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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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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인 로마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가 세계 최초로 국민투표로 동성 결혼을 인정했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23일(현지시각) 국민투표 결과 압도적인 과반 찬성으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아일랜드는 동성 결혼을 헌법으로 인정하는 국가가 된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스페인, 노르웨이, 캐나다, 프랑스 등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는 전 세계 19개국에 달하지만 국민투표를 통해 인정한 것은 아일랜드가 처음이다.

과거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친 적이 있지만 부결됐고, 결국 슬로베니아는 지난 3월 의회 입법을 통해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재외국민도 귀국해 투표... '뜨거운 열기'

이번 국민투표는 찬성파의 승리가 일찌감치 예견됐다. 아일랜드는 이미 2011년부터 동성 커플의 결혼을 시민결합(same-sex civil unions)이라는 제도로 인정하며 이성 부부와 동등한 권리를 부여해왔다.

국민투표에 앞서 여론조사에서도 찬성이 75%로 반대 의견을 압도했고,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는 "모든 사람이 누구를 사랑하든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일랜드 국민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열기로 투표에 참가했으며, 외국에서 거주하는 국민들도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해 일시 귀국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투표권을 행사했다.

이날 아일랜드에서는 수많은 동성 커플과 동성 결혼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거리와 광장으로 나와 동성애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국민투표 결과에 환호하며 축제를 벌였다.

가톨릭 교회, 노년층, 일부 농촌 지역 주민들이 반대표를 던졌으나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동성애 반대 운동을 이끄는 가톨릭계 사회운동가 데이비드 퀸은 "매우 실망스럽지만 결과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가톨릭 교회는 최근 사제들의 아동 성추문으로 사회적 비판이 쏟아지면서 국민투표를 앞두고 적극적인 반대 운동에 나서지 못했다. 아일랜드 가톨릭 주교회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 간의 고유한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성명을 발표하는 데 그쳤다.


태그:#아일랜드, #동성결혼, #국민투표, #가톨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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