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질박하지만 나와 내 가족을 위해 화급한 질문들…….
ⓒ 이안수	관련사진보기

#1 

-첫사랑은?
-행복이란?
-아이들은 어떻게 키우는 것이 좋을까요?
-살면서 가장 억울했던 경험이 있다면?
-은퇴 후의 계획은?
-현재 가장 큰 고민은?
-밤을 새워 책을 통독한 책명, 장소, 때는?
-중․고등학교 때 좋아했던 연예인은?
-10년 후 모습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80세 이후 모습은?
-인생을 reset할 수 있다면 지금과 다른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20세 이후 처음 크게 울었던 때, 이유?
-연애에서 결혼까지 풀스토리(현재 배우자와 ㅋㅋ)
-가장 보람 있었던 추억은?
-중학교부터 처음 손을 잡은(또는 첫 키스) 사람, 장소?

#2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꿈은 필요한가?
-과거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유로운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총합인가?
-관용의 정신에도 비관용이 내표되어 있는가?
-사랑이 의무일 수 있는가?
-행복은 단지 한순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인가?
-타인을 존경한다는 것은 일체의 열정을 배제한다는 것을 뜻하는가?
-죽음은 인간에게서 일체의 존재의미를 박탈해 가는가?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나?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3

-지금 가장 시급한 나랏일은 무엇인가?
-술의 폐해를 논하라?
-나라를 망치지 않으려면 왕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섣달 그믐밤의 서글픔, 그 까닭은 무엇인가?
-그대가 공자라면 어떻게 정치를 하겠는가?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위기를 구제하려면?
-정벌이냐 화친이냐?
-6부의 관리들을 어떻게 개혁해야 하는가?
-외교관은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
-교육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인재를 어떻게 구할 것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잘하는 정치란?
-법의 폐단을 고치는 방법은 무엇인가? 

#4

두 번째 단락의 질문들은 프랑스의 대학입학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인간(Human)'편 질문들입니다.(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 1. 종합편: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변들 | 최병권, 이정옥 편 | 휴머니스트)

이 질문들은 기 출제되었던 문제들의 질문일부입니다. 사람에게 의식이 부여된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거듭해서 되풀이 되어왔을 삶의 본질과 번민에 관한 자문(自問)들이지 싶습니다.

세 번째 단락은 질문들은 조선시대 과거시험의 마지막 관문으로 문과의 복시, 즉 초시에 급제한 최종합격자 33명의 등수를 정하는 시험으로 왕과의 대면으로 이루어진 책문(策問)입니다.(책문,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 김태완 저 | 소나무)

전시(殿試)에 친림한 왕은 나라에서 뽑힌 열혈 인재들에게 당대 가장 시급한 현안들을 문제로 던졌습니다.

첫 번째 단락의 질문은 그제 모티프원에서 워크숍을 가진 한 기업의 부서 부원들이 자신의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연말을 맞아 가진 한해의 업무를 정리하는 워크숍에서 나를 알고, 나의 동료를 깊이 알고자한 목적으로 'Who am I?'라는 세션을 첫 번째로 배치했습니다. 

우리는 이상과는 다른 현실을 살아야하는 비애를 잊는 방법의 일환으로 흔히 거대담론에 집착하고 목소리를 높이곤 합니다. 그 거대담론은 어떠한 위대한 개인도 한방으로 어찌할 수 없는 문제들입니다.  

어느 누구도 단번에 해법이 제시 되지 않는 질문 뒤로 자신을 숨기는 거지요.

그에 비하면 갑남을녀들의 'Who am I?'의 질문은 얼마나 질박하고 눈물겨운가?

복된 크리스마스 날, 가족과 모두 함께한 자리에서 평행선이기만 한 정당의 정책이나 한 숨이 나오는 세태를 화제로 올리는 대신 우리가족 각자의 'Who am I?'을 찾는 여정에 나서 봄은 어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