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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주기.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드러낸 대형사고였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우리 사회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르며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웃나라 일본은 어떨까. 지진, 원전 등 재난의 나라 일본. 1923년 9월 관동대지진, 1995년 1월 한신·아와지 대지진, 그리고 2011년 3월의 동경 대지진은 일본인들의 가슴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 있다. 이들은 수많은 희생자를 낳은 재난 이후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지난해 10월 방문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발생한 일본 고베시의 '인간과 방재미래센터'와 일본의 심장부인 동경의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의 사례를 2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기자말

고베시의 '인간과 방재미래센터'가 전시 위주였다면 도쿄시의 다찌가와 방재센터는 체험 위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 체험 위주의 도쿄 다찌가와 방재센터 고베시의 '인간과 방재미래센터'가 전시 위주였다면 도쿄시의 다찌가와 방재센터는 체험 위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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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시의 '인간과 방재미래센터'가 한신·아와지 대지진이 발생한 1995년 1월 17일에 시계가 멈춰 있다면, 일본의 심장부인 동경의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의 시계는 1923년 9월 1일의 관동대지진과 동경대지진이 일어난 2011년 3월 11일을 가리키고 있다.

두 곳 모두 일본 역사에서는 잊지 못할 큰 대재앙이 발생한 곳으로, 이 두 사건을 교훈으로 삼아 재앙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자는 의미로 방재센터가 들어서 있다.

앞서 보도(관련 기사 : 고베 지진을 기억하는 방법, 일본답다)한 일본 고베시에 위치하고 있는 '인간과 방재미래센터'가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아픈 상흔과 교훈을 전시물을 통해 간직하고 있다면, 동경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는 실제 재난 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요령을 몸소 체험함으로써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즉각조치 요령을 체득할 수 있는 체험 센터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즉 '인간과 방재미래센터'가 눈으로 보고 느끼면서 재난에 대비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면,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는 몸소 체험을 통한 재난 대처 방법을 체득할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특히, 지난 1992년 들어선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는 재난에 노출되어 있는 도쿄 도민들을 위한 시설로 다섯 가지 체험을 통해 지진은 물론 화재, 응급 구호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즉각조치 요령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다.

고그레 센터장은 1992년에 설립된 센터의 주요기능으로 ①방재미니시어터 기능 ②지진체험 코너 ③연기체험 코너 ④화재 진화체험 코너 ⑤응급구호 등 5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 방재센터의 프로그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고그레 센터장 고그레 센터장은 1992년에 설립된 센터의 주요기능으로 ①방재미니시어터 기능 ②지진체험 코너 ③연기체험 코너 ④화재 진화체험 코너 ⑤응급구호 등 5가지의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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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 방문에 직접 안내자를 자처한 고그레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장은 "센터에는 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마을자치회, 그리고 사업장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는데, 센터에서 요즘 중시하는 것은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방재교육과 체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그레 센터장은 또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의 주요 기능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고그레 센터장이 손꼽은 다섯 가지 주요기능은 ①방재미니시어터 기능, 즉 3D 입체 영상관을 통한 교육 ②지진체험 코너(동일본대지진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 ③연기체험 코너 ④화재 진화체험 코너 ⑤응급구호 등이다.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 내의 5곳의 체험공간을 모두 체험하는 데는 2시간 30분이 소요되며, 코너별로 30분씩 이론교육과 함께 실제 체험을 해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기자는 이날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를 방문한 방문객들과는 별도로 고그레 센터장과 고이즈미 인스트럭터의 특별 안내를 받아 5개 체험공간 체험에 나섰다.

가장 먼저 미로와 같이 복잡한 공간에 연기가 자욱한 연기체험장으로 향했다. 연기체험장에서는 이동시 자세를 바짝 엎드려서 이동해야 한다는 점과 미로와 같은 공간을 통해 밖으로 탈출할 시 비상등이 피난자 유도등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지역 곳곳에서도 보급 확산에 나서고 있는 가정용 화재경보기의 효율성과 중요성 또한 새삼 깨닫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

연기체험장에 이어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의 가장 핵심 시설이라고 할 수 있는 지진체험실에 다다랐다.

고베·동경 대지진 등 7개 지진의 강도를 그대로 체험

지진체험실에서는 2011년 3월 발생했던 동경대지진을 비롯해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기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등 데이터에 입력되어져 있는 7개의 지진 데이터에 맞게 실제 지진 강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첨단 기기가 들어서 있다.
▲ 지진체험실 지진체험실에서는 2011년 3월 발생했던 동경대지진을 비롯해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기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등 데이터에 입력되어져 있는 7개의 지진 데이터에 맞게 실제 지진 강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첨단 기기가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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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체험실에서는 2011년 3월 발생했던 동경대지진을 비롯해 사상 최악의 인명피해와 재산피해를 기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 등 데이터에 입력되어져 있는 7개의 지진 데이터에 맞게 실제 지진 강도를 체험할 수 있도록 첨단 기기가 들어서 있다.

먼저 체험을 하기 전에 고이즈미 인스트럭터의 설명이 이어졌다. 고이즈미씨는 "도쿄소방청에서는 10개의 지진 포인트를 관리하고 있는데, 지진체험실에서는 동일본 대지진, 한신·아와지 대지진, 관동대지진 등 7개 지진 데이터가 있고,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라며 "또한, 구조용 도구들도 비치해 도구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이즈미씨의 행동시범이 이어졌다. 고이즈미씨는 지진시, 지진 직후, 지진 후의 3가지 행동을 학교 부교재인 '지진과 안전'에 따라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급 지진속보가 발령되면 즉시 탁자 밑으로 들어가는 등의 안전을 확보하고, 지진이 사라지면 가스불을 확인한 뒤 가스를 끈다.'

신속한 행동과 함께 고이즈미씨의 지진발생시 대처요령을 청취한 취재진은 곧바로 체험에 들어갔다. 먼저 진도 7의 강진으로 쓰나미와 함께 엄청난 악몽으로 기억되고 있는 동일본 대지진 체험에 나섰다. 약 1분여간 진행된 동일본 대지진 체험은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고 굉음을 내뿜었다.

지진이 시작되자 취재진은 고이즈미 인스트럭터의 교육대로 곧바로 탁자 밑으로 들어가 탁자 다리를 잡고 지진이 멈추기만을 기다렸다. 지진이 멈추자 바로 탁자 밑에서 나와 가스불을 끄고 엄청난 진동으로 아수라장으로 변한 집안 정리에 나섰다. 가상체험도 가공할 만했던 동일본 대지진의 여진은 아직까지도 몸이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이어 직하형(直下型, 지진의 진동이 좌우가 아닌 상하로 흔들려 파괴력이 큰 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낳았던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체험에 나섰다. 동일본 대지진보다 체험 시간도 짧았지만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체험은 충격파가 더 컸다. 체험장에 비치돼 있던 물건들도 동일본 대지진 체험 때보다 더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직하형 지진의 파괴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만약 예고되고 있는대로 일본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직하형 지진이 일어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해진다.

지진체험실에서 잊지 못할 체험을 한 취재진은 다시 고그레 센터장의 안내를 받아 영상관으로 향했다. 비록 영상관 체험은 하지 못했지만 영상관에서는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영상을 별도로 3D로 제작해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니 한쪽 교육장에서는 여성들이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실습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를 찾는 방문객들은 어떤 체험이건 대충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여성들의 모습에서 절실함도 보였다.
   
정면 화면에 화재상황이 상영되면 화재단계에 따라 실제로 진화체험을 할 수 있다. 오른쪽 옆에는 진화용 소화기가 비치돼 있다.
▲ 화재진화체험장 정면 화면에 화재상황이 상영되면 화재단계에 따라 실제로 진화체험을 할 수 있다. 오른쪽 옆에는 진화용 소화기가 비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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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기자 일행은 화재진화체험 코너를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불이 난 상황이 실제로 화면을 통해 상영되면 체험장에서는 소화기와 소방호스를 연결해 실제로 화재를 진화하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5가지의 체험공간에 대한 친절한 해설과 함께 안내를 해 준 고그레 센터장은 "(재난이 많은 일본에는) 자율방재조직이 마을 차원에서 조직이 돼 있고, 지자체나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며 "자율방재조직은 훈련 또한 수시로 하고 있고, 요즘은 방화활동뿐만 아니라 중장비를 조작할 수 있도록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 고그레 센터장
도쿄소방청이 운영하는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에는 개원 20년 만에 110만 명이 다녀갔고 현재도 매년 6만 명이 넘는 인원이 이곳을 찾아 실생활에 유용한 지진 발생시 대처요령, 화재발생시 대처요령 등을 몸소 체득하고 있다. 바로 도쿄도민의 방재교육센터인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를 이끌고 있는 이가 바로 고그레 센터장이다.

- 다찌가와 도민방재교육센터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도쿄 도민들을 위한 시설로 다양한 방재체험을 할 수 있도록 1992년에 설립됐다. 주요기능은 5가지로 ①방재미니시어터 기능 ②지진체험 코너 ③연기체험 코너 ④화재 진화체험 코너 ⑤응급구호 등을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 이곳을 찾는 학생들은 의무적으로 방재교육을 받게 돼 있는가.
"초중고에는 학교에 방재교재가 있다. 부교재인데 '지진과 안전'이 그것이다. 부교재에 따라 체험을 하고 있고, 자발적이지만, 의무감을 갖고 교육을 하고 있다."

- 연간 방문객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실질적으로는 6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오고 있다. 경제효과는 파악대상도 아니어서 잘 모른다. 경제효과를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센터 운영은 민간조직이 하고 있다는데 입장료는 별도로 있나.
"재단법인이 위탁을 받아서 운영하고 있다. 위탁한 단체는 도쿄소방청이다. 입장료는 없다. 무료다."

- 운영,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도쿄소방청 예산 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상, 관리상 문제가 없다. 위탁료를 받아서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적자는 없다."



태그:#도쿄방재청, #다찌가와 도민방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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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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