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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 주 월요일은 일본의 '성인의 날'입니다. 이 날이 되면 이제 스무살이 되는 젊은이들이 시청이나 마을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동갑 친구들끼리 초등학교나 중학교를 방문해 은사님을 찾아뵙고, 동창회를 열기도 합니다. 성인식을 비롯해 동창회까지 참가하는 사람은 대략 반을 조금 넘는 것 같습니다.

성인의 날이 다가오면 젊은 여성들은 약 1년 전부터 기모노와 옷매무새, 머리 손질 따위를 예약합니다. 비용은 대략 사진까지 포함해 25만 엔 전후입니다. 간혹 어머니나 친척이 입던 기모노를 빌려 입거나 물려 받아서 입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의 성인식, 어떻게 치를까

        교토시내 길거리에서 젊은 남녀가 사진 찍기에 응해 주었습니다. 이들은 와카야마 현에서 성인의 날을 맞이하여 교토 기요미즈데라 절에 구경을 왔다고 합니다.
 교토시내 길거리에서 젊은 남녀가 사진 찍기에 응해 주었습니다. 이들은 와카야마 현에서 성인의 날을 맞이하여 교토 기요미즈데라 절에 구경을 왔다고 합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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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를 갖춰 입는 것을 후리소데(振袖)라고 합니다. 결혼 업체나 미용원 또는 기모노를 갖춰 전문적으로 빌려주는 업체에서 준비합니다. 기모노는 혼자서 쉽게 입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도와줘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업체가 성행하는 것 같습니다. 기모노를 입고 가족들의 축하를 받고, 가족 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남자들은 하카마라는 감색 일본 전통 옷을 입거나 서양식 양복을 입습니다. 서양식 양복을 입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성인식에 참가하는 20세 젊은이들은 대략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했거나 직장 초년생들이 많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 3 년 만에 만나기 때문에 그간의 안부를 묻거나 서로 인사하느라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군대에 가기 때문인지 성인의 날을 대부분 조용히 보냅니다. 일본 사람들은 성인의 날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대학에 따라서 20세 성인이 되는 학생을 대상으로 기념식이나 파티를 여는 곳도 많습니다. 시골 마을에서는 젊은이들이 대도시에서 사는 경우가 많아 정월 연휴 때인 3일날 성인식을 치르는 곳도 있습니다.

        성인의 날을 맞이하여 전차 안에도 길거리에도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성인의 날을 맞이하여 전차 안에도 길거리에도 화려한 기모노를 입은 젊은이들이 많이 보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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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가 되도록 무사히 성장했다는 것을 신에게 감사하는 뜻에서 성인의 날 기모노를 차려입고 절이나 신사를 찾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리고 성인의 날, 자신을 키워주신 부모님이나 친척들의 은혜를 되새기고 앞으로 사회인으로 자랑스럽게 생활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젊은이도 있습니다.

특히 올해 성인의 날은 1995년 1월 한신 대지진 때 태어난 사람들이 20세가 되는 성인의 날입니다. 고베를 비롯해 지진 피해 지역에서 태어나 어려움 속에서 잘 자라 이제 성인이 됐다는 뜻에서 고베 지역 성인식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성인의 날, #기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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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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