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하시모토 도루 일본 오사카시장의 정계 은퇴 선언을 보도하는 NHK 뉴스 갈무리.
ⓒ NHK

관련사진보기


일본의 극우 정치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17일 하시모토 시장은 오사카시 폐지 주민투표가 부결된 것에 책임을 지고 연말까지 시장 임기를 마친 후 차기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사카는 오사카시를 폐지하고 5개 특별구로 분할해 오사카도(都)로 만들자는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오사카시와 오사카부(府)가 서로 광역 행정 권한을 갖고 있어 이중 행정으로 인한 낭비를 해소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집권 자민당과 제1야당 민주당은 특별 행정구를 설치할 경우 추가적인 행정 비용이 발생해 국가재정이 낭비되고, 행정 서비스의 역량도 더 낮아질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오사카도 구상'을 내세운 하시모토 시장은 만약 주민투표가 부결되면 정계를 떠나겠다고 선언하며 정치 인생을 걸고 공약을 추진했다. 그러나 오사카 시민들은 끝내 오사카도를 거부했다.

이날 주민투표가 끝난 후 개표 결과 '반대'가 70만5585표로 '찬성' 69만4844표를 아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부결됐다. 이날 투표율은 66.83%로 집계되면서 총선보다 더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부결이 발표된 직후 하시모토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들을 설득하지 못한 나의 힘이 부족했다"며 "오는 12월 임기까지만 시장직을 유지하고 그 이후엔 더 이상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쟁에 위안부 필요하다"... 하시모토의 쓸쓸한 퇴장

제2야당 유신당을 만든 '창업자'이자 일본 대도시 오사카시를 이끌며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해왔던 하시모토 시장이 전격 은퇴를 선언하면서 일본 정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변호사, 정치인으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극우 발언으로 잦은 외교적 갈등을 일으키며 한국, 중국, 유럽으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야쿠자였던 아버지가 자살하며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음에도 와세다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하시모토 시장은 온갖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에 매달려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오사카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법률상담을 해주는 패널로 출연해 인지도를 쌓은 하시모토 시장은 2008년 자민당의 공천을 받아 38세의 나이로 오사카부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곧 자민당을 탈당하고 유신당을 창당해 당수직에 오른 그는 '오사카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2011년 오사카부지사직에서 사퇴하고 오히려 한 단계 더 낮은 오사카시장 선거에 출마해 압승을 거뒀다.

야심있고 촉망받는 정치인 시장이었지만 "일본군 위안부의 강제동원 증거는 없다", "총탄이 오가는 전시 상황에서는 위안부가 어쩔 수 없이 필요하다"는 당의 발언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오사카도 구상'이 부결되면서 하시모토 시장은 은퇴를 선언했고, 이는 그와 '극우 코드'를 맞춰 평화헌법 개헌을 추진하려던 아베 정권에도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종군 위안부, #일본 유신당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