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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망을 찾아 집을 짓다보니 산비탈에 집을 지었고 들어가는 길은 경사길이다.
▲ 집으로 올라가는 길 좋은 전망을 찾아 집을 짓다보니 산비탈에 집을 지었고 들어가는 길은 경사길이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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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빙판에서 두 번이나 엉덩방아를 찧었다. 집으로 올라오는 길이 경사길이라 눈이 녹은 물이 기온이 내려가서 빙판이 되면 아주 위험한 길이 되고 만다. 집으로 통하는 길은 다니기 싫은 아니 오갈 수 없는 길이다. 넘어져 고관절에 골절상이라도 당한다면 중병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흔한 모양이다.

당장 조치를 해야 할 상황이다. 길의 좌측이건 우측이건 한 쪽에만 미끄럼 방지 설치를 할 생각으로 양쪽을 비교해가며 관측해보니, 돌이 쌓인 축대 쪽이 훨씬 빨리 눈이 녹는다. 바람이 없는 데다 오전에 햇볕도 잘 든다.

안전 때문에 길의 바깥쪽을 약간 높게 만들었고, 눈을 치울 때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눈을 쓸어 내렸다. 당연히 높은 쪽인 좌측에 고정밧줄을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눈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쓸어 내릴 것이 아니라 눈삽으로 밀어 내리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눈을 쓸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축대 쪽이 공사가 훨씬 쉽다. 쌓인 돌에 앙카볼트를 박고 볼트 끝부분에 O링을 연결하고 각 링을 밧줄로 연결한다. 끝부분인 집 마당으로 연결되는 부분에 3개의 기둥을 세우고 기둥에 구멍을 뚫는다. 여기에 밧줄을 관통시켜 클립으로 고정시키면 완성된다. 높은 쪽인 좌측에 설치하려면 2m 간격으로 기둥을 10개나 세워야 한다. 기둥을 세우는 일이 만만치 않고 완성한 후에도 길을 건너야 집으로 들어설 수 있다.

구례로 나가 앙카볼트 8개, O링 8개, 클립6개, 150mm 긁은 못 30개, 24mm 굵기밧줄 50m를 8만7000원 들여 구입했다. 나머지 필요한 연장과 재료는 집에 있는 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3m 간격으로 축대 바위에 구멍을 뚫고 앙카볼트를 고정시키고 O링을 연결하는 작업은 예상대로 쉽게 끝났다. 3개 원기둥을 땅에 고정시키기 위해 40cm정도 땅을 파고 바닥에 시멘트 기초를 한 후, 땅에 묻힐 아랫부분에 큰 못을 열 개씩 무작위로 절반씩 막아 고슴도치 같이 생긴 기둥을 만들었다. 기초 위에 세우고 돌과 시멘트를 섞어가며 구덩이를 채웠다. 튀어나온 못들이 철근 역할을 할 것이다.

밧줄을 끼워 마지막 앙카볼트에 클립으로 고정시키고 나니 고정밧줄 설치 작업이 끝났다. 저녁에 시멘트가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둥 언저리에 흙을 두툼하게 덮었다.

축대 바위에 적당한 간격으로 드릴로 천공한다.
▲ 고정로프 설치공사_1 축대 바위에 적당한 간격으로 드릴로 천공한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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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대에 공정할 수 없는 구간은 로프를 고정시킬 기둥을 세웠다.
▲ 고정로프 설치공사_2 축대에 공정할 수 없는 구간은 로프를 고정시킬 기둥을 세웠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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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시멘트 위에 기둥을 세우고 돌과 시멘트로 메운다.
▲ 고정로프 설치공사_3 기초시멘트 위에 기둥을 세우고 돌과 시멘트로 메운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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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을 세우고 구멍을 뚫어 로프를 설치했다.
▲ 세워진 기둥(고정로프 설치공사_4) 기둥을 세우고 구멍을 뚫어 로프를 설치했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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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에 설치한 저온저장고는 산골생활의 필수품이 되었다. 아내는 하루에도 두어 차례 저온저장고를 오간다. 저온 저장고 가는 길은 겨울철에 낙상 당하기 쉬운 커브길이다.

좌측으로 시멘트 방지턱이 있어 이용하기로 했다. 방지턱 양 끝에 앙카볼트로 각 기둥을 고정하고 기운데 2곳을 방지턱 위에 'ㄱ'자 철물을 사용하여 고정시켰다.

저온저장고, 컨테이너 창고까지 완성된 고정 줄을 잡고 오르내려봤다. 이제부터는 낙상으로부터 상당히 자유스러울 것이란 생각에 만족스럽다.

진아! 딸 이름이지만 지금도 집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 만족스런 검수 결과가 나온다면 삶은 돼지고기에 김장김치, 막걸리가 이틀간 고생의 대가로 식탁에 차려질 것이다.

저온저장고로 가는 길은 경사진 커브길이라 공사가 까다로웠다.
▲ 저온저장고로 가는 길(고정로프 설치_5) 저온저장고로 가는 길은 경사진 커브길이라 공사가 까다로웠다.
ⓒ 정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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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귀농, #귀촌 , #정부흥, #구례, #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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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에 30년 동안 근무 후 은퇴하여 지리산골로 귀농한 전직 연구원입니다. 귀촌을 위해 은퇴시기를 중심으로 10년 전부터 준비했고, 은퇴하고 귀촌하여 2020년까지 귀촌생활의 정착을 위해 산전수전과 같이 딩굴었습니다.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은 귀촌생활의 의미를 객관적인 견지에서 바라보며 그 느낌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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