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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경기도교육청에 낸 감사청구서 내용.
 경기지역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경기도교육청에 낸 감사청구서 내용.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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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교에 두 명의 교장이 근무하는 사태가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 안양 A초등학교는 2명의 교장 체제로 지난 2일, 새 학기를 시작했다. 1명은 징계성 인사에 불복해 소송중인 이아무개 교장이고, 1명은 새로 임명된 장아무개 교장이다.

지난 2월 16일 경기도교육청은 임기가 6개월 남은 A초등학교 이아무개 교장을 용인 B초등학교 교감으로 강등 인사발령했다. 대신 A초등학교에는 장아무개 교장을 새로 인사발령했다.

교육청이 이아무개 교장을 교감으로 강등한 것은 이 교장이 지난 2011년에 일어난 여교사 성추행 사건에 원인제공을 했고, 국고보조금을 원칙대로 집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사발령이 나자 이 교장은 법원에 인사발령 처분 무효 확인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달 27일 이 교장에 대한 인사를 사건 판결일까지 정지하라고 결정했다.

그러나 교육청은 이미 인사발령이 끝나 법원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한 학교에 교장 2명이 동시에 근무하는 황당한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3일 오후,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지난달에 이미 신임교장을 발령한 상태라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새 학기 시작 직전인 2월 27일 오후에 결정내용을 통보받았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교육청 "이미 발령낸 분을 다시 뺄 수도 없고... 난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지난 2011년 발생한 '여교사 술시중 동원 의혹' 때문이다. 피해 여교사가 사건 발생 2년 3개월 뒤인 2014년 2월에 "이 교장이 어린 여교사들을 동원해 교육지원청 간부 술시중을 시켰고, 그 자리에서 그 간부에게 성추행도 당했다"고 교육청에 감사 청구를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해당 여교사는 감사청구서에 "저녁 식사를 하자는 이 교장의 제안을 받고 회식 자리에 나갔다가, 교육지원청 과장이 어린 여교사를 매춘부 다루듯 하는 것에 매우 당황스러웠고 모멸감이 들었다"고 적었다. 이 교사는 뒤늦게 감사를 청구한 배경에 대해 "두 사람이 제대로 된 사과 한 마디 없었고, 상전인 이 교장이 보복하거나 취조할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 나는 술집작부인가, 교사인가' 교육청 과장, 여교사 성추행 의혹)

경기교육청은 2014년 3월, 이 사건과 국고보조금·업무추진비 횡령 혐의 등으로 감사를 벌여, 교육지원청 과장을 성추행·업무추진비 횡령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하고 정직 2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 교장에게도 성추행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판단, 국고보조금 회계질서 문란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와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이 교장은 징계사유를 수용할 수 없다며 곧바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후 2014년 10월에 열린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이 교장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했다. 또한 중징계인 정직 1개월에서 경징계인 견책으로 징계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교육지원청 과장에 대한 징계는 그대로 인정했다. 올해 1월, 이 교장은 견책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수원지방법원에 견책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경기도교육청은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일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법원판단을 존중해야 하는데, 이미 발령낸 분을 다시 뺄 수도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 이 교장을 본청에서 대기발령 하는 등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명의 교장이 존재하지만 이로 인한 업무 혼란 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A초등학교의 모든 업무는 장 교장이 처리하고 있다. 이 교장은 3일부터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A초교 관계자는 4일, 전화 통화에서 "학생·학부모의 동요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경기도교육청, #술시중, #여교사, #성추행,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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