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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무상)급식'을 바라는 학부모들이 아파트에 작은 펼침막을 걸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입주민들이 이미지가 나빠져 아파트값이 내려간다며 떼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경남 무상급식 중단에 항의하며 아파트에 작은 펼침막을 걸고 있다. 아파트 펼침막은 주로 노란색 바탕에 가로 90cm, 세로 60cm 크기이며, 양산 학부모들은 "의무교육 의무급식", 창원 마산은 "급식도 교육이다, 무상급식 실시하라"라고 새겼다.

[관련기사] 아파트 베란다에 '의무급식 펼침막' 못 건다고?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19일 통도사 일원에서 열린 '가족사랑걷기대회'에 참석해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란 펼침막을 들고 걸었다.
 양산지역 학부모들은 19일 통도사 일원에서 열린 '가족사랑걷기대회'에 참석해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란 펼침막을 들고 걸었다.
ⓒ 허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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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학부모 밴드(SNS) 모임은 펼침막을 제작해 북정초교 학부모 150여개, 신기초교 학부모 120여개, 어곡초교 학부모 60여개, 웅상초교 학부모 60여개씩 나눠주었고, 일부 학부모들은 이를 아파트 베란다에 달았다. 마산 학부모들은 18일 "무상급식 되찾기 광려천 걷기" 행사를 마친 뒤 나눠주었다.

의무급식 펼침막 걸자 관리사무소 "자진철거" 방송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고 새겨진 펼침막을 내걸자 관리사무소에서 '관리규약'을 들어 철거하라고 해 논란을 빚었다. 관리사무소가 지난 16일 한 차례 방송을 통해 '자진철거'를 요구하자, 학부모들은 항의하며 '사과 정정방송'을 요구했다.

관리사무소는 펼침막을 광고행위로 보고 관리규약을 근거로 자진철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리사무소는 이날 한 차례 방송 뒤 추가 방송은 내보내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요구했던 '사과 정정방송'도 아직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재 이 아파트에는 100여개의 펼침막이 내걸려 있다.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는 32평, 45평의 도시형 아파트로 684세대가 살고 있다. 펼침막이 논란이 되자 '네오파트 입주자대표회의'(대표 박종태)는 17일 회의를 열고 18일 '현수막 자진철거 방송에 대한 표명'이란 제목의 입장을 게시판에 부착했다.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아파트 베란다에 의무급식 펼침막을 내걸어 논란이 되자,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8일 입장표명 게시문을 통해 "전혀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아파트 베란다에 의무급식 펼침막을 내걸어 논란이 되자,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18일 입장표명 게시문을 통해 "전혀 관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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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게시문을 통해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주체들은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학부모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나 아파트 관리규약에 근거하여 수천명이 모여사는 공동집합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분쟁과 민원을 방지하기 위해 방송이 시행되었음을 알려드리며, 예민한 정책적인 문제에 대해 전혀 관여할 이유가 없음을 명확히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종태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사람마다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아파트가 분쟁에 휘말리기 싫다, 펼침막에 대해 항의하는 주민도 있다, 잘못하면 주민 사이에 싸움이 될 소지도 있다"며 "무상급식 찬반이 있을 수 있고, 펼침막을 달아놓으니까 아파트 이미지가 좋지 않다며 관리사무소에 민원도 있다, 학부모 입장도 이해하는데 공동주택이니까 양쪽을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녀회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학부모 입장은 이해가 된다, 학부모가 아닌 주민들 가운데는 펼침막을 걸어 놓으면 아파트 값 내려간다고 걱정하는 소리도 있다"며 "더군다나 세월호 1주기가 되어서 그런지, 펼침막 바탕이 노란색이다보니 보기가 싫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네오파트는 입주 환경이 좋아 좋은 평판인데 이번 일로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네오파트에 사는 한 학부모는 "아파트 관리규약은 광고행위를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의무급식은 광고가 아니고 상업행위도 아니다"라며 "일부 주민들이 혐오스럽다는 말을 한다 하고, 아파트값 내려간다고 걱정한다는데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인근에 있는 작은 빌라라든지 규모가 작은 아파트에는 펼침막을 달고 있고,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는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달겠다며 펼침막을 가져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펼침막 게시는 표현의 자유에 해당되며 금지 행위는 위법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훈 변호사는 "주인이든 임차인이든 자기 집에서 할 수 있는 의사표현을 막을 법적 근거는 없고, 그런 관리규약은 위법이기에 무효다"라며 "무상급식 펼침막은 명예훼손도 아니고 상업행위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산지역 학부모 40여 명은 19일 통도사 일대에서 열린 '가족사랑 걷기대회'에 참석해 아파트용 펼침막을 들고 함께 걸었다.

경남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16일 베란다에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펼침막을 걸어놓았다.
 경남 양산 북정동 네오파트에 사는 학부모들이 16일 베란다에 '의무교육 의무급식'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펼침막을 걸어놓았다.
ⓒ 최경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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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무상급식, #의무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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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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