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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한테 '직격탄'을 날리자 일부에서 '배후설', '총선출마설' 내지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고 노 전 대통령 '마지막 비서관'을 지낸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당 위원장은 이에 대해 '한 마디로 코미디'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6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노건호씨 발언은) 이번을 계기로 대통령님을 정략적으로, 특정 정치세력이 위기 상황만 생기면 끄집어내서 공격하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는 심정을 대변한 것"이라며 "앞으로 그렇게 갈 수 있도록 국민들이 해주어야 한다. 정치진영을 떠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분향하고 있다.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서 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분향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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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호씨는 지난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 때 유족 인사말을 통해 김무성 대표에 대해 "오늘 이 자리에는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습니다"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전직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며 내리 빗속에서 정상회의록 일부를 피 토하듯 줄줄 읽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습니다"며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로도 모자라 선거에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뜯어서 읊어 대고 국정원을 동원해 댓글로 종북몰이해대다가 아무 말 없이 언론에 흘리고 불쑥 나타나시니 진정 대인배의 풍모를 뵙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타령, 종북타령 좀 안 하시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 싶기도 하고 본인도 그간의 사건에 대해 처벌받은 일도 없고 반성한 일도 없으시니 그저 헛꿈이 아닌가 싶습니다"라며 "오해하지 마십시오. 사과, 반성 그런 거 필요 없습니다. 제발 나라 생각 좀 하십시오. 국가의 최고 기밀인 정상회의록까지 선거용으로 뜯어 뿌리고, 국가 권력자를 총동원해 소수파를 말살시키고, 사회를 끊임없이 지역과 이념으로 갈라 세우면서 권력만 움켜쥐고 사익만 채우려 하면 이 엄중한 시기에 강대국 사이에 둘러싸인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하시려고 그럽니까?"라고 말했다.

노건호씨는 "국체(國體)를 좀 소중히 여겨 주십시오. 중국, 30년 만에 저렇게 올라왔습니다. 한국, 30년 만에 침몰하지 말란 법 있습니까? 힘 있고 돈 있는 집이야 갑(甲)질하기 더 좋을 수도 있겠지요. 나중에 힘없고 약한 백성들이 흘릴 피눈물을 어찌하시려고 국가의 기본 질서를 흔드십니까"라며 "정치, 제발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예의는 쌍방이 지켜야 하느 것 아닌가?"

김경수 위원장은 "건호씨는 중국에 있다가 하루 전날 들어왔고, 사전 논의는 전혀 없었다"며 "지금까지 추도식 유족 인사말은 건호씨가 알아서 작성해왔고, 재단과 상의한 적은 없었다. 하루 전날 중국에서 들어와 그날 저녁 제사 지내고 하는데 논의할 시간도 없었다"고 말했다.

"노건호씨의 발언에 대해 일부에서 예의 없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 김 위원장은 "예의는 쌍방이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 고인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않았던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돌아가신 대통령에 대해 한마디도 없이 마치 쳐들어오듯이 오면 어떻게 하나"라며 "유족에 대해서만 예의를 지키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추도식이면 고인한테 예의를 지키는 게 기본이다. 김무성 대표는 NLL 발언에 대해 최소한 유감 표명이거나 해명은 하고 추도식에 와야 하는 게 도리다"며 "유족들도 김무성 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한다고 하니까 유감 표시나 해명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그런 게 없이 경찰을 대동해서 들어 왔고, 아무 말이 없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표 일정 확정해 주지 않고 언론 통해 알려져"

23일 오후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나눠준 모자를 살펴보고 있다.
 23일 오후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행사 시작을 기다리며 나눠준 모자를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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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의 추도식 참석을 사전 협의했었다고 한 것에 대해, 26일 노무현재단 오상호 사무처장은 다르게 설명했다.

노무현재단은 5월 12일 새누리당을 포함해 정부와 정당, 유관 재단에 추도식 안내문을 팩스로 보냈다. 오 사무처장은 "새누리당이 말하는 12일 비서실에서 재단에 전화했던 것은 추도식에 김무성 대표의 추모 화환을 보낸다는 것이었고, 그래서 (장소도 비좁고 해서 전체 추모화환을 받지 않으니) 보내지 말라는 의견을 전달한 통화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추도식에 참석한다는 언론보도는 16일에 나왔다. 오 사무처장은 "언론 보도 이후 김무성 대표가 올 상황에 대비해 서로 실무진끼리 이야기한 것이고, 대표 비서실에서 김 대표 일정은 최종 확정해 주지 않았으며 갈 확률이 높다고만 했다"며 "그래서 재단에서 19일 언론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정치권 인사 명단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래 새정치민주연합 등 정치권 참석 인사를 넣었다가 김무성 대표가 언론에는 참석할 수 있다고 했는데, 비서실에서는 갈 확률이 높다며 최종확정을 해주지 않아서, 정무적 판단으로 정치권 인사는 김무성 대표의 참석 여부가 최종 확정되면 넣자고 결정했다"며 "그래서 22일 최종 참석 확정을 하여 그 날 정치권 인사를 포함해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했다"고 밝혔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노무현, #노건호, #김경수, #김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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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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