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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6일 오후 6시 14분]

유정복(가운데) 인천시장은 지난 16일 홍콩에서 주대복그룹과 인천경제자규구역 영종지구 미단시티에 카지노복합리조트개발을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 유정복 인천시장 유정복(가운데) 인천시장은 지난 16일 홍콩에서 주대복그룹과 인천경제자규구역 영종지구 미단시티에 카지노복합리조트개발을 위한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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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주대복그룹, 10억불 투자의향서 인천시에 제출

홍콩 4대 재벌에 속하는 주대복(周大福, Chow Tai Fook Enterprises Limited) 그룹이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에 10억불을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를 인천시에 제출했다.

주대복 그룹이 투자의향서에서 밝힌 투자 지역은 리포앤시저스(LOCZ)가 카지노복합리조트를 개발하고 있는 영종도 미단시티이다. 개발 방식 또한 카지노복합리조트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리포앤시저스가 개발 중인 카지노복합리조트 옆에 주대복 그룹의 카지노복합리조트가 추가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주대복 그룹이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복합리조트의 집적화, 대형화, 복합화를 위해 향후 정상적인 추진이 될 수 있게 정부와 협력해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영종도에 카지노를 짓겠다고 하는 업체는 현재 5군데 정도. 주대복 그룹이 카지노리조트 개발 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면서 확인된 것만 6개로 늘어 카지노 복마전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화상(華商) 부동산재벌 리포의 합작법인인 리포앤시저스(LOCZ)가 올해 4월 정부의 카지노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리포앤시저스는 미단시티 내 부지 8만 9171㎡을 매입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3단계에 걸쳐 약 2조 3000억 원을 투자해 카지노리조트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리포앤시저스는 1단계(2014~2018년)에 8000억 원을 투자해 외국인전용 카지노(7700㎡)와 VIP 호텔 90실, 5성급 호텔 450실, 임대형 주거시설 220실 등 총 760실 규모의 숙박시설과 다목적 컨벤션센터(6500㎡) 등을 포함한 카지노리조트를 지을 예정이다.

또 일본 카지노업체 오카다(회장 오카다 가즈오)는 자회사 오카다홀딩스코리아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코리아를 통해 영종하늘도시와 인천공항 국제업무지역에 카지노 2개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오카다는 사전심사 통과를 실패했지만, 여전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아울러 일본 파친코 대부 '마루 한(한창우)'이 한상(韓商) 자본을 끌어들여 설립한 세계한상드림아일랜드가 영종대교 아래 준설토 투기장에 카지노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인천과 부산 등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인 (주)파라다이스는 이미 지난 20일 인천공항 국제업무지구(IBC-I지역, 33만㎡)에 카지노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조성을 위한 기공식을 개최했다.

사업시행자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17년 3월까지 1조 3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해, 1단계로 호텔과 카지노(9800억 원)를 짓는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특1급 호텔(711실)과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외국인전용 스카이 카지노, 'K-플라자', 국제회의 컨벤션시설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국 도박산업 세계 5위, 도박중독 OECD 국가 중 선두

이렇듯 영종도에 카지노 전쟁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사행사업의 규모가 커지자, 사행사업통합감독위원회를 통해 사행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카지노 또한 매출총량제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국내 6대 사행산업(카지노·경마·경륜·경정·복권·체육진흥투표권)의 순매출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05년부터 2007년까지 0.61~0.6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들의 평균 0.58%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되자, 관리에 나선 것이다.

사행사업통합감독위가 올해 9월 발표한 '2013 사행산업 백서'를 보면 대한민국 국민의 도박중독 유병률(CPGI)은 9.5%로 선진국의 3~4배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사행산업 규모 축소를 결정했고, GDP 대비 사행산업의 순매출액 비율을 2013년까지 0.58% 수준으로 맞추는 것을 목표로 연차별 계획을 수립,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한민국은 사행산업 규모에서 캐나다·포르투갈·오스트레일리아·그리스에 이어 세계 5위(2012년 기준, 게이밍머신 제외)이다. 미국·영국·뉴질랜드·스페인 등이 뒤를 잇고 있고, 일본은 19위이다.

사행사업 매출총량제도에 의거한 정부의 관리목표대로 하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순매출 총량은 8900억 원 이하여야한다. 그러나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의 순매출 총량은 1조 3685억 원이다. 관리 목표보다 4785억 원을 초과한 셈이다.

정부는 사행산업을 규제해야한다면서도 영종도 미단시티 카지노리조트 개발을 사실상 허용했고, 이번에 주대복 그룹이 미단시티에 카지노리조트를 추가하겠다고 하면서 영종도는 카지노 복마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화상(華商) 부동산재벌 리포의 합작법인인 리포앤시저스가  카지노사전 심사를 통과한 후 영종도 미단시티에 개발 중인 리포&시저스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
▲ 미단시티 카지노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 자본인 시저스엔터테인먼트와 중국의 화상(華商) 부동산재벌 리포의 합작법인인 리포앤시저스가 카지노사전 심사를 통과한 후 영종도 미단시티에 개발 중인 리포&시저스 카지노복합리조트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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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지역경제 살리고 시 세입도 늘릴까?

유정복 시장은 국비 확보와 투자유치로 시 재정위기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카지노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5월 발표한 국내 카지노 매출 자료를 보면 2013년 강원랜드의 매출액은 1조 2790억 원이다. 이는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곳의 매출액을 합한 1조 3684억 원과 큰 차이가 없다.

강원랜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오픈카지노'이다. 2000년 개장 후 2013년까지 강원랜드에서 발생한 조세수입은 약 2조 1317억 원이다. 이것의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9.6% 대 10.4%'이다.

강원랜드는 카지노를 제외한 사업 분야에선 적자(2012년 기준 178억원)를 기록했다. 지역경제효과 면에서도 2001년부터 2003년까지는 강원도 폐광지역의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이 GDP 성장률을 상회했으나 2004년 이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2006년 이후에도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16개는 지난해 매출 총1조 3684억원을 기록했다. 국세 1136억 원과 관광진흥개발기금 1286억 원을 합한 2422억 원을 국가에 냈고, 지방세는 128억 원에 불과했다.

또한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2006년)를 보면, 사행산업의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약 20만 4000명이며 유발실업자 수는 약 21만 3000명이다. 순실업자가 9000명 정도 늘어난 셈이다.

조현근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아래 인천경실련) 문화관광위원장은 "내국인 카지노조차 경제효과를 입증하기 어려운 데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들이 내는 세금 등은 거의 정부 몫으로 돌아갔다. 즉, 카지노는 인천시 재정위기의 출구전략이 될 수 없다"며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많은 제주의 경우 중국 자본에 의한 카지노리조트 개발로 토지 잠식과 세금 감면 후 '먹튀(=자본 철수)' 등의 부작용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 카지노를 알선하던 카지노업체 직원들이 중국 공안에 잡히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카지노는 인천의 출구전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인천 도박중독 유병률, 전국 평균보다 높아

사행사업통합감독위가 지난달에 발표한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인천의 일반인 도박중독 유병률은 6.2%로 전국 평균인 5.4%보다 높다. 도박 경험 비율은 73.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의 보고서(2010년)를 보면, 도박중독으로 인한 우리나라 사회·경제적 총비용은 약 78조 원(1인당 2631만 원, 유병률 6.1% 기준)으로 추산된다. 인구 증가는 정체돼있으나 도박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유정복 시장과 인천경제청의 계획대로 인천에 카지노리조트가 집적화되고 대형화될수록, 인천에서 사행산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지난 11월 4일 열린 영종포럼에서 스티븐타이트 리포앤시저스코리아 대표는 카지노복합리조트의 수입비율을 카지노 50%, 비(非)카지노 50% 목표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카지노가 복합리조트의 핵심이라고 밝힌 셈이다.

이 포럼에서 인천경실련은 스티븐타이트 대표에게 우리나라 정부의 사행산업 규제 방법인 매출총량제도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역진방지(=한번 시행하면 되돌릴 수 없게 한 것)' 조항을 근거로 오픈카지노 추진 여부를 물었다.

스티븐타이트 대표는 매출총량제도를 모른다고 한 뒤, 정부의 정책에 따르겠다고 했다.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한 인천경실련 조현근 문화관광위원장은 "역진방지 조항에 대해서도 정부가 결정해야할 사항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고 전했다.

조 문화관광위원장은 "현재 사행사업통합감독위가 실시하고 있는 매출총량제도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법을 개정해 의무사항으로 전환해야한다"고 한 뒤, "영종도는 공항을 기반으로 민항기 정비 산업과 물류산업을 육성하고, 나아가 덕적도 등 주변 해양자원과 연계한 관광레저산업을 육성해야한다"고 말했다.

주대복 그룹은 어떤 그룹?
홍콩 주대복그룹은 지난 11월 7일 미국 블룸버그(Bloomberg)통신이 발표한 세계 200대 부호 중 64위에 오른 청위통(鄭裕彤) 회장 소유의 기업그룹이다.

그룹 주요 회사에는 1972년 홍콩증시에 상장된 뉴월드개발유한공사(New World Development, 新世界發展有限公司)와 엔더블유에스홀딩스(NWS Holdings), 주대복보석유한공사 등이 있다.

뉴월드개발유한공사는 40년 동안 홍콩 구룡반도 지역의 주택ㆍ상업시설ㆍ호텔ㆍ백화점을 성공적으로 개발ㆍ운영하고 있는 자산 개발회사로 현재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등 50개 도시에서 연간 약 41조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보이고 있다.

주대복보석유한공사는 2011년 12월 홍콩 증시에 상장됐으며, 연간 매출액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국제 보석소매업체로 현재 홍콩과 중국에 매장 2000개 정도를 운영하고 있다.

엔더블유에스홀딩스는 홍콩 컨벤션센터(투자금액 약 1조 2000억원)를 개발해 운영 중인 지주회사로, 홍콩시티버스와 마카오페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항만, 공항, 에너지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 투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청위통 회장은 마카오STDM(마카오관광공사)의 대주주이자, Board의 이사로서 필리핀의 5성급 하얏트호텔과 함께 마닐라 카지노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세계 17개국에 호텔 49개(객실 총1만 2000개)를 직접 개발해 운영을 하고 있다.

6성급 호텔인 로즈우드(Rose Wood)호텔은 뉴욕ㆍ캘리포니아ㆍ런던ㆍ베이징ㆍ파리 등에 총18개 있고, 5성급 호텔인 뉴월드(New World)호텔은 베이징ㆍ상하이ㆍ홍콩 등에 모두 8개 있다. 비즈니스 호텔인 펜타(Penta)호텔은 베를린ㆍ런던ㆍ파리ㆍ홍콩ㆍ상하이 등에 23개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유정복, #카지노리조트, #영종도, #미단시티, #인천경제자유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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