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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도 오르가슴을 느낀답니다. 미각이 있어 맛난 것을 골라먹는 답니다. 새까지 들먹이는 선정적 이야기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논리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입니다.

감각은 인간만의 전유물은 아닙니다. 어떤 감각은 새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인간이 갖지 못한 감각, 인간이 아주 부러워할 만한 감각도 갖고 있습니다. 인간이 보지 못하는 걸 보는 새도 있고, 인간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새도 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고 익숙한 상식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새처럼 날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새처럼 날고 싶다는 생각은 단순히 새처럼 비행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일 수도 있지만, 새처럼 보고, 새처럼 듣고, 새처럼 느껴보고 싶다는 욕망을 강하게 축약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새의 7감

 새도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은 물론 자각과 정서까지 있답니다.
 새도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은 물론 자각과 정서까지 있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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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새의 감각>은 새의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자각, 정서 등에 대한 내용입니다. 막연한 추측이나 가상의 내용이 아닙니다.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해 관찰하고 확인하고 연구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기다리고 숨어서 관찰하고, 특수 카메라로 촬영하며 새에 버금가는 감각으로 그려낸 내용과 그 과정입니다.

매가 시력이 좋은 이유 중 하나는 안구 뒤쪽에 있는 시각적 민감점인 '눈오목'이 사람과 달리 두 개이기 때문이랍니다. 눈이 두 개인 이유, 왼쪽과 오른쪽 눈의 역할(용도), 눈의 해부학적 구조는 물론 한쪽 눈을 뜨고 자는 새들이 한쪽 눈을 뜨고 자는 이유 등을 논리적이면서도 재밌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는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수컷이 오르가슴을 경험하고 있다는 걸 어떻게 알지?" 인간 아닌 동물의 수컷이 우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황홀경을 경험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인가? 마크가 답을 찾아낸 방법은 기묘하게-심지어 변태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물학자들은 진리를 찾기 위해서라면 이따금 우스꽝스러운 짓을 해야 하는 법이다. -<새의 감각> 140쪽

귀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새에게 귀가 없거나 청각이 없는 게 아닙니다. 청각 이용해 눈 밑의 생쥐까지 포착하고 있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듯 새들은 청각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까지 파악하고 있으니 인간의 청각보다 훨씬 민감하거나 뛰어납니다.

새들, 태생적 내비게이션 갖고 있어

 <새의 감각>
 <새의 감각>
ⓒ 에이도스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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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촉각, 미각, 후각은 물론 인간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자각, 인간만이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정서'에 대한 내용까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새들에게 자기 나침반뿐 아니라 자기 '지도'도 있다는 것이다. 새들이 이를 이용하여 GPS 시스템처럼 위치를 파악하되 위성 신호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자기장을 이용한다. 철새만 그런 것이 아니다. 달 같은 텃새, 포유류, 나비 등에서도 자각이 발견되었다. 동물은 꽤 먼 거리를 찾아갈 때 자각을 활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새의 감각>  215쪽

가을에 떠났던 제비가 봄에 다시 돌아오고, 봄에 떠났던 겨울 철새가 가을만 되면 다시 돌아오는 걸 보며 가졌던 많은 의문에 대한 해답, 새들이 어떻게 길을 알고 찾아올까 하는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자각'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새들은 태생적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에게는 길치가 있을지 몰라도 새들 중 길치가 있을 리 없습니다. 책에서 설명하는 새의 감각은 단 시간 내 어느 한사람의 연구(관찰) 결과가 아닙니다. 짧게는 수 년, 길게는 수백 년에 걸쳐 관찰하고 기록하고, 확인하고 수정하며 오늘에까지 이르며 밝힌 결과입니다.

얼마 전, 새 한 마리가 달리던 차와 부딪혀 죽자 함께 다니던 다른 새가 죽은 새 주검을 찻길 밖으로 밀어내는 영상을 봤습니다. 새를 생물학이나 생태학적으로 이해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새처럼 느껴볼 수 있는 디딤돌로 새들은 어떻게 보고, 어떻게 듣고, 어떻게 느끼는지 앞서 이해하는 게 필요할 것입니다.  

<새의 감각>을 통해 해부학이나 생물학만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새들의 감각까지 가늠하게 된다면 인간의 눈으로는 보지 못했던 새들의 구성진 울음소리에 담긴 정서까지도 어림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새들은 태생적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새들은 태생적 내비게이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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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새의 감각> (지은이 팀 버케드 / 옮긴이 노승영 / 펴낸곳 에이도스 출판사 / 2015년 2월 27일 / 값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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