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소환조사를 받고 온 홍준표 경남지사는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거듭해서 의혹을 부인했다. 홍 지사는 "앞으로 전 인생과 전 재산을 걸고 단돈 1원이라도 부정한 돈이 나오면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먼저 카메라 기자들이 계속해서 사진을 찍자 홍 지사는 "카메라 찍지 말고 나갔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 "검찰 수사 이외에 답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2011년 옛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쓴 1억2000만 원의 자금에 대해, 홍 지사는 "검찰 조사 때 그대로 진술했다"며 변호사 때 모은 현금과 국회의원 원내대책비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 집사람의 진술서를 변호사를 통해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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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온 뒤인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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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변호사 11년 했다.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먹고 살고 아이들 교육시키고 집도 사고 했다"며 "정치하는 사람은 집에 양은그릇까지 판다는 말이 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변호사할 때부터 집사람이 현금을 모아 놓았다는 말을 이번에 들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대책비에 대해 그는 "운영비와 별도로 나왔다. 통장으로 들어오면 전부 현금화해서 나눠주고 야당에도 주었다. 그 때 남은 돈을 집사람한테 생활비로 주었다. 집사람이 현금으로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 6월 경선할 때 집사람이 현금 1억2000만 원을 가져와 계좌에 넣었다가 수표로 발급받아 당에 제출했다"며 "그때 문제가 되는 돈이라면 바로 계좌에 넣고 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집사람이 은행 대여금고와 관련해 진술서를 써주었고, 이번에 서울로 차 타고 가면서 그때 준 돈에 대해 물어봤더니 말하더라"며 "아들 결혼식 비용으로 3000만 원 쓰고, 1억 5000만 원 남아 있다고 했다. 검찰에서 대여금고에 대해 조사해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신아무개 비서관의 검찰 출석조사 여부에 대해 홍 지사는 "언론에서 억측으로 신 비서관이 출석을 회피하는 것처럼 하는데, 신 비서관이 소속되어 있는 기관과 현재 출석을 조율하고 있다. 본인도 출석해서 조사받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2011년 경선비용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적었다는 지적에 대해 홍 지사는 "2010년 경선 때는 대의원이 2만 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21만 명이었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데 한번에 1000만 원 가량 들었고, 별로 효과가 없다고 해서 그때 세 번 정도 보냈을 것이다. 텔레비전 토론과 연설회에 주력해서 압도적으로 이겼다"고 말했다.

옛 한나라당 대표 때 일정표와 관련해, 홍 지사는 "언론에서는 일정표를 검찰에 제출했다고 하던데 아직 제출하지 않고 변호사 사무실에 있다"며 "돈 전달자(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가 말을 지어내고 있고, 돈 전달한 시간과 장소를 검찰에서도 특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먼저 우리가 일정표를 낼 수 없다. 검찰에서 특정을 먼저 하고 나면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뇌물사건은 알리바이와 공여자의 진술이 중요하다"며 "언론은 우리가 일정표를 제출했다고 했지만 아니다. 검찰이 먼저 윤(승모)씨한테 돈을 주었다고 하는 시간과 장소를 물어보아야 한다, 검찰은 믿을 수 있지만 말을 바꾸는 윤씨는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천헌금설에 대해 홍 지사는 "정당이 총재 시절과 다르다. 공천심사는 외부인사가 절반이다, 당대표가 공천을 좌지우지 할 수 없다"며 "1억 원 공천설도 어이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지사는 "17대 총선(2004년)을 앞두고 영남의 한 중진 의원이 일요일에 집으로 찾아왔는데 직감적으로 돈이라고 생각해 안 만났다. 그 뒤 국회에서 만났더니 '5억을 주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바로 '16대 때는 20억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고 그 날 바로 공심위에 가서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성완종 전 국회의원을 만난 게 2011년 11월 2일이라고 했다. 그는 "그해 7월 4일 당대표로 선출된 뒤 넉달 지나서 성완종씨가 윤승모씨를 데리고 국회 대표실로 찾아왔다. 성완종씨는 윤씨가 고향 후배라면서 정치적으로 키워 달라는 말도 했다"며 "그때는 '디도스 사건'이 터졌을 때라 정신이 없었고 5분 정도 앉아 있다가 갔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언론 보도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제(10일) 한 방송에서 정치자금 회계보고서(경선자금)와 관련해 나온 것을 보았다, 검찰이 압수물을 공개하며 압박한 것이다"며 "검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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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경남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온 뒤인 11일 오전 경남도청 소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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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손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