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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출판기획을 하다 보니 출판계 사람을 자주 본다. 그렇게 만나면 모든 이야기가 '기승전책'이 되고 만다. 네 책, 내 책, 남의 책, 잘나가는 책, 새로운 책, 나올 책 등등. 이왕 이럴 바에야 책 이야기, 그것도 따끈따끈한 신작 이야기를 대놓고 해보려 한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출판사 '생각의날개' 이동수 대표와 약속을 잡았다. 갑자기 추워진 12월 날씨였지만 패셔너블하고 활기찬 그녀 모습은 평소와 다름이 없었다. 그녀의 손에는 신작 <감정사용설명서 2>가 들려 있었다.

- '생각의날개'는 실용심리서의 선두주자라는 평을 듣는다. 심리학 도서를 주로 출간하는 이유가 있나?
"실용심리서의 선두주자라니, 쑥스럽다. 도서 마케터로 일하다가 출판사를 차렸다. 책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는데 어떤 책을 내야 할지 몰라 마음이 무거웠다. 그때 지금의 '생각의날개'를 있게 한 효자도서 <감정사용설명서 1>를 만났다.

출판사를 열고 세 번째로 낸 책이었다. 다행히 심리학 분야의 스테디셀러가 되어 지금까지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래서인지 에이전시들도 외국의 유명한 심리학책을 주로 소개해준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심리실용서 쪽으로 물꼬가 터진 듯하다."

- 신작이 나와서 바쁘겠다. <감정사용설명서 2>는 어떤 책인가?
"<감정사용설명서 2>의 전작은 10개국에서 50만 부 이상 판매됐고, 이 책도 여러 나라에서 번역된 심리학 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의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모욕·독설·비난에도 상처받지 않는 101가지 전략'이다.

저자는 '모멸감'이 타인에게 받는 상처가 아니라고 한다. '상대의 태도'를 나라는 인간 전체를 배척하는 행위로 받아들이는 '자신의 평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 책은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 벗어나는 101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많은 심리학책이 '마음의 상처'를 인지하는 게 중점이라면, 이 책은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전략 중심이다. 다양한 방법 중에 자신한테 맞은 걸 쓰면 된다. 놀랍게 마음이 평온해진다."

감정사용설명서 2,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생각의나무
▲ 감정사용설명서 2 감정사용설명서 2,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생각의나무
ⓒ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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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계약할 때 특히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물론, 독자의 니즈다. 현대인에게 필요한 책인가 하는 면이다. 그리고 판매가 잘될 거라는 감(웃음)."

- 스스로 자신의 심리를 치유하는 '셀프헬프 심리치료'는 국내에선 아직 낯선 분야다.
"우리나라에도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대중적이지 못하고 비용도 비싸다. 감기에 걸렸을 때 동네 병원을 가는 것처럼 편하게 찾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많은 현대인이 마음 곳곳에 상처를 입었거나 멍이 든 채 살아간다. 마음 건강이 몸 건강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정작 마음을 돌보는 방법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마음의 상처에도 가벼운 것이 있고, 중한 것이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101가지 셀프헬프 전략만으로도 충분히 이겨낼 상처도 있다. 하지만 즉시 전문상담사를 만난다거나 의사에게 약물치료를 받아야 할 중한 마음의 상처도 있다."

- 굉장히 열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인가?
"이 책은 치유심리학의 <삐뽀삐뽀 119> 같은 책이다. 누구나 집에 한 권씩 있으면 급할 때 큰 도움을 주는 책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가 설명했듯이 '자해'의 극단적인 선택인 '자살'처럼 위험한 상황까지 모두 책임지지는 않는다. 정신적으로 위급한 상황에 맞닥뜨린 사람에게 인터넷에 댓글을 달듯 함부로 조언하는 것은 위험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는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이 꼭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우리에게 더는 이런 책이 필요하지 않은 날이 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마음에 멍이 가실 날 없는 현대인에게 이 책이 조금이라도 쓰임이 있다면 기쁘겠다."

- 준비 중인 책은 무엇인가?
"곧 <누구를 위하여 공부하는가>라는 책이 나온다. 요약하자면 많은 강점을 타고난 어린이가 '획일화된 교육'을 통해 평범한 인간으로 마모된다는 내용이다. 2013년 10월에 독일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지금의 교육이 아이의 재능을 성장시키고, 아이에게 행복을 주는 것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 묻는 내용이다. 새로운 학교 교육의 가능성과 본질을 묻는 부분에서 크게 와 닿았다."

- 이 책도 시장의 니즈에 따라 선택한 책인가?
"이 사회가 알아야 할 책이 아닌가 해서 계약했다. 우리는 10년 넘게 학교라는 곳에서 교육받았다. 가끔 이런 생각이 들지 않나? 공부는 왜 하고, 누구를 위해 하는지 말이다. 공부를 잘하면 좋은 직장을 얻고 행복해진다는 말로 어른들에게 속은 건 아닌지(웃음). 19세기 이전에는 공교육이라는 말조차 없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구의 거의 모든 학교가 비슷한 커리큘럼으로 교육한다. 이런 교육 현실에 회의감을 느낀 분들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을 기대해 주셨으면 좋겠다."


감정사용설명서 2 - 모욕ㆍ독설ㆍ비난에도 상처받지 않는 관계의 심리학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생각의날개(2014)


태그:#생각의날개, #감정사용설명서, #이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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