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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책표지.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책표지.
ⓒ 거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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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에 출간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은 지금까지 별다른 의심 없이 써온 화장품을 돌아보게 하고, 20여 년 동안 지속된 나의 화장품 사용 습관을 바꾸게 만든 책이다(관련서평: '스킨 다음엔 로션', 당신도 속았죠?).

가장 큰 변화는 '기초 4종 세트'에 대한 인식이었다. 그 책을 읽을 당시 (2년 전부터) 난 걸쭉한 느낌의 스킨이나 로션 하나만 발랐었다. 하지만 '기초 4종'을 갖춰 써야 한다고 알고 있었고, 아침, 저녁이나 부위에 따라 다양한 크림이나 에센스를 바르는 사람들이 많았던 때라 은근 걱정되기도 했다.

그때 이 책을 통해 기초 4종은 물론 스킨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안심하며 로션 하나만 쓰고 필요할 때에는 보습크림이나 영양크림 중 하나만 썼다.

물론 만족한다. 당시 기초 4종과 다양한 크림을 고집하던 친구들의 염려와 달리 피부가 눈에 띄게 탄력을 잃거나 나빠지지는 않았다. 그러니 이후로도 지금처럼 사용할 생각이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은 출간 이후 우리 사회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전성분 표시제가 도입되었고, 성분을 확인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기초 4종 세트 제품도 사라졌다. 그러나 내 주변에는 여전히 스킨은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이고 스킨에 특별한 영양성분과 기능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도 여럿 있다.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출간 5년 후 바뀐 것과 바뀌지 않은 것들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거름 출판사 펴냄)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출간 5년이 지난 지금 책의 영향으로 바뀐 것들과 바뀌지 않은 것들, 즉 상식이 된 것들과 앞으로 상식이 되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한다.

"특허출원은 새로운 발명을 한 사람이 국가에 특허를 요구하는 행위다. 그 요구가 합당하다고 받아들여졌을 때 특허권을 얻을 수 있다. 즉 화장품 한 품목으로 10개의 특허출원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특허청이 심사한 후 합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거절될 수 있다.(…) 특허출원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화장품의 가치를 판단하거나 대단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라고 착각하면 안 된다. 특허출원이란 말 그대로 '우리 제품이 특허를 받을 수 있는지 심사를 좀 해주세요'라는 서류 신청에 불과하다.

(…)특허출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특허는 일정 심사 기준을 통과했을 때 비로소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은 특허출원만으로 특허 받은 화장품인양 생각한다. '특허출원'을 전면에 내세워 광고를 하면 구매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인터넷을 통해 화장품을 판매하는 많은 회사들이 일단 특허출원부터 한다고 한다."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본문 중

저자에 의하면 이 책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두 번째 책이다. 5년 전 저자(구희연·이은주)들이 책을 쓴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필자처럼 그릇된 화장품 상식을 갖고 잘못 쓰기 때문에 이것을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였다. 출간 후,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저자 중 한 사람이 좀 더 공부를 해서 그후 상황과 변화를 이번 책에 담았다.

그중 '특허출원 화장품의 진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특허'에 대해 명확히 알리기 위해서다. 내 주변 지인들도 특허 심사 신청에 불과한 '특허출원'을 마치 특허를 받은 것처럼 잘못 알고 있다. 특히, 너무 믿는 사람들도 있다.

책을 읽다가 특허출원 용어를 다른 생활용품에서도 흔하게 봤다는 기억에 대형마트에 간 길에 눈여겨 보니 특허출원 사실을 표기한 제품들이 꽤 많았다. 아마도 특허출원이란 말에 속는 사람들이 많고, 그만큼 물건 선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리라. 여하간 분명한 것은 특허출원은 그 상품의 품질보증서가 아니라는 것.

테스터 제품에 박테리아가?

"2010년 <LA타임스>는 뷰티카운터의 테스터 제품에서 대장균, 포도상구균, 연쇄상구균 박테리아가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내 몸 사용설명서>의 저자 메멧 오즈 박사는 메이크업 테스터 제품을 '각종 균들의 배양접시'라고 표현하며, 특히 '토요일은 100% 더렵혀진 상태이므로 테스터 제품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유명 피부과 전문의인 오바지 박사도 테스터 제품과 메이크업 도구로 헤르페스(집합성의 작은 수포를 특징으로 하는 급성 염증성 피부질환)나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3년에는 국내 유명 드럭스토어에서 제조일자가 3년 4개월이나 지난 제품을 테스터로 사용해 소비자들의 분노를 산 적이 있다."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중

화장품 매장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테스터 제품은 오염도가 높다고 한다. 누군가의 입술이나 손에 닿았기 때문에 선뜻 테스터 제품을 사용하기 찝찝해 하지만, 립스틱처럼 같은 색이라도 누가 바르는가에 따라 심지어는 컨디션에 따라 차이가 나는 제품을 어쩔 수 없이 발라봤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찝찝한 테스터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지레짐작으로 구매했으나 막상 어울리지 않은 립스틱 때문에 속상했던 경험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테스터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① 테스터 제품 중 가장 위험한 것은 액상타입이다. 특히 마스카라와 립글로스, 틴트 제품은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 ② 얼굴에 여드름이 있거나 입술에 상처가 있다면 어떤 테스터 제품도 사용하지 마라. ③ 파운데이션용 분첩이 깨끗한지 반드시 확인하라. 깨끗하더라도 심하게 낡았다면 사용하지 마라. ④ 에어리스 펌프가 아닌 스킨케어 제품은 알코올 솜으로 입구를 닦은 후 사용하고 얼굴보다는 손등을 이용하라."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본문에서.

화장품, 현명한 선택 위한 대안을 각 주제에서 제시

저자는 이와 같은 사용 수칙을 권고한다. 이 책은 우리 화장품 현실을 파헤쳐 알리는 한편, 현명한 선택을 위한 대안을 각 주제에서 제시하고 있다.

책은 외에도 11장에 걸쳐 ▲여전히 기초 4종 세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그릇된 인식이나 전성분 공개 현실 등을 다룬 대한민국 화장품의 현주소 ▲유해 논란중인 성분을 역이용하는 등 명품 마케팅으로 명품 화장품으로 둔갑시키는 기업들의 광고 그 진실 ▲초등학생과 10대들의 위험천만한 화장 현실과 화장품 교육의 필요성 ▲'한국의 여성 불임률이 높은 진짜 이유는 화장품?' 등 임산부들이 반드시 피해야 할 화장품과 안전한 선택 가이드 ▲마스크팩의 99% 이상은 정제수와 글리세린? 여드름이나 아토피, 다이어트, 가슴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화장품들의 진실 혹은 거짓 ▲아름답지만 위험한 메이크업 화장품들의 진실 ▲효과는 좋으면서 번거롭지 않아 만들어쓰기 좋은 화장품과 피부노화 막는 올바른 화장법 등을 다룬다.

인터넷이나 소셜커머스를 통한 화장품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화장품 생산도 셀 수 없이 많아졌다. 많은 제품들이 생산되는데다가 다양한 제품들을 앉은 자리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음은 소비자에게 좋은 일일 것이다. 유통이나 시중판매 과정에서 생기는 비용이나 거품을 소비자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어 저렴하게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특허출원'이나 댓글 알바 등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는 경우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화장품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수 있는 옷이나 다른 생활용품들과 달리 한 두 번 쓰는 것만으로도 피부는 물론 장기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현명하고 신중하게 구입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 (이은주) | 거름 | 2015-02-10 | 16,000원



대한민국 좋은 화장품 나쁜 화장품 -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그 후 5년, 상식이 된 것과 상식이 되어야 할 것들

이은주 지음, 거름(2015)


태그:#화장품, #특허출원, #명품화장품, #천연화장품, #발암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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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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