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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험한 학교 혁신 이야기> 책표지.
 <내가 경험한 학교 혁신 이야기> 책표지.
ⓒ 박정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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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혁신학교로 지정된 중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었다. 5년간 근무했는데, 처음 근무한 3년간은 일반학교처럼 그저 평범한 학교였다. 나머지 2년간은 혁신학교로 지정되어 근무하게 되었다. 그래서 처음 혁신학교를 위한 준비모임부터 참여하여 계획을 수립하는데 합류할 수 있었다. 혁신학교는 내가 바라는 꿈의 학교였다. 왜냐하면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았기 때문이다.

초기에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혁신학교가 무엇인지 그 개념부터 정립되지 않아 혼란스러워 했다. 가장 처음 맞딱트린 의문은 "혁신학교는 새로운 연구학교 중 하나가 아닌가?"하는 점이었다.

지금까지 혁신학교라는 개념은 없었기에 이런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먼저 그 개념을 파악한 나는 "연구학교는 상부 교육기관에서 학교를 지정하여 특정한 주제를 주어 연구하게 하지만, 혁신학교는 어떤 주제나 지침도 주지않고 아래로부터 변화를 꾀한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라고 여러 선생님들에게 설명해 주던 기억이 생생하다.

교장이나 교감 선생님도 이런 개념이 익숙지 않아 교사들과 의논할 수 밖에 없었다.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난 물 만난 물고기처럼 혁신학교 준비 모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되었다.

우리는 겨울 방학 중에도 여러 번 만나서 새 학기를 준비했다. 저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알지 못했기에 타 지방 혁신학교들의 모습을 배우고자 강연회도 여러 번 열었다. 그러나 학교마다 처해진 상황과 배경이 다르기에 무턱대고 그대로 밴치마킹할 수도 없었다. 우리 실정에 맡는 것은 취하고 맡지 않는 것은 버렸다. 전례가 없는 사안들은 자체의 논의를 통해서 대안을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엄무 중심의 부서 편성을 학년 중심의 부서로 개편하였다. 수업 개선이 학교 혁신의 핵심이라고 생각하여 수업을 바꾸고자 했다.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 부서의 인원은 필수 요원으로만 구성하여 축소하였다.

대부분 교사들은 각 학년별로 교과 교사와 담임 교사를 묶어서 같은 교무실에 배치하였다. 이렇게 하면 학생들에 대해서 해당 교사들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학생 폭력 사안도 학년 단위로 해결하도록 하였다. 기존의 학생부 업무를 학년 단위로 분산시킨 것이다.

이런 교사 모임을 통해서 나의 의견들이 학교 현장에 반영되어 변화의 작은 불씨가 될 수 있었고, 힘들었지만 만족감도 컸다. 이후로 수업이 조금씩 변화되었고 업무 환경도 변화되었다.

이와 더불어  '원주횡성혁신학교연구회' 활동에 가입하여 활동을 병행하였다. 이 연구회 활동은 그 이후에도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2년후 학교 만기가 되어 다른 학교로 이동했다. 이전 학교에 근무하시는 선생님을 통해 그 이후로 그 학교 학생들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내 눈으로 직접 그 모습들을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나의 작은 노력이 변화의 물결에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하니 기뻤다.

나에게 교사연구회 활동은 힘들고 지칠 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생수처럼 위안이 되었다.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결과의 산물일까!  연구회 이름으로 <내가 경험한 학교 혁신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하였다.

이 책에는 교사학습공동체의 중요성이 잘 담겨있다. 학교 혁신의 길은 외부에서 불어오기 보다는 교사들의 내부에서 일어난다. 지속가능한 학교 혁신이 되기 위해서는 교사학습공동체의 구축이 절실하다.

이 책은 그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학교 혁신에 대한 꿈을 꾸는 교사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올바른 자녀 교육의 길을 찾고자 하는 학부모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태그:#교사학습공동체가 학교 혁신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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