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2014년도 어느새 두 달 남짓 남았다. 이 맘때면, 누구나 한 해를 정리하고 주변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기부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구세군 자선냄비' 활동이 기존보다 한 달 앞선 11월부터 진행된다고 하니, 연말하면 떠오르는 훈훈한 광경들을 더 오랫동안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사실 우리나라의 기부 문화는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1970~1980년대 성장지상주의에 치중했던 사회적 분위기는, 어느덧 국가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주변 이웃을 되돌아보게 하는 여유를 가지게 했다. 즉, 국가의 복지 예산 이외에 많은 복지자금이 민간에서 발생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를 민간나눔자원 또는 민간복지자원이라고한다.

민간나눔자원을 구성하는 핵심은 바로 개인과 기업이다. 2011년기준, 개인 기부 총액이 4.4조 원, 기업 기부가 2.9조 원으로, 약 8조 원의 자금이 민간을 통해서 모였다. 2013년 국가가 산정한 기초생활보장 예산이 8.5조였으니 이에 상응하는 규모이다.

즉, 민간나눔재원의 규모가 국가가 집행한 공공재원의 규모와 견줄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개인과 기업의 기부가 단순히 '좋은 곳에 쓰이는 차원'을 넘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영역들을 아우를수 있는 보완재(complement) 역할을 하게 되었다.

무엇이 미리내 운동을 가능하게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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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와 소상공인이 함께하는 나눔
ⓒ 미리내운동본부	관련사진보기

2014년 10월 기준으로, 전국 330개의 가게가 '미리내 운동'이라는 특별한 나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운동을 펼치고 있는 매장에서는, 희망하는 손님에 한하여 다른 손님을 위해 내가 먼저 '미리내'게 된다. 이때 미리내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사장은, 미리낸 손님이 낸 금액과 내용을 알림판에 적어 공지를 한다. 그리고 가게를 찾아오는 다른 손님은, 그 공지를 보고 쿠폰을 발급받아 누군가가 '미리낸' 금액 만큼의 혜택을 받게 된다.

무엇이 미리내 운동을 가능하게 했을까? 그것은 바로 '신뢰'이다. 소비자는 미리내운동을 진행하는 가게를 믿고 미리내며, 가게 주인은 그 금액으로 다른 사람에게 나눌 것을 약속한다. 소비자와 가게 사이의 신뢰가 없다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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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쉽게 참여 가능한 미리내 운동
ⓒ 미리내운동본부	관련사진보기

미리내 운동은 다른 기부활동과 비교했을 때, 어린이와 학생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많다. 즉,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와 함께 생활 속에서 나눔실천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데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미리내 운동의 대상은 '우리 모두'이다.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을 넘어, 주변 이웃들과도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전국 곳곳에 퍼져있는 '미리내 가게'는, 현대사회에서 사라져가는 공동체 의식을 되살릴 수 있는 새로운 장(場)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현재 '미리내 운동본부'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대표 신혜성)를 통해 전국 곳곳에 '미리내 가게'를 설립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인 '와디즈'와 공동체 번영이라는 소셜미션을 담고 있는 '미리내 운동본부'의 프로젝트가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와디즈 신혜성 대표는 "사회적 문제 해결에 공감하는 많은 착한 소비자들이 미리내 운동본부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후원과 소비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국 곳곳에 미리내 가게가 설립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