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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중인 로스룸베로스.
 공연 중인 로스룸베로스.
ⓒ 전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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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봄바람만 부는 줄 알았더니 라틴의 바람도 같이 분다. 지금은 한중남미문화교류주간. 부산에서는 이미 한중남미영화제, 전시회, 문화강좌들이 열리고 있다.

부산이 너무 멀다고? 그럼 가까운 극장에 가보자. 멕시코의 국민감독 이냐리투의 <버드맨>이 상영 중이니까. 이렇게 알게 모르게 불고 있는 바람, '라틴의 바람'을 음악으로 느끼게 해줄 사람들이 대학로에 나타났다. 바로 3인조 밴드 로스 룸베로스 드 메사추세츠(아래 로스 룸베로스). 지난달 26일, 그들이 직접 서울재즈아카데미에서 라틴음악 마스터클래스를 열었다. 로스 룸베로스와 함께하는 라틴음악의 현장, 지금 떠나보자.

멤버 및 마스터클래스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멤버 및 마스터클래스 전반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 전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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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We're LOS RUMBEROS de Massachusetts. we're from Mexico, we took a long flight yesterday. It was 29 hours for traveling." "Oh, no, no, it's 27." "Um.. 27? 22? anyway."

소개부터 서로 아웅 다웅하며 재미난 분위기를 연출하는 그들, 29시간(?)을 날아 지구 반대편으로 온 '로스 룸베로스'. '로스 룸베로스'는 버클리 음대에서 만난 멕시코 친구 빠울, 리또, 앙헬이 결성한 3인조 밴드다.

이 밴드는 룸바를 중심으로 한 라틴음악을 한다. 밴드 이름 '로스 룸베로스'도 '룸바하는 사람들'이란 뜻이고. 여기서 '룸바'는 어떤 음악일까? 룸바 말고도 어떤 라틴음악들이 있을까? 삼바, 살사, 맘보, 보사노바… 얼핏 이름만 들어본, 혹은 라틴댄스의 종목으로만 알고 있었던 음악들. 이 음악들은 각각 어떤 특징들이 있을까? 라틴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줄 마스터클래스 내용을 공개한다.

인구의 이동


앙헬이 "앞으로 보실 것들은 우리가 연구한 것들입니다"라며 자신있게 마스터클래스를 시작했다. 현대 라틴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라틴음악의 형성과정을 알아야한다. 때문에 그는 라틴아메리카로의 인구 이동에 설명의 초점을 맞췄다.

사람들이 라틴아메리카로 이동하며 자신들의 음악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아시아계 원주민들의 음악, 정복시대의 유럽인들의 음악, 노예로 들어온 아프리카인들의 음악 모두가 섞여 라틴의 뿌리를 형성했다

끌라베


라틴음악들은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끌라베'를 사용하는 것이다. 끌라베는 일종의 리듬스틱이다. 끌라베로 연주하는 리듬은 다른 타악기들의 연주 기준이 된다. 다른 퍼커션의 리더가 되는 것이다.

라틴음악의 세 지역들

보사노바를 설명해주는 리또와 이를 기타로 연주하는 앙헬
 보사노바를 설명해주는 리또와 이를 기타로 연주하는 앙헬
ⓒ 전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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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와 보사노바를 비교하는 중, 재미난 제스처의 리또
 삼바와 보사노바를 비교하는 중, 재미난 제스처의 리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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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타악기을 이용해 꿈비아를 설명해준 로스 룸베로스
 다양한 타악기을 이용해 꿈비아를 설명해준 로스 룸베로스
ⓒ 전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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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비아와 함께 춤을! 관객들도 일어서서 함께한 댄스타임
 꿈비아와 함께 춤을! 관객들도 일어서서 함께한 댄스타임
ⓒ 전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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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들은 라틴음악을 지역에 따라 '쿠바', '브라질', '퍼시픽 코스트(태평양 연안도시들)' 세 가지로 구분했다. 진행은 이 지역들의 기본적인 리듬을 살펴보고, 대표적인 곡들을 들어보거나 직접 멤버들의 연주를 감상하는 순이었다.

쿠바음악 하면 보통 '살사'를 생각하는데, 살사는 '맥스(mix)'의 의미다. 기초적으로 같은 리듬을 연주하지만 맘보, 차차차 등 리듬 위에 여러 음악들을 섞었다. 라틴재즈의 초기 형태인 아프로 쿠반 스타일 역시 아프리카 음악과 쿠바의 음악, 또 미국의 재즈 스타일을 섞은 것이다. 룸바 역시 이런 식으로 파생된 아프로 쿠반 음악인데 원시적인 폴리리듬(2가지의 리듬이 한 곡 안에서 개별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로스 룸베로스는 룸바 중에서도 '룸바 플라멩코' 기반의 음악을 한다.

브라질 음악은 역시 '삼바'와 '보사노바'가 가장 유명하다. 삼바는 흔히 우리가 '브라질'하면 떠올리는 강렬하고 독특한 느낌을 가진 음악으로, 2박 계통의 음악이다. 카니발에서 추는 현란한 춤의 반주음악이기도 하다. '보사노바'는 이 '삼바'에 모던재즈의 감각이 가미된 음악으로 '새로운 물결'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삼바보다 차분하고 서정적이며 당김음이 많은 특징이 있다.

퍼시픽 코스트의 음악은 '칠레나', '꼬에까' 등 우리에게는 생소한 민속 음악들이 주를 이룬다. 조그만 마을들이 가진 민속성이 외부 영향 없이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 칠레, 볼리비아, 페루 등지에서 인기가 많다. 특히 '꿈비아'라는 장르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195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대별 꿈비아들을 들어보며 비교하는 시간을 가졌고, 로스 룸베로스는 각각의 꿈비아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며 흥을 돋웠다. 그들을 따라 관객들도 같이 일어나 셀레나의 '꿈비아'리듬에 몸을 맡겼다.

마스터클래스가 끝나고 로스 룸베로스는 대표곡 'A Rumbear'를 시작으로 총 3곡을 공연했다. 라틴 특유의 3도-6도 화음이 보컬의 입체감을 높여줬고, 멤버들의 무대매너는 공연 자체의 입체감을 살리기에 충분했다. 멤버들은 관객석으로 내려와 관객들과 직접 교감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달궜다. 뼛속까지 라틴 뮤지션인 그들. 그들에게서 자신들의 문화와 음악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그 자부심이 그들을 이렇게 먼 길 달려오게 만들었으리라.

에필로그

중학교 시절 본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내게 라틴아메리카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고. 대학 교양시간에 들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의 음악들은 내게 쿠바에 대한 동경을 심어주었다. 이 작은 경험들이 내가 라틴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 마스터클래스도 분명히 누군가에게는 그러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획일화된 클래식 마스터클래스 스타일에서 탈피한 라틴음악, 월드뮤직 마스터클래스들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그러다보면 폭넓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안목이 점점 우리에게 생기지 않을까. 어려울 수도 있는 다양한 라틴음악들을 시종일관 밝은 웃음과 농담들로 편안하게 알려준 로스 룸베로스에게 감사한다.

"Buena suerte, LOS RUMBEROS!"


태그:#로스룸베로스, #라틴음악, #마스터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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