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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가 지난 2월 5일부터 3일간 국립극장에서 유료로 공연한 오페라 '선비'를 특정 정당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동원해 무료로 관람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경북 영주시가 지난 2월 5일부터 3일간 국립극장에서 유료로 공연한 오페라 '선비'를 특정 정당을 통해 지역 주민들을 동원해 무료로 관람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 영주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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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시가 거액의 제작비를 지원한 창작오페라 <선비>를 공연하면서 유료 티켓이 팔리지 않자 초대권을 무더기로 남발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인 가운데 특정 정당이 관객 모집에 직접 나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다.

영주시는 선비의 고장 영주를 홍보하고 역사 속에서 한국정신문화의 뿌리를 찾는다며 8억 원의 예산을 지원해 오페라 <선비>를 제작했다. 선비는 영주 출신으로 우리나라 성리학을 처음 도입한 안향의 이야기로 소수서원과 죽계천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창작 오페라다.

오페라선비제작위원회가 기획하고 서울지역 한 오페라단이 제작한 <선비>는 지난달 5일부터 3일간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1563석 규모)에서 공연하면서 입장권 전문 예매사이트를 통해 한 장당 5만 원에서 25만 원에 판매했다.

공연은 정의화 국회의장과 장윤석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장욱현 영주시장, 박찬훈 영주시의회 의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김성호 전 법무부장관 등이 관람했으며 4회에 걸쳐 모두 6000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티켓을 구매한 유료 관람객은 12명에 지나지 않았고 공연을 관람한 6000여 명 대부분은 무료 초대권을 받고 입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권의 상당수는 중고 거래사이트에도 올려졌지만 실제 거래량은 극소수였다.

무료로 관람한 관객은 서울과 수도권이 대부분이었지만 영주시와 새누리당 영주시 당협위원회가 관객을 모집, 버스로 상경해 관람하기도 했다. 영주시는 지역 기관장 등을 초청해 버스 2대로 상경했고 새누리당은 5대의 버스를 이용해 상경 관람했다.

관객 6천명 들었다더니... 유료 관객은 달랑 12명

영주시는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유교의 본고장 영주시의 역사를 감동적으로 풀어낸 오페라 <선비>의 공연에 6000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며 홍보하고 영주와 포항, 대구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주시가 버스를 이용해 무료관람을 시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나자 지역 문화계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영주지역 한 문화계 인사는 "표가 팔리지 않는다고 영주시민을 서울까지 동원해 무료로 관람을 하도록 한 것은 한 편의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이영호(무소속) 영주시의회 의원도 "무료 공연이라면 일반 시민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돌아가도록 해야 하는데 왜 특정 정당이 모집에 나서도록 했는지 모르겠다"며 "영주에서 공연해도 되는데 서울까지 가서 공연한 것은 예산 낭비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는 당초 무료로 공연을 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장기진 영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영주의 선비 정신을 알리기 위한 공연"이라며 "서울시민과 향우회원 등을 초청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장 과장은 티켓을 유료 판매한 이유에 대해서는 "국립극장에서 무료로 공연한다고 알려질 경우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며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티켓을 판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주시가 초청하면 논란이 일 것 같아 시를 대표할 만한 기관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알음알음 시민들을 초청한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통해 주도적으로 초청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새정치민주연합 경북도당은 9일 성명을 내고 "특정 정당이 독식하는 현 정당구조에서 빚어진 예산낭비의 전형"이라며 "경북도의회와 영주시의회는 원칙 없이 낭비되는 예산지원사업에 대한 특별점검과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어 "영주시 선거관리위원회는 대부분 무료 입장이었고 특정정당 관계자 이외에도 몇몇 단체가 같이 했다는 이유로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결론냈다"며 "동원된 5대의 버스비용과 집행에 대해 살펴보고 그 행위가 선거법 제113조의 기부행위 제한을 위반한 것이 아닌지 엄중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태그:#영주시, #오페라, #선비, #무료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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