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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정조대왕이 1794년(정조18) 1월에 착공하여 2년 9개월 후인 1796년(정조 20) 9월에 완공하였으며, 전체 둘레가 약 5.7km이며 40여개의 성곽 시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대충 보면서 돌면 두 시간 정도 걸리지만 성곽 건축물의 역할을 알아보고 꼼꼼하게 살펴보면 하루를 가지고도 모자란다.

수원화성을 답사하는데 있어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첫 번째 코스는 수원화성의 서쪽 대문인 화서문에서 출발해 팔달산으로 올라가 화양루를 보고 팔달문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두 번째 코스는 화서문에서 출발해 장안문을 거쳐 화홍문, 방화수류정, 창룡문, 봉돈을 거쳐 남수문을 보는 것이다. 물론 반대로 돌아도 좋고, 마음에 드는 어느 곳부터 출발해도 무방하다.

수원화성의 서쪽문
▲ 수원화성 화서문 수원화성의 서쪽문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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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에서 출발하는 첫 번째 코스를 소개하려 한다.

수원에 회자되는 옛말에 '남문은 남아있고 북문은 부서지고 동문은 도망가고 서문은 서있다'라는 말이 있다. 한국전쟁 때 북쪽문인 장안문과 동쪽문인 창룡문은 부서졌지만 남쪽문인 팔달문과 서쪽문인 화서문은 본래 모습을 유지한 채 보존되고 있어 수원화성 건축물중 몇 안되는 보물로 지정되어 있다.

화서문은 석축으로 된 무지개 문 위에 단층 문루가 세워져 있고 사방은 여장으로 둘러져 있다. 문의 전면에는 벽돌로 쌓은 반월형 옹성이 한쪽이 터진 모양으로 설치되어 있다. 문루 안에는 중앙에 마루를 깔았으며 지붕은 겹처마의 팔작지붕으로 아담하고 우아한 멋을 풍긴다. 화서문이란 현판글씨는 초대 화성유수며 좌의정 이었던 채제공이 쓴 것인데, 칠이 벗겨져 글씨를 제대로 감상할 수 없어 안타깝다. 원본이 있으니 보수를 하는게 어떨지 검토해봐야 할 것 같다.

성곽 주변을 감시하거나 휴식을 할 수 있는 시설물
▲ 수원화성 서북각루 성곽 주변을 감시하거나 휴식을 할 수 있는 시설물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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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서문에서 팔달산 쪽으로 가면서 만나는 첫 번째 성곽 건축물은 서북각루이다. 서북각루는 성곽 주변을 감시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물이며 팔달산의 북쪽 중턱의 요충지에 세워졌으며 누각 아래에는 온돌방을 만들어 군사가 숙식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서북각루에 올라 성 밖을 바라보면 성벽 밑으로 아름다운 억새밭이 펼쳐져 있지만 옛날에는 광활한 대유평이 눈에 들어왔으리라. 드넓은 평야에서 풍년가가 들려오는 듯. 서북각루는 성 밖에서 보아도 우뚝 솟은 모습이 늠름해 사계절 언제 보아도 자랑스럽고도 사랑스런 건축물이다.

성벽을 돌출 시켜서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전면과 좌우 양 측면, 즉 3면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든 시설물이다.
▲ 수원화성 서일치 성벽을 돌출 시켜서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전면과 좌우 양 측면, 즉 3면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만든 시설물이다.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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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각루를 지나면 서일치란 치성이 나오는데 성곽에서 바깥으로 튀어나오도록 한 구조물로 전방과 좌우 방향에서 성벽 가까이 접근하는 적군을 감시하고 공격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치성 안에 들어가서 전방과 좌우 방향을 살펴보면 치성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으며 수원화성의 성곽건물은 대부분 치성위에 세워져 있다.

서일치를 지나면 팔달산 회주도로가 나오고 조금 더 팔달산 쪽으로 오르면 서포루가 나온다. 서포루는 적이 성벽에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화포를 쏠 수 있도록 만들었으며 치성 위에 세워져 있으며 수원화성에는 5개의 포루가 있다.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향해 화포로 공격할 수 있는 시설물
▲ 수원화성 서포루 성벽에 접근하는 적을 향해 화포로 공격할 수 있는 시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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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루를 지나 비탈길을 오르다보면 서이치가 보인다. 수원화성에는 모두 12개의 치성이 있는데 용도와 기능이 같다.

서이치를 지나 가파른 비탈길을 조금 더 오르면 팔달산 정상에 우뚝 솟은 화성장대와 그 옆에 있는 서노대가 보인다. 노대는 성 가운데서 다연발 활인 쇠뇌를 쏘기 위하여 높게 지은 시설로 수원화성에는 서노대와 동북노대가 있다. 서노대는 팔달산 정상에 위치하여 사방을 조망할 수 있으며 정팔각형 평면이며 기와 벽돌로 쌓았다.

수원화성의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
▲ 수원화성 화성장대 수원화성의 군사를 지휘하는 지휘소
ⓒ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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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장대는 성곽 일대를 한눈에 바라보며 화성에 주둔했던 장용외영 군사들을 지휘하던 지휘소이다. 정조대왕은 1795년(정조 19) 윤2월 12일 현륭원 참배를 마치고 화성장대에 올라 성을 수비하고 공격하는 주간훈련인 '주조'와 야간훈련인 '야조'를 직접 지휘하였다.

화성장대에 오르면 수원화성 전체를 조망함은 물론이고, 사방 100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천혜의 전략적 요충지임을 알 수 있고, 장쾌하게 펼쳐진 풍광을 보면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시원해진다.

화성장대란 현판글씨는 정조대왕의 글씨로 획 하나 하나가 펄펄 살아있는 듯하다. 새해 첫날이면 해맞이 명소로 인기가 많고 사철 많은 답사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화성장대에서 화성행궁을 내려다보거나 수원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즐거움은 덤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화서문, #서북각루, #화성장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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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가슴에 안고 살면서 고전과 서예에 취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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