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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에서 파업 농성중인 이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크리스머스인 지난 25일 대학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은 26일로 194일째를 맞았다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에서 파업 농성중인 이 대학 청소노동자들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크리스머스인 지난 25일 대학 정문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은 26일로 194일째를 맞았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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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 수 있도록 생활임금을 달라'며 지난 여름 시작한 파업 농성이 가을을 훌쩍 지나 추운 겨울을 맞았다. 울산과학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생활임금 쟁취와 노동통제 금지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16일부터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에서 파업농성을 벌인 지 26일로 194일째를 맞았다.

처음 20명의 청소노동자들이 시작한 파업은 지난 10월엔 16명으로 줄은 데 이어 다시 14명, 이제 12명으로 줄었다. 대학측의 가처분 신청으로 통장이 압류되고 계속된 무임금 파업에 생활고를 이기지 못한 청소노동자들의 노조 탈퇴가 이어진 것이다.

생활임금을 요구하면서 시작된 파업이 오히려 통장 압류에 따른 경제고통, 일을 못해 발생하는 생계고통으로 다가왔다. 특히 유난히 빨리 온 혹독한 추위에 밤새 떨어야 하는 이중삼중의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은 26일 "대화를 통한 실마리를 풀어야 하는데 실질적인 사용자인 대학 측은 업체에, 업체는 대학 측에 책임을 전가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유난히 혹독한 겨울이다"고 말했다.

생활임금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이 이중 삼중 고통으로 다가와 

지난 6월 16일 울산과학대학교 본관 로비에서 시작된 농성은 대학측이 요청한 '퇴거단행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의 일부를 법원이 받아들여 대학 마당으로 쫓겨난 채 이어지고 있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10월 20일 오전, 학교 본관 로비에서 농성 중이던 청소노동자들을 강제퇴거 조치한 바 있다.

이어 울산지법은 지난 11월 3일 청소노동자 16명에게 1명당 하루 30만 원, 각각 330만 원씩 모두 528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집행해 청소노동자들의 통장이 압류된 상태다. 여기다 대학 측은 현재 대학 마당에 쳐진 천막을 두고 '퇴거단행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이를 어길 시 매일 각 30만 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달라는 신청도 한 상태다.

김순자 지부장은 "파업 중인 동료들 중에는 청소노동을 해야만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이 상당수라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다행히 민주노총에서 전 조합원 5000원 돕기 운동을 벌여 그나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청소노동자들에 대해 내려진 단전단수도 그렇지만, 생리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대학 측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것도 어려움 중의 하나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정영현 조직국장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이 올해 요구한 것은 시급 몇백 원 인상이지만 재력인 막강한 대학 측은 자신들과 무관한 문제라고 미루고 있다"며 "업체는 임금인상을 할 권한도 힘도 없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지청에 중재를 요청했지만 여의치가 않다"고 덧붙였다.

청소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청소업무를 중단함에 따라 사용자에게 노동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파업 이후 대체인력이 들어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사실상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이 점도 파업이 장기화되는 이유 중 하나다.

정영현 국장은 "법의 맹점이 있더라, 파업 중 업체측이 대체인력을 사용하면 불법이지만 원청에서 대체인력을 사용하면 제재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일 수은주가 영하로 내려가고 있어 나이 드신 청소노동자들의 건강이 문제"라며 "대학 측이 용단을 내려주길 바라며, 지역사회에서도 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한편 울산과학대학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에 가처분 신청 등을 한 데 대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행위는 법원의 결정을 무시하는 탈법이자 정당한 쟁의행위가 아니다"고 일축한 바 있다.


태그:#울산과학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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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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