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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광역시 초·중·고등학교의 무상급식 실시율이 전국 꼴찌로 드러나 (관련기사 : 무상급식 최하위 울산 만든 두 주역, 부끄럽지 않은가) 시민 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새누리당에서 오히려 이를 최상의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기준 시의 재정자립도(일반회계 예산규모 대비 자체수입 비율)가 61.9%로 높고 수출액도 연간 1000억 달러를 오르내리며 인구가 10배에 달하는 경기도와 1~2위를 다툴 정도로 부자 도시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3선 울산 시장을 지낸 박맹우 전 시장(현재 울산 남구을 국회의원)은 재임 시절 야당과 시민 단체의 무상급식 예산 요구에 대해 "급식비를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 소위 부자 무상급식을 할 만큼 예산이 풍족하지도, 절실하지도 않다"고 못 박으면서 무상급식비 예산을 0원으로 책정하는 등 타 시도와 달리 무상급식을 선별 급식으로 고집했다.

이처럼 박 전 시장은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면서 무상급식 예산을 0원으로 책정한 반면 장미 식재와 넝쿨 식재에 각 수십억 원의 예산을 할당하며 시민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최근 무상급식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의 한 핵심인사가 경상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맹우 전 울산 시장 재임 당시부터 실시해온 선별 급식이 현실적으로 매우 훌륭한 모델이며 박맹우와 같은 원칙있는 사람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다시 점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 사회와 야당 등으로 구성된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울산연대(아래 무상급식 울산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무상급식을 막기 위한 정부와 새누리당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이라며 "최악의 복지 정책을 우수 사례로 미화하는 억지 논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최악의 복지정책이 우수사례? 억지논리 중단해야"

<경상일보>는 지난 24일자 신문에서 새누리당의 핵심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울산시 맞춤별선별 급식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다.
 <경상일보>는 지난 24일자 신문에서 새누리당의 핵심인사를 인터뷰한 내용을 통해 울산시 맞춤별선별 급식에 관한 기사를 보도했다.
ⓒ <경상일보> 11월 24일자 보도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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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일보>는 지난 24일 자 신문에서 "새누리당 등 여권 핵심부가 지난 2011년부터 울산시가 펼쳐온 '선별 급식'이 현 상황에서 '최상의 성공모델'이라고 평가하면서 전국 지자체로 접목시킬 필요성을 제기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23일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선별급식을 반대해 온 민노당 당원들이 20일 이상 시청 앞에서 농성을 벌였고 많은 시민조차도 반대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전면 무상급식으로 지자체의 재정이 중장기적으로 파탄 지경에 이르게 될 텐데, 120만 울산시정을 인기 영합식으로 운영해선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을 지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상일보는 여권의 한 핵심 인사의 말을 빌려 "지난 2011년 당시부터 대다수 지자체가 무상 급식을 전면 시행한 이후부터 (지자체의) 예산이 쪼그라들고 있다고 아우성"이라면서 "하지만 전국 16개 시·도 중 2011년 현 새누리당 의원인 '박맹우 시장' 재임 당시부터 시행해온 '선별급식'이 현실적으로 매우 훌륭한 모델이라고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여권 핵심인사는 더 나아가 "상당수 지자체가 야당이 주장해온 '무상·공짜 프레임'의 덫에서 탈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놓고 복지 예산을 지원해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별 맞춤식 선별 급식쪽으로 조속히 선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직자는 '박맹우와 같은' 원칙있는 사람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무상급식 0원, 장미 식재 28억 예산 편성한 박맹우 전 울산시장

박맹우 전 시장은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0년, 무상급식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하면서 2011년 예산안에 무상급식비를 0원으로 책정하면서도 3년간 장미 식재 예산으로 28억 2000만 원을 편성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관련기사: 울산 동구 무상급식 축소, 타 도시도 남 일 아니다)

울산시가 2010년 울산대공원에서 SK에너지(주)와 공동으로 개최한 110만 송이 장미축제 모습. 당시 울산시는 다음해인 2011년해 예산 편성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은 배제한 채 장미식재 예산은 편성해 논란이 일었다. 무상급식 예산은 0원, 장미 예산은 향후 3년 28억이었다
 울산시가 2010년 울산대공원에서 SK에너지(주)와 공동으로 개최한 110만 송이 장미축제 모습. 당시 울산시는 다음해인 2011년해 예산 편성에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요구하는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은 배제한 채 장미식재 예산은 편성해 논란이 일었다. 무상급식 예산은 0원, 장미 예산은 향후 3년 28억이었다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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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박맹우 전 시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사업비 58여억 원을 들여 시내 곳곳에 덩굴 식물 100만 본을 식재하도록 해 시민 사회단체로부터 지적받은 바 있고, 4년이 지난 현재 이 사업이 무슨 의미가 있었냐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58억 원의 예산 효과가 거의 미미한 실정이다.

또한 새누리당이 "박맹우와도 같은 원칙있는 사람이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하다"고 했지만, 막상 박 전 시장은 그동안 누누이 약속해온 임기 완수를 어기고 지난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3달 앞둔 지난 3월 말 조기 사퇴했다. 이에 야당과 시민 사회는 물론 같은 새누리당 내에서도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무상급식 울산연대 "무상급식 막기 위한 어처구니없는 행동"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무상급식 울산연대는 "무상급식을 막기 위한 정부와 새누리당의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우려한다"면서 "울산 맞춤식 선별급식 칭송은 국민을 바보로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정자립도가 최상위수준인 울산시가 학생급식비에 겨우 25억 원을 지원하고도 성공 사례로 인용되는 것은 기만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무상급식 울산연대는 이어 "가구당 조세 부담은 1위인데도 울산시의 무상급식지원비는 0원으로, 울산시가 주장하는 선별급식 지원 예산은 18억에서 시민의 요구에 의해 겨우 25억 원으로 증가한 수준"이라면서 "이는 같은 광역시인 대구시의 급식 지원비 121억 원에 비해 1/5 수준이고 인천시의 229억 원보다 1/10 수준으로 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시민의 혈세가 시민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것에 인색한 정책이 칭찬을 받는 경우로, 시 당국자들은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며 "정부와 새누리당은 복지예산 감축 추진을 중단하고 복지에 대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 울산연대는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마음을 모두 담는 무상교육과 무상보육을 위해 울산시청과 울산교육청은 억지논리는 중단하고 진심 어린 정책 반영을 추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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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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