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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면서, 한편으로는 분단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일제의 압제를 벗어나 나라를 되찾은 것도 잠시, 한반도는 70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어두운 구름에 갇혀 있다.

5백만 명의 사상자를 낸 한국전쟁의 총성은 멎었지만, 여전히 한반도는 '휴전' 상태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나, 북-미간의 일그러진 관계가 그 큰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3월 14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공개서한
 지난 3월 14일 <뉴욕타임스>에 실린 공개서한
ⓒ 이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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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진보 성향의 재미 동포들이 미국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공개서한을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로 게재했다. 이 공개서한은, 작년 말 미국이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를 전격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대북정책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데 대한 실망과 비판의 목소리를 담았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 2009년 말부터 견지해온 '전략적 인내' 대북 정책이, 최근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라는 대중 정책과 맞물려 한반도의 위험 수위를 높이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뉴욕타임스>에 실린 공개서한을 작성한 박문재 박사와의 이메일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어떤 계기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내게 되었는지, 한반도 상황, 북미관계 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았다.

박문재 박사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61년에 도미, 미네소타 대학에서 심장학으로 박사를 받은 후 미시건 주에 있는 오클랜드 대학에서 16년 동안 교수를 지냈으며 의료관계 부총장을 지냈다. 그는 여든이 넘은 현재도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의사다. 다음은 박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부시-MB정부 들어선 뒤 북과 활발한 교류 끝나"

- 한평생을 의사로 살아왔는데 어떻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
"17, 18년 전, 내가 다니던 한인장로교회를 중심으로 아프리카와 인도 등에 의료지원 사업을 다녔다. 그게 한국 신문에 기사로 실렸었는데, 북한 당국에서 그 기사를 보았던 모양이다. 1998년쯤 북한 쪽에서 의료지원을 요청해서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다.

당시 평양에 제3 인민병원이 건설 중이었는데, 재미동포들이 이 병원의 의료시설을 지원했다. 의사들은 의료기술을 전수하기도 했다. 그 일을 계기로 '조미 의학과학 교류 촉진회'가 구성되어 꾸준한 교류를 해오고 있다. 북한 방문을 계기로 한 민족이 두 국가로 나뉘어 반목하고 있는 상황이 늘 안타까웠다."

- 북한 의료계와 꾸준한 교류를 해오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인가?
"매년 5월 첫 주에 북한에서는 조선의학협회가 주최하는 대규모 학술대회가 열린다. 14년째 이 학회에 참여해오고 있다. 재미 한인의사들이 이 학회에서 새로운 의학논문을 소개하고 공유하는 일을 한다. 초기에는 매해 20~30명의 한인의사가 이 학회에 참석했었다. 북한이 고향인 분들은 가족상봉의 기회도 되었고.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남한의 의사들도 제법 많이 이 학회에 참석했다. 우리만 북한을 방문한 것이 아니고, 북한의 의사들도 미국을 방문하곤 했다. 클린턴 행정부 때는 북한 의사들이 미국에 와서 한 달 넘게 체류하며 최신 심장수술에 대한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으니까. 이런 활발한 교류는 미국에 부시 정부가 들어서고 남한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끝이 났다."

-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은 어떠한 계기로 보내게 되었나?
"내가 <Korean Quarterly(코리안 쿼털리)>라는 계간지에 고정칼럼을 쓰고 있는데, 최근호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칼럼으로 썼다. 이를 본 몇 분들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 그래서 여러 방법을 논의하다가 <뉴욕타임스>에 전면광고 형태로 공개서한을 보내게 되었다."

- <뉴욕타임스> 주말판의 광고비는 무척 비싸다고 들었다. 어떻게 재정을 마련했나.
"<뉴욕타임스> 광고는 흑백일 경우 통상 8만 달러(한화 89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공개서한의 내용에 공감한 <뉴욕타임스> 측에서 오히려 광고비를 깎아주면서 이 공개서한을 실어주었다. 컬러로 광고를 실었는데 흑백 광고비의 반도 안되는 가격을 지불했다. 70명이 넘는 분들이 십시일반으로 광고비를 마련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 재미동포전국연합회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재정지원을 한 분들 중에는 재미동포전국연합의 회원이 아닌 분들도 많다."

"북미관계 정상화, 중국과 경쟁서 유리한 이점 갖게될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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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보수세력은 재미동포전국연합회가 친북단체라고 말한다. 어떤 단체인가.

"1997년 재미동포들의 단결을 바탕으로 하여 '하나된 코리아'를 만드는 데 기여할 목적으로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다. 회원들의 정치적인 성향은 다양하다. 제시 잭슨 목사의 레인보우푸시 인권연합(Rainbow PUSH Coalition) 같은 단체라고 보면 된다. 다양한 생활계층상의 한계를 넘어 한반도 통일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공개서한에서 북미간 관계 개선에 오바마 대통령이 적극 나설 것을 요청했다. 미국이 북미관계 개선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어떤 것들이 있나?
"무엇보다 북미 양국이 한국전쟁 이후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70년간 계속하여 온 적대관계를 종식 시키는 것이다. 북미간 적대관계 해소를 통해 미국은 한반도에 쏟아부어야 하는 천문학적인 군사비용을 줄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부분은 북한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조건이다. 미국은 현재도 그렇고 앞으로도 중국과의 경쟁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북미관계가 정상화되면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매우 유리한 이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 그렇다면 북미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현실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미국이 오랜 적대관계였던 쿠바와 관계개선을 선언한 것은 좋은 신호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당사자인 북한이 끊임없이 미국과의 우호적 평화적 관계정립을 원하고 있다는 점 또한 좋은 출발점이다. 중동에서의 분쟁과는 달리 북한과는 종교적인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북미관계가 개선되고 남북한의 관계가 정상화되면 문호개방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추동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가 아직도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북한을 압박만 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반대하는 세력은 남한에도 있고 북한에도 있다. 남한의 극우 보수세력과 북한의 군부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는 걸 바라지 않는 집단이다. 남한 보수세력이 원하는대로 북한 정권이 붕괴하면, 남한은 오히려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최근 한국사회는 '종북몰이'의 광풍에 휩싸여 있다. 어떻게 보나.
"반통일 세력, 북한을 적대시하는 세력이 밀어부치는 현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는 모든 목소리를 종북이다, 친북이다 하면서 백안시하는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나는 오히려 모든 남한 사람들이 '친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같은 민족끼리 왜 친해지면 안 되는가? 언어와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다. 현재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는 마녀사냥은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

- 보수단체는 북한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비판한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개인적으로 북한 정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다. 14번에 걸쳐 북한을 방문했지만, 물론 북한사회를 속속들이 다 아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북한 인권에 대한 탈북자들의 증언은 걸러서 들어야 한다고 본다. 탈북자로서 유엔 인권위, 미국 의회 청문회 등에서 증언한 신동혁씨가 얼마 전 스스로 그동안의 발언에 오류와 과장이 있었다고 시인하지 않았나?

미국에서 넘어가서 북한에 정착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똑같은 행태를 취한다. 한 번은 북한에 귀화한 한 미국인이 뉴욕 시민의 20%가 집이 없어서 지하철 역에서 노숙을 한다고 증언하는 간담회에 참석을 한 적이 있다. 그 자리서 거짓말하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자신이 나고 자란 사회를 버린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는 거짓말을 다 믿어서는 안된다."

박문재 박사
 박문재 박사
ⓒ 박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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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타임스>에 공개서한이 나간 뒤 한국의 한 보수언론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와 대륙간 탄도탄 개발 등을 언급하며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을 계속 자극하면 한반도와 미국 본토가 대량살상 사태에 휩쓸릴 수 있다는 협박성 광고를 신문에 게재했다"라고 보도했다.
"공개서한의 일부를 떼어 침소봉대를 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전시 작전권 회수를 철회하면서 여전히 미국이 한국의 전시 작전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에 불행한 사태가 생기면 미국은 선택의 여지없이 자동 개입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한민족에게 불행한 일일 뿐만 아니라 미국으로서도 위험성이 큰 불행한 일이다. 그런데 미국의 일반인들은 이런 내용을 대부분 모른다."

- 앞으로의 계획은?
"전쟁 연습하고, 사드를 구축하고 평화의 섬 제주에 해군기지를 짓고, 전시 작전권을 여전히 미국이 가지고 있는 등 한반도의 절망적인 전쟁의 가능성을 대부분 미국 시민들은 모른다. 이런 면에서 이 광고가 저로서는 중요하다 생각하며, 이런 방향으로 동포연합과 그외 진보성향의 동포들과 계속 일을 해나갈 생각이다."

아직까지 미국 정부의 반응은 없지만, 어떤 형태로든 꼭 반응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는 박문재 박사는, 미국 정부의 반응이 없다 해도 이 공개서한이 미국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한반도의 상황을 알려주었다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 오바마 대통령에 보내는 공개서한 전문 
오바마 대통령님. 귀하가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하겠다고 한 12월 17일의 돌연한 발표는, 귀하의 제 1차 대통령 선거에서 '미국 정책 변경을 위한 한국계 미국인 정치행동 위원회 (KACPAC)'를 조직하여 귀하의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한 우리 한국계 미국인들에게는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이 그때, 귀하의 대통령 선거를 지지한 주요 원인의 하나가, 귀하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쿠바와 북한과 같이 미국과의 관계가 나쁜 국가들과 대화와 협상을 하겠다고 누차 천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때 미국 내의 많은 진보적 한국계 미국인들은 한반도의 긴장계속과 통일의 기대 감퇴, 그리고 북한의 핵무장은 모두가 부시 행정부의 가혹하고 비현실적인 대북한 정책에 기인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귀하의 선거 공약은 한반도의 밝은 미래의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귀하가 대통령에 취임한 후, 귀하의 세계 비핵화에 관한 베를린 연설을 듣고, 또 노벨 평화상 수상을 보고 우리 지지자들의 희망과 기대는 고조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 우리는 귀하의 소위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한 정책을 보고 계속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정책은 최근에 와서 소위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라는 귀하의 대 중국정책과 결부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귀하의 대북정책에 따라 북한에 대한 제재와 '엠바고'(embargo)가 강화되었고, 북한 영공 가까이의 핵폭격기 비행을 포함한, 북한 근처에서의 위험한 군사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왔습니다. 북한과의 모든 공식적, 비공식적 접촉 채널은 미국측으로부터 단절되고, 식량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도 중단되었습니다.

귀하에 의한 미국정부의 위험한 강경정책에 이어 한국에서도 이명박 보수 정권에 이어 2년 전에 박근혜 보수정권이 발족했습니다. 이 두 개의 우익 보수정권의 압력은 우리가 상상조차 해서도 안되는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다시 높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님, 이전에 귀하를 지지했던 우리 진보적 한국계 미국인들은 아직도 귀하가 미국 대통령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장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는 귀하가 아직도, 한국과 미국, 북한간의 대화, 협상, 화해를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쿠바와는 달리, 북한과의 관계개선은 한국계 미국인들과 또 모든 미국인들에게 이익을 가져 올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중요한 이익의 하나는 양국이 한반도 전쟁이후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지 못하고 70년간 계속하여 온 적대관계를 종식시키는 것입니다. 미국과 북한간의 평화협정체결과 외교관계 수립은 북한이 군사비를 줄이고, 경제개발에 주력할 수 있게 합니다.

우리들 모두는 클린턴 대통령 당시인 1994년 양국이 제네바에서 체결한 '기본합의서'에 의해 이와 같은 상호 유익한 목표를 거의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정권의 제2인자가 백악관을 방문했고, 미국의 올브라이트 국무장관도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우리는 귀하도 이 정도의 외교적 정상화 노력을 다시 한 번 하기를 촉구합니다.

다음 통계는 북한이 왜 이렇게 어려운 경제상태에 놓여있으며, 북한이 경제를 회복하고, 자원을 국방비로부터 국민들의 생활 필요에 전용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위협의 대부분은 미국으로부터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메인'주의 면적과 비슷합니다만 인구는 남한의 약 반인 2400만 명입니다. 남북한은 동일한 민족입니다.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은 330억 달러로 추산되며 남한의 30분의 1, 미국 GDP의 3%에 불과합니다. 북한은 GDP의 30%를 국방비에 충당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입니다. 남한의 국방비는 GDP의 약 5%지만 이것도 북한 군사비의 4배가 됩니다.

더욱이 북한의 병력은 120만 명이며 (남한은 약 65만), 플루토늄과 우라늄기술의 값비싼 핵무기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기타 핵무기국가들과는 달리, 북한은 그들의 핵기술이 공격용무기가 아닌 '억지력'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그들의 핵전력이, 미국과 같이 그들을 위협하는 나라들 이외에는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누차 선언한 바 있습니다.

이상 북한에 관한 통계들은, 북한이 왜 이렇게 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주로 미국이 지난 70년간 실시해온 위협, 제재, '엠바고'의 해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자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님, 북한은 이와 같은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 고립에도 불구하고, 70년 동안 국가보전과 사회주의 정치, 경제제도를 지속해 왔습니다. 이것은 많은 동유럽 국가들이 겪은 운명과는 대조적입니다.

환언하면, 귀하가 쿠바에 관한 최근 연설에서 분명하고 솔직하게 말한 바와 같이, 고립과 제재, '엠바고', 군사적 압력으로는 정권교체를 이룰 수 없었습니다. 이것은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 정책은 바꿔야하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와 같은 성공은 군사력만으로 이룬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북한 주민들이 식량부족을 포함한 계속적인 경제곤란과 외부에서 강요한 고립이 초래한 그들 사회내의 가혹한 현실에 대처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민적 자유에 대한 제한을 기꺼이 그리고 결연히 견디고 받아들인 때문이기도 합니다.

환언하면 북한이 '폐쇄된 나라'라는 우리의 통념과는 반대로, 우리는 북한이 미국에 의해서  외부로부터 닫힌 나라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은 유엔 회원국이며 165개국과 정식 외교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 동안에도 많은 나라들과 꾸준히 국제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또 이에 추가해서, 북한 사회의 단결에 기여하는 '주체'사상이라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습니다. 외부사람들은 이 사상을 권위적이고 독재적인 것으로 종종 오해하기도 합니다마는, 이 주체사상은 북한 사람들이 그것을 통해서 그들의 사회를 단지 하나의 유기적 조직체로 보는 지배적 철학입니다. 그리고 이 유기적 조직체는 국민들이 거의 종교적 열정으로 무조건 존경하는 단일 지도자에 의해 이끌어져야하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소위 인권문제로 그들의 지도자가 비난을 받으면, 그들이 종종 이상할 정도로 격렬히 반발하는 것은 그들의 독특한 정치 이데올로기와 관련해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지난 70년간에 북한정권이 미국의 적대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것은 이 주체사상에도 일부 원인이 있습니다. 쿠바정권과 북한 정권은 각각 53년과 70년 동안의 미국에 의한 고립에도 붕괴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귀하는 연설에서 쿠바정권의 지속성을 국교정상화의 이유로 들었습니다마는 왜 북한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보지 않습니까? 실제로 '전략적 인내' 정책은 오직 북한이 국민들의 복지를 희생해가면서 강력한 국방 태세를 유지하는 정당성을 주게 될 뿐일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님, 추가로 지적해야 할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그들의 핵무기를 점차 소형화하고 미사일 기술을 발달해가는 이때, 북한을 계속 도발하면, 북한측의 우발적 또는 오산에 의한 반응으로 한반도뿐만 아니라 일본, 오키나와, 괌 그리고 미국 본토까지도 가공할만한 대량 살상 사태에 휩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그들의 국가적 자존심을 손상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또 있습니다. 즉, 인권 침해에 대한 유엔의 비난, 북한 지도자의 암살을 묘사하는 최근의 코미디 영화, 남한 내 탈북자들의 풍선에 의한 북한 지도자 비방전단 살포가 있습니다. 이 건들은 귀하가 통제할 수 없겠지만, 미군 통수권자인 귀하는 군사문제, 특히 북한 국경 가까이에서 자주 실시하는 한국과의 합동 군사훈련은 통제할 수 있습니다. 이 군사 훈련은 축소하거나 폐지되어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님, 최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군에 대한 전시 작전 지휘권을 미국으로부터 환수하는 것을 어기고, 이것을 무기한 연장하는 것을 미국측과 합의했습니다. 귀하는 이 합의로 인해 남북한 간에 우발적이건 아니건 간에 전쟁이 발생하면 자동적으로 미군이 개입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오바마 대통령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귀하는 북한이 절실히 요구해온 평화협정 체결과 미-북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70년간 지속된 양국간 적대를 종식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귀하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경제발전과 궁극적인 통일을 이룩하는 것을 도울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태그:#박문재, #북미관계, #오바마 정부, #재미동포전국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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