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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해 8월 24일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날 김 교육감은 “우리 사회도 루게릭병 못지않게, 곳곳에서 불통하고 경직되고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하루빨리 건강한 사회로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지난해 8월 24일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있다. 이날 김 교육감은 “우리 사회도 루게릭병 못지않게, 곳곳에서 불통하고 경직되고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하루빨리 건강한 사회로 바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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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교육감은 다를 줄 알았어요"

김희정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지부장에게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에 대해 묻자 심드렁한 답이 돌아왔다. "진보교육감이라 해서 기대했는데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김 지부장이 교육감에게 가장 박한 점수를 준 쪽은 소통에 대한 부분이었다.

소통은 김 교육감이 그동안 강조해 온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 8월 루게릭병 환자들을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갈 때도 그는 불통의 우리 사회를 걱정했다.

"우리 사회도 루게릭병 못지않게, 곳곳에서 불통하고 경직되고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하루빨리 건강한 사회로 바뀌기를 기대한다"

김 교육감은 얼음물을 뒤집어쓰기에 앞서 우리 사회의 불통을 걱정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교육감이 오기 전까지 부산교육청은 '불통 교육청'이란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잘 아는 김 교육감은 선거과정에서도 전임 임혜경 교육감의 소통 의지 부족을 파고들었다.

토론회에서 김 교육감은 "일선 교육계에서는 시교육청이 불통이라는 평가가 많다"며 자신의 부산 교육은 소통의 교육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산교육청의 불통을 질책하는 목소리는 여전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부산교육청이 이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집회 차단 논란 화분·출입 통제 게이트 등장한 부산교육청

양정동 부산시교육청 본관 현관 앞에 설치된 화분. 교육청은 지난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숙 농성이 이곳에서 벌어지자 농성 직후 그 자리에 화분을 대거 설치했다.
 양정동 부산시교육청 본관 현관 앞에 설치된 화분. 교육청은 지난달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숙 농성이 이곳에서 벌어지자 농성 직후 그 자리에 화분을 대거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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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사례는 최근 부산교육청이 설치한 본관 앞 화분과 청사 내 경찰력 배치이다. 부산교육청은 지난달 초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본관 앞에서 벌이던 농성을 멈추자 곧장 수십여 개의 화분을 그 자리에 설치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취임한 뒤 경상남도청에 대거 설치된 화분과 유사한 형태이다. 당시에도 도청 앞에서 벌어지던 농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란 비판이 이어지던 화단 조성이 부산에서 그대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부산교육청에는 지난달 초 이후 한달 가까이 경찰력도 상시 배치되어있다.

교육청이 추진하는 출입 통제 게이트 역시 불통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교육청은 8천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청사 현관 두 곳에 출입 통제 게이트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 달 말 설치가 끝나면 출입증이 없는 시민은 방문 목적과 행선지를 알린 뒤 신분증을 맡겨야만 청사로 들어설 수 있다.

교육청의 출입 통제 게이트 설치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사례이다. 부산교육청의 출입 통제 게이트 설치 소식이 알려진 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출입 통제 게이트 설치 유무를 조사한 결과 현재 부산교육청과 같은 방식으로 출입 통제 게이트가 운영되는 곳은 경기교육청이 유일했다.

곱지 않은 시선... 교육청 "소통 강화 방안 찾고있다"

부산광역시교육청
 부산광역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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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충북의 경우 출입 통제 게이트가 설치되어 있지만 야간에만 운영을 하고 있고, 충남의 경우 열린 행정에 맞지 않다며 출입 통제 게이트를 지난해 철거했다. 그럼에도 출입 통제 게이트 설치를 밀어붙이는 부산교육청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참여자치시민연대는 "교육청에서는 시위와 농성이 불편하고 피하고 싶을 테지만 시위와 농성은 교육청 정책에 대해 비판으로 이는 대화와 협의를 통해 더 많이 듣고 소통하려는 자세로 풀어야 할 문제"라며 "교육청에게 필요한 것은 출입 통제 게이트가 아닌 학생, 학부모, 시민 등과 더 많은 소통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정 비정규직노조 지부장은 "잦은 공권력 투입과 상주는 김 교육감의 소통 의지가 임 전 교육감 때보다 더 후퇴한 것을 보여준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면담 요구도 무시하는 김 교육감이 소통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쓴소리 했다.

비판이 이어지고 있지만 교육청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외형적인 모습만을 보고 불통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기대에 못 미칠 수 있지만 소통을 강화 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청 측은 출입 통제 게이트 설치는 "청사의 특성을 고려할 때 필요하다"고 밝혔다.


태그:#부산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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