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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도면 등을 공개했던 '원전반대그룹'이 한국수력원자력(아래 한수원) 내부 문서를 21일 추가로 공개했다. 이들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를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라"며 "그렇지 않으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이라고 한 트위터 이용자 @joh*****는 이날 오전 1시 32분에 원전 관련 추가 자료들을 공개하며 크리스마스까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은 그가 올린 트윗 전문.
 자신을 '원전반대그룹'이라고 한 트위터 이용자 @joh*****는 이날 오전 1시 32분에 원전 관련 추가 자료들을 공개하며 크리스마스까지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가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사진은 그가 올린 트윗 전문.
ⓒ 트위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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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이용자 @joh*****는 이날 오전 1시 32분 자신의 계정에 고리 2호기와 월성 1호기 관련 도면과 원전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MCNP5와 BURN4의 매뉴얼을 공개했다. 자신을 '원전반대그룹'이라고 소개한 그는 지난 15일 "한수원을 해킹했다"며 한수원 전체 임직원의 인적사항과 원전 제어프로그램 해설자료, 고리 1호기 도면 등을 차례로 공개해왔다.

한수원은 곧바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원전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관련 기사 : 원전 도면·박근혜 친서 털렸는데... 한수원은 '수수방관').

그러나 '원전반대그룹'은 21일 "한수원 악당들아, 니들이 유출되어도 괜찮은 자료들이라고 하는데 어디 두고 볼까?"라며 관련 자료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들은 "(한수원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아직 공개 안 한 자료 10여만 장도 전부 세상에 공개하겠다"며 "기밀이 아니라고 하는 주요 설계도면, 계통도면 등을 모두 가지고 싶어하는 나라에게 공개하면 (한수원이) 책임지겠는가"라고 했다.

고리 1·3호기와 월성 2호기 중단도 거듭 요구했다. '원전반대그룹'은 "다시 말하지만 세 원전을 크리스마스부터 가동 중단하라"며 "자료를 넘겨주는 문제는 중단 후에 뉴욕이나 서울에서 면담해도 된다"고 밝혔다. 만약 원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확보한 나머지 자료들을 전부 공개하고 '2차 파괴'를 실행하겠다고 못 박았다.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이 노후원전 폐쇄를 촉구하는 퍼퍼먼스를 진행, 초록산타가 원전맨에게 평생 휴가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 평생 휴식권 받은 노후원전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환경운동연합이 노후원전 폐쇄를 촉구하는 퍼퍼먼스를 진행, 초록산타가 원전맨에게 평생 휴가권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전달하고 있다.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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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중단을 요구한 세 개의 원전 가운데 고리 1·3호기는 30년을 넘긴 노후 원전들이다. 특히고리 1호기는 1978년 운전을 시작한 한국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그동안 크고 잦은 고장이 계속 있었다.

환경단체 등은 안전 문제를 지적하며 2007년 이미 수명이 끝난 고리 1호기의 해체를 주장했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 4월 16일 재가동을 승인했다. 1997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월성 2호기는 그나마 젊은 편이긴 하다. 하지만 이 원전 역시 '원전 납품 비리' 수사 과정에서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쓰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수원은 이번에 유출된 자료 역시 오래된 문건들이어서 원전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기관과 공조해 원전 자료 유출 전모를 파악 중이며 안랩에 의뢰해 백신을 확보한 상태라고 했다.

검찰도 유출 경로와 범인 파악에 나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21일 "IP추적 결과 소재지가 지방으로 나와 직원들을 파견했고, 고리 원전 등에도 보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유출된 문서들이 아주 핵심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이렇게 인터넷에 떠돌아다닐 문서는 아니다"라며 "한수원이나 주무부처인 산업부에만 (대응을) 맡기면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사이버공격을 받아본 적은 있어도 몇 차례에 걸쳐 협박당하는 일은 처음"이라며 "범정부차원에서 대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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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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