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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턱걸이' 통과됐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전제 281명 중 찬성은 148표에 불과했다. 반대 128표, 무효 5표로 나왔다. 인준안이 통과됐지만 이 후보자는 이날 예정돼있던 취임식도 미룬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이 후보자.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턱걸이' 통과됐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전제 281명 중 찬성은 148표에 불과했다. 반대 128표, 무효 5표로 나왔다. 인준안이 통과됐지만 이 후보자는 이날 예정돼있던 취임식도 미룬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이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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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만신창이' 상태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는 16일 본회의에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가결했다. 특히 총 281표 중 찬성은 148표에 불과했다. 반대는 128표였고 무효는 5표였다.

정홍원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지난 2013년 2월 총 272표 중 찬성 197표로 가결된 것을 감안하면 정말 '턱걸이'인 셈이다. 이는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총 272표 중 찬성 139표를 얻었던 이한동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이후 가장 낮은 찬성표 수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에서조차 '반란표'가 나왔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날 본회의에 총 155명의 의원들이 참여했다. 표결에 참여한 정의화 국회의장과 무소속 유승우 의원 모두 새누리당 출신인 점을 감안할 때 최대 157표의 찬성까지 예상할 수 있었다. 더욱이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 오후 의원총회를 열면서 '표 단속'에 주력했다. 그러나 무기명 투표로 진행된 표결에서는 최소 7명 이상이 이탈했다.

이 후보자로서는 야당만 아니라 여당 일부로부터도 '부적격'으로 판단받은 것이다. 앞서 이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한 점까지 고려하면, 본격적인 직무를 수행하기도 전에 큰 상처를 입고 출발하는 것이기도 하다. 향후 이 후보자가 '반쪽 총리' 딱지를 어떻게 떼어 낼지도 주목된다.

새누리당 "극소수 이탈표는 당이 건강한 증거"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 148, 반대 128, 무효 5로 '턱걸이' 통과된 것으로 나오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이탈표를 분석하고 있다.
▲ 이완구 '턱걸이' 통과...이탈표 분석 들어간 새누리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 148, 반대 128, 무효 5로 '턱걸이' 통과된 것으로 나오자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굳은 표정으로 이탈표를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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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새누리당은 '반란표'의 정치적 해석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 모두 아주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일부 극소수 이탈표가 있는 것은 당이 건강한 증거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에게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는 선에서 '좋게' 해석한 것이다.

다만 그는 "이 후보자가 임명되면 오늘 국회에서의 표결 절차와 민심을 무겁게 생각하시고 총리직을 정말 잘 수행해주시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총리 임명 후 후속 인사조치를 단행할 청와대를 향해서도 "지금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과감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적쇄신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렸다, 내일 개각도 국민들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주문했다.

김무성 대표 역시 "무효표 5표 중 3표는 '가(찬성)'표를 잘못 기입한 무효표다, 이탈표는 4표"라며 "(이탈표는) 의원 개인의 소신이 발휘된 것으로 민주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즉, 이탈 규모는 극히 미미하며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그 역시 "이 후보자가 좀 더 많은 표를 얻었으면 좋겠는데, 통과된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라며 "이 후보자께서는 심기일전 해서 겸손한 마음으로 총리직을 잘 수행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또 "이 후보자가 '반쪽 총리'란 오명을 벗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면서 국회와의 소통강화를 제1과제로 제시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한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 이완구 인준안 표결에 참여한 이재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에 참여한뒤 투표소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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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명동의안 단독 처리를 꾸준하게 반대했던 이재오 의원도 "야당에서도 이탈표가 나왔으면 계산이 달라진다"라며 '반란표' 언급을 삼갔다. 그는 대신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인준 절차에 의해 (임명동의) 된 것이니 이 후보자는 의회를 존중하며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번 표결 결과로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이 강조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펼치고 있다. 이종훈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공식 브리핑에서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가 빨리 청와대와 내각을 쇄신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런 고민 끝에 새누리당이 절박한 심정으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깊은 고민과 결단을 이해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 원내대변인은 "(이 후보자는) 끊임없는 혁신과 성찰의 자세로 더 이상 국민이 걱정하는 총리가 아니라 국민의 아픈 마음을 보듬는 총리가 되어주시길 바란다"라면서 "새누리당은 국정운영과 정치의 중심에 서서 그 결과를 책임지겠다,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투표에서는 졌지만 국민 심판에서는 승리했다"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 148, 반대 128, 무효 5로 '턱걸이' 통과된 것으로 나오자 표결에 참여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 표결 결과 분석하는 문재인 16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표결 결과 찬성 148, 반대 128, 무효 5로 '턱걸이' 통과된 것으로 나오자 표결에 참여했던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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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표결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부각하고 있다. 임명동의안을 부결하지 못했지만 표결 결과로 충분히 이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드러냈다는 얘기다. 또 새누리당의 '반란표'도 같은 취지에서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이 후보자 부결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며 "출산한 지 5일된 장하나 의원이나 시어머니 상을 당해 오늘 발인한 진선미 의원까지 투표에 참여해 확실한 단결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적 열세로 국민의 뜻을 관철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라면서 "국민의 뜻을 거슬러 국민이 반대하는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고 임명한 박근혜 정부나 새누리당은 그에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 역시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뜻을 관철하지 못했다"라며 "(우리가) 소수 야당이지만 국민께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한 분의 이탈도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려고 최선을 다했다, 새누리당의 상당수 의원들도 저희들과 뜻을 같이 했다"라고 강조했다. '본회의 보이콧'이란 강수를 두지 않고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했다는 만족감이 읽혔다.

안규백 원내수석부대표도 "수적열세로 투표에서는 졌지만 국민 심판에서는 승리했다"라면서 "당론이 아니었는데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서 단합된 모습을 보인 것은 극히 드문 일이기에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당내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당내 분위기는) 괜찮다, 경종을 울려준 것이고 국민 심판에서는 우리가 이긴 것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턱걸이' 통과된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이 총리 취임식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초 이날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이 총리의 취임식은 임명장 수여후로 연기됐다.
▲ 취임식 준비 다 됐는데, 이 총리는 어디에... 이완구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턱걸이' 통과된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 이 총리 취임식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초 이날 열릴 것으로 알려졌던 이 총리의 취임식은 임명장 수여후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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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완구, #유승민, #우윤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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