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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충북 음성군 금왕농협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단체교섭 해태에 맞서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28일 오후 충북 음성군 금왕농협 앞에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 조합원들이 사측의 단체교섭 해태에 맞서 총파업 출정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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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아래 금왕농협분회)가 사측의 노조 불인정과 교섭해태 등의 이유로 28일 오후 총파업에 돌입했다.

금왕농협분회는 금왕농업협동조합(아래 금왕농협)에 맞서 지난 2월 설립한 신생노조다. 지난 9월 최초 단체교섭을 요구해 두 달 동안 5차례에 걸쳐 교섭을 가졌으나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와 지속적으로 교섭을 해태하면서 결국 쟁의행위에 이르게 됐다는 게 금왕농협분회의 입장이다.

금왕농협분회 측은 금왕농협이 지난 9월 23일 열린 1차 단체교섭에 단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2차 교섭에 교섭당사자 외 제삼자를 대동하고 교섭장에 진입, 고의로 교섭을 방해해 결렬되는 등 5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번도 성실한 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금왕농협, 농민 봉사 핑계로 노동 착취..."

박재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장이 해고의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박재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장이 해고의 두려움 없이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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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왕농협분회는 총파업 출정결의문에서 "노사관계 파행을 만든 것은 금왕농협 사측"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금왕농협은 관계법에 의거 노동조합이 요구한 단체교섭에는 정당한 사유없이 불참하거나 해태하는 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교섭을 방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왕농협분회는 수천만 원을 들여 노무사를 고용한 사실도 고발했다. 이들은 "5차 교섭에서는 수천만 원을 들여 노무사를 고용했다"며 "노사관계를 대화와 소통으로 풀기보다 농민 조합원의 소중한 자산으로 노무사를 위탁 계약해 노동조합과 전면전을 펴겠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금왕농협이 노조를 인정 안 하는 것은 그동안 누려왔던 권의주의적 경영방식을 지속하기 위한 몸부림"이라며 "지금까지 노동자를 상대로 농민을 위한 봉사를 핑계 삼아, 엄청난 노동착취를 해 왔다"고 날을 세웠다.

금왕농협분회는 총파업 결의문을 통해 조합원들이 당했던 불이익과 사측의 방만 경영을 고발했다.

금왕농협분회는 조합원 근로조건에 대해 "주·휴일 근무를 시켜도 법정수당을 전혀 지급치 않고, 조기출근과 업무종료 후 잔업으로 인해 지속적인 노동착취를 해왔다"며 "이에 대한 반성보다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해 왔다"고 분노했다.

이들은 또한 "금왕농협 북부지점은 약 17억 원을 들여 인테리어를 했고, 무리한 시설투자로 발생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직원들의 임금을 삭감했다"며 "어려운 경영여건을 전혀 감안 안 하고 직원들의 의견 수렴도 없이 무리한 시설투자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기의 사업이라면 그런식의 시설투자를 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17억 원에 가까운 투자를 한 현 북부지점 사업은 건물유지비와 감가상각비 등을 제하고 나면 적자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금왕농협 "절차 거쳐 처리... 문제될 게 없다"

충북 음성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 농성장에서 지난 26일 한 조합원이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충북 음성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금왕농협분회 농성장에서 지난 26일 한 조합원이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현수막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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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왕농협분회는 노무사 고용과 관련해 "금왕농협에는 노무관리팀이 있고, 농협중앙회로부터 지속적으로 노동법과 노사관리 등을 교육하는데도 굳이 수천만 원의 돈을 들여 노무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같은 결정은 노무관리조차 할 수 없는 무능한 경영능력을 돈으로 해결하려는 반증"이라고 풀이했다.

금왕농협분회는 "금왕농협의 권위적이고 무소불위의 경영방식, 그동안의 노동착취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경영진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농민 조합원에게 진실을 말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금왕농협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위해 노동조합이 꼭 필요하다"며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총력 투쟁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금왕농협 측 관계자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1~2차 교섭은 처음이고 잘 몰라서 오해한 부분이 있고, 3차부터는 노무사의 자문을 받아 교섭을 진행했다"며 "80여 개 단체 교섭 내용 중 70개는 수용이 됐지만, 나머지는 경영권과 인사권 문제여서 요구사항을 못 들어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금왕농협 북부지점 인테리어와 관련해 "사업계획에 의해 진행됐다"며 "금왕농협 이사회와 대의원회의를 거치는 등 절차를 거쳐서 처리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공무원u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금왕농협, #총파업, #음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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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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