 좋아해서 물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이들은 과거에는 무척 흔했지만 농약 사용과 경지정리로 인한 서식지 파괴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어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2급종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남들판, 도농복합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터전

우리의 고유종이지만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금개구리를 만나기 위해 세종시에 위치한 장남들판을 찾았다. 아스팔트 길을 지나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따라가 흙길 한쪽으로 차를 세웠다. 그 자리에 서서 한 바퀴를 돌아보니 온통 논이었다.
장남들판과 금개구리를 알리는 팜플렛. 뒤로 장남들판의 모습이 보인다.
▲ 장남들판 금개구리 세상 장남들판과 금개구리를 알리는 팜플렛. 뒤로 장남들판의 모습이 보인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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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2010년, 세종시 건설과 함께 인근 금강물을 끌어 인공호수를 조성할 계획이었지만 2011년 충남발전연구원의 비오톱 조사로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 203호),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 205호)를 비롯한 멸종위기 2급종 맹꽁이와 독수리, 잿빛개구리매, 참매 등이 관측되어 집단서식처 모습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장남들판 환경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김지훈씨는 "흙은 표토유실이 너무나도 쉽다. 이에 반해 논은 맑은 물이 들어가고 나가 표토가 재활용 되어 표토유실이 없는 땅을 만들어 습지 못지 않은 종 다양성을 지니게 된다. 특히 미생물 균형도 적합하여 미생물과 동떨어진 요즘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금개구리를 포함한 장남들판의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곳을 보존하는 것이 세종시가 도농복합도시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장남들판 보존에 대한 열의를 밝혔다.
  
천년의 역사를 지닌 땅

장남들판은 금강과 맞닿은 곳부터 보존되고 있다. 가운데 제방을 기준으로 위쪽은 800~1000여 년의 농사가 이어진 곳으로 추정되고 일제강점기 때 제방을 만들어 하류로 농지를 확대하면서 지금과 같이 넓은 들판이 조성되었다. 따라서 양쪽의 토질이 다르다. 물론 오랜 기간 논농사를 지어온 곳의 흙 상태가 좋다. 여기서 우리는 논 농업은 인간의 노력으로 습지를 만들고 생태계를 배울 수 있으며 식량을 만들어내는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임을 알 수 있다.

저 멀리 건물이 밀집된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도심 한복판의 생태계이다.
▲ 장남들판의 모습 저 멀리 건물이 밀집된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도심 한복판의 생태계이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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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 너머로 모래 먼지가 인다. 아직도 세종시 여기저기에는 공사가 한창이다. 시에서는 계획적인 도시가 아니라 녹지조성을 통한 친환경도시를 꿈꾸고 있다. 장남들판을 현재와 같이 보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단순히 장남들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종시 전체, 나아가 우리나라의 생태를 보전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유도하고 보존하기 위해 탐방로, 관리센터 등 최소한의 시설만 조성하고 나무를 식재하여 공원을 조성할 계획에 있다. 현재 겨울이면 이곳을 찾는 맹금류들은 전봇대를 거처로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나무를 심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고 겨울에는 맹금류들의 쉼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나무 한 그루 없는 장남들판을 찾는 맹금류들의 거처는 전봇대이다. 나무식재를 통해 맹금류의 쉼터를 조성할 계획에 있다.
▲ 맹금류의 거처 전봇대 나무 한 그루 없는 장남들판을 찾는 맹금류들의 거처는 전봇대이다. 나무식재를 통해 맹금류의 쉼터를 조성할 계획에 있다.
ⓒ 오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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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014년 <금개구리野 반갑다!> 행사를 열고 금개구리를 원형지 보존 구역으로 이주 방류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으며 다음 달에는 시민과 함께하는 체험마당을 열어 전통방식 손 모내기를 진행할 계획이다.

곧 모내기철이다. 올해도 장남들판의 생태계는 순환하고 있다. 금개구리와 같은 멸종위기 종, 천연기념물 외에도 달맞이꽃, 닭의장풀과 같은 식물이 자라고 들판에는 고라니가 뛰놀고 있는 곳, 도심 속의 작은 생태계 '장남들판과 금개구리'에 대한 관심과 보전을 위한 노력이 인간의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탑저널TV에도 게재예정입니다.



태그:#장남들판, #금개구리, #세종시, #논, #생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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