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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수정 : 22일 오전 10시 19분]

동성애자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가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일부 시민들이 "동성애 강연을 취소하라"고 시위를 벌였지만, 강연은 큰 마찰 없이 마무리 됐다.
 동성애자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가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일부 시민들이 "동성애 강연을 취소하라"고 시위를 벌였지만, 강연은 큰 마찰 없이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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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반대한다? 흑인을 반대한다? 말이 안 되잖아요. 동성애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성애자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가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일부 시민들이 "동성애 강연을 취소하라"고 시위를 벌였지만, 강연은 큰 마찰 없이 마무리됐다.

김 감독은 이날 강연에서 "인권은 이성애자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다수가 인정하는 것에만 인권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엔 인권이 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강연장 밖에 나를 환영(?)해주는 분들이 많이 왔던데 강연장에 함께 들어와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강연에 앞서 광주시기독교교단협의회, 바른교육학부모연대, 청소년건강을위한시민연합 회원 50여 명은 5·18기념문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트라우마센터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윤장현 광주시장은 김조광수의 강연을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 성지 광주는 성(性)정치를 결사 반대한다', '예향의 도시 광주에 음란 퍼포먼스 동성애/퀴어성문화축제 추진세력을 초청하다니', '5·18호국영령이 잠든 민주성지 광주에서 동성애 강의라니' 등 동성애를 혐오하는 손팻말을 들기도 했다.

"동성애, 치유의 대상 아니다"

'성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의 강연이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동성애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오후 6시 강연 장소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성소수자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감독 김조광수씨의 강연이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동성애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오후 6시 강연 장소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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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연을 주최한 광주트라우마센터 측은 "최근 며칠간 김 감독의 강연을 취소하라는 항의 전화를 수 차례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청 홈페이지에는 "동성애는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무서운 범죄", "자녀가 항문성교를 한다고 하면 자랑스러워 할 건가" 등의 동성애 혐오 게시글이 올라왔다.

시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 말미에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시민이 질문을 해, 김 감독이 답변하기도 했다. 아래는 문답을 요약한 것이다.

- 도박하는 사람도, 살인자도 어떻게 보면 소수자다. 이들은 치유와 계도의 대상이지 스스로 "자신이 즐겁다, 행복하다"고 말하진 않는다. 또 이를 권유하거나 장려하지도 않는다.
"일단 도박중독자, 살인자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동성애자와 도박중독자, 살인자를 똑같이 견줘서 이야기해선 안 된다. 동성애는 그냥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거다. 도박을 끊을 수 있다고 해서 동성애도 치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모순이다."

- 동성애로 인한 에이즈 발병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동성애에 따른 에이즈가 만연하는 등 개인, 가정, 나라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에이즈 발병 초창기, 동성애자가 에이즈의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동성애자, 이성애자를 떠난 모두의 문제다. 그리고 성폭력 범죄 대부분의 가해자가 이성애자인데, 성폭력이 일어난다고 해서 이성애자를 문제 삼진 않는다. 성폭력이 이성애자 일반의 문제가 아니듯, 에이즈도 동성애자 일반의 문제가 아니다."

- 자연계 모든 것엔 자신의 위치가 있다. 부모는 부모, 자식은 자식,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의 위치가 있는데 동성애는 이 질서를 파괴한다. 또 동성애자는 자녀를 낳지 못하는데 그러면 어떻게 가정을 이어가고, 인류의 후손은 어떻게 존재하겠나.
"사실 나도 질문하신 분과 같은 고민을 한다. 내가 자녀를 입양하거나, 혹은 다른 방식으로 자녀를 낳는다고 했을 때 그 자녀가 우리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이 많다. 어느 누구보다 그런 고민을 많이 한다고 자신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성애자 자녀보다 동성애자 자녀가 훨씬 더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준비 안 된 가운데 길러진 이성애자의 자녀보다, 많은 고민 이후 길러진 동성애자의 자녀가 평균적으로 더 행복하다는 건 외국의 통계에도 나와 있다."

동성애자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가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일부 시민들이 "동성애 강연을 취소하라"고 시위를 벌였지만, 강연은 큰 마찰 없이 마무리 됐다.
 동성애자이자, 영화감독인 김조광수씨가 21일 오후 7시 광주 서구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소수자라서 행복하다'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강연에 앞서 일부 시민들이 "동성애 강연을 취소하라"고 시위를 벌였지만, 강연은 큰 마찰 없이 마무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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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감독은 "대개 많은 사람들이 '동성애자는 365일 내내 괴로워하고 울고 있을 거야'라고 생각한다"며 "게이는 스스로 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순간 자신의 기준에 따른 수많은 행복한 일들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의 5~10%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동성애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이 자신을 긍정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회가 과연 건강한 사회일까"라며 "그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열심히 일하는 게 사회를 위해서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동성애 혐오 시위를 벌인 광주기독교교단협의회는 지난해 12월 서울시민인권헌장 제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을 때, 광주인권헌장과 광주학생인권조례의 성소수자 인권 관련 조항에 반대하는 광고를 <조선일보> <한겨레>에 실어 문제가 된 바 있다(관련기사 : <조선> 이어 <한겨레>에도... '동성애 반대' 광고).


태그:#김조광수, #광주, #트라우마센터, #동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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