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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교복업체 대리점이 학생들에게 뿌린 전단지.
 최근 한 교복업체 대리점이 학생들에게 뿌린 전단지.
ⓒ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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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교육시민단체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 처음 추진하는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가 장애물을 만났다. 이 제도에 반기를 든 3대 유명 교복 업체의 대리점들이 학교주관 구매에 학생들이 참여하지 않도록 '꼼수'를 안내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나선 탓이다.

교복 학교주관구매제도는 교복공동구매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학교별로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한 경쟁 입찰을 통해 교복을 선정하도록 한 제도다. 국공립학교는 2015학년도부터 의무로 실시해야 한다.

우리 교복 사려면 신청서에 '물려 입기'라고 선택하라?

15일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는 스쿨룩스, 아이비클럽, 엘리트 등 3개사의 대리점이 중고교 등지에서 배포한 전단지를 공개했다. 이 전단지들은 모두 '교복 구매 신청서'에 '학교주관 구매'를 선택하지 말고 '교복 물려 입기'를 선택하도록 학생들을 유도하는 내용을 실었다.

아이비클럽 소속 5개 대리점이 같이 만든 한 전단지는 "아이비클럽 교복을 사고 싶다면 '교복 물려 입기'에 체크!!!"라고 적어놓았다. 스쿨룩스와 엘리트 소속 대리점들도 전단지에 "개인 구매 시 '교복 물려 입기'란에 ○표를 하라"는 내용을 넣었다. 학교주관구매에 참가하지 않기 위해 '교복 물려 입기'란에 ○를 표시한 뒤 자신들이 만든 교복을 구매하라는 것이다.

취재 결과 교복 3사 소속 대리점들은 이 같은 전단지를 지난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중고교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 소속 유은혜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 같은 홍보 전략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유도한 반교육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선희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회장도 "3대 브랜드 대리점의 이 같은 행동은 교육부 지침을 편법으로 악용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올해 4월 '교복 구매 운영요령'이란 지침에서 '학교주관 교복 구매' 참여를 원칙으로 하되 '교복 물려 입기' 등의 사유에 한해 개별구매를 가능하도록 한 바 있다. 그런데 일부 업체가 이 지침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주관구매에 참여하고 있는 한 중소규모 교복업체 대표도 "학교주관구매제도를 방해하는 3대 유명 업체에 대해 교육부가 강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근 한 교복업체 대리점이 학생들에게 뿌린 전단지.
 최근 한 교복업체 대리점이 학생들에게 뿌린 전단지.
ⓒ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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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 같은 전단지를 만든 한 대리점주는 "학교주관구매에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게 되면 기존 업체들은 다 문을 닫아야 하는 형편이라 11월 말에 전단지를 배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학생들이 교복을 물려받거나 개인 구매를 하도록 하는 게 거짓말을 유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중소 업체 "유명업체들이 방해"... 대규모 업체 "생존 차원 행동"

엘리트 학생복 홍보실 관계자도 "본사 차원에서 대리점에 해당 홍보전단을 내려 보낸 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부도 직전인 대리점들이 생존 차원에서 만든 전단지를 막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해당 교복업체 등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개별 구매를 유도하기 위한 일부 사업자의 학교주관구매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등 강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15일 현재 교복을 입는 전국 국공립 3741개의 중고교 가운데 75.2%인 2814개교가 학교주관구매를 위한 사업자 선정을 마친 상태다. 하지만 학생들이 교복 구매 신청서를 작성하는 시기는 대부분 내년 2월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학교주관구매 참여 여부가 이 제도의 성패를 판가름하게 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교복 학교주관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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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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